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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애도별곡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13.

 

 

 

애도별곡

 -청주를 지나며 2

 

남상학

 

 


더위 먹은 듯
내 승용차는 카랑카랑한 소리로
그대 심장을 가로질러

아스팔트 길을 달린다.

눈물로 얼룩진
젊은 날의 육필(肉筆)처럼
덜컹 잘린 손가락
부서진 두개골
거리에 나뒹구는 살점, 흥건한 피

몇 구비 고개 넘어
이곳까지 와서
척박한 땅에 꽃씨를 뿌린 세월인데
누가 시샘하여
그 꿈 산산조각 앗아갔는가?

미치도록 좋아
생명과 바꾼 아름다운 선율이
. . . 토로 분절되어

끊어지는 길
              
그 길 위에
부서진 잔해들이 모여
, 다시 일어서는 네가 보인다.
원고지에 춤추던 그대 영혼처럼
바람에 흩날리며 이리저리 나부끼는
곡조 없는 춤사위가 보인다.

춤사위는 바람을 타고
너울너울 타오르는 불꽃이 되고
길가에 접시꽃으로 피어
느릿느릿 달려오는구나!

그 영혼 가슴에 보듬어 안고
그대 영원한 안식을 위해
바람결에 띄우며 눈물로 부르는

애도별곡(哀悼別曲)

청주를 지나며
더위 먹은 듯
오늘 내 승용차는 힘겹다.

 

 

 

※청주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쓴 추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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