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낙가산 정상에서
남상학
낙가산, 그 정상에 서면
시원스레 눈이 열리고
저 멀리 바다는
나긋나긋한 몸짓으로
발밑에 다가와
눈 아래 포근히 잠긴다.
그리운 마음 모아
시원(始原)을 향하여
염원의 하얀 돛배를 띄우고
가슴 속 깊이 심호흡을 하면
시선의 맨 끝에서 시원스레
영원의 바다가 열리는 듯
한결 가벼워진 내 영혼은
정토(淨土)의 백성이 되어
출렁이는 물결 따라 춤을 춘다.
해수관음(海水觀音)*의 자비로움이
무량(無量) 세월 널브러진
저 질펀한 가슴만하랴!
그 사이,
산등성이를 넘어온
상긋한 바람이
목덜미를 부드럽게 매만지다가
너울거리는 푸른 바다로 빠진다.
아득한 수평선
빈 가슴에 꿈 하나 새겨놓고.
*강화 석모도 낙가산 중턱에 눈썹바위가 있고, 비스듬한 암벽에 인자한 해수관음이 조각되어 서해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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