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만공스님 사리탑>
시(詩)
덕숭산을 오르며
-만공 스님에게*
- 남상학
소나무 떡갈나무
우거진 숲
아늑한 그늘 사이로
한여름 더위가 선잠에 들었다.
가파른 돌계단을 기어오르면
여인네의 둔부 같은 암반 위
앙증스럽게 걸터앉은
너댓간 크기의 암자 하나
허허, 여기가
칠선녀와선(七仙女臥禪)했다는
소문난 자네
처소인가?
산마루에 스치는
상큼한 바람이
속진(俗塵)을 털어내고
정혜사 뜰에 서서 마시는 약수는
불유(佛乳)라 했지!
너털웃음 쓸며
산 아래 굽어보니
멋에 취한 자네 모습
절로 보이네.
*덕숭산은 수덕사 뒷산. 이곳에는 숱한 일화를 남긴 만공스님의 사리탑이 있고, 산 중턱 정혜사의 약수를 덮은 보호각에는 그가 명명한 불유각(佛乳:부처님의 우유)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사진 : 정혜사 불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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