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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누님, 감사해야지요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18.

 

<사진 : 우리 사 남매 부부>

 

 

누님, 감사해야지요


 

- 남상학

 

 


바람 차가운

겨울밤에는 누님,
영흥도 앞바다의 검푸른
물결이 환하게 떠오릅니다

바다 위로

보름달 떠오른 밤
하늘가에 반짝이는 별들을
가슴에 쓸쓸히 묻으면서
우린 굳게 약속했지요

세월이 지난 뒤 그 언젠가
별들이 꽃으로 피는 날
어떻게 눈물이 햇살이 되는가?
어떻게 상처가 잎새가 되는가?
야무지게 손을 잡았지요.


세월이 흘러

눈물겹게 화사한 봄이 오고
환하게 열린 하늘에서 별들이 내려와
아버지 어머니 무덤 곁에
반가운 할미꽃이 무더기로 피고 

 

눈물은 햇살이 되고
상처는 잎새가 되어

사남매 뜨락 가지마다 주렁주렁
소담스런 열매가 열린 것을

누님, 오늘 우리

두 손 받쳐 들고

눈물로 감사해야지요.

 

 

*부친의 47주기 추모일(2000. 5. 24)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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