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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낙가산 정상에서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13.

 

 

 

낙가산 정상에서 

 

남상학

 

 

 

낙가산, 그 정상에 서면
시원스레 눈이 열리고


저 멀리 바다는

나긋나긋한 몸짓으로

발밑에 다가와
눈 아래 포근히 잠긴다

 

그리운 마음 모아

시원(始原)을 향하여
염원의 하얀 돛배를 띄우고
가슴 속 깊이 심호흡을 하면
시선의 맨 끝에서 시원스레

영원의 바다가 열리는 듯

한결 가벼워진 내 영혼은
정토(淨土)의 백성이 되어
출렁이는 물결 따라 춤을 춘다.

해수관음(海水觀音)*의 자비로움이
무량(無量) 세월 널브러진
저 질펀한 가슴만하랴!

그 사이,

산등성이를 넘어온

상긋한 바람이

목덜미를 부드럽게 매만지다가
너울거리는 푸른 바다로 빠진다

 

아득한 수평선 

빈 가슴에 꿈 하나 새겨놓고

 

 

*강화 석모도 낙가산 중턱에 눈썹바위가 있고, 비스듬한 암벽에 인자한 해수관음이 조각되어 서해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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