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종사에 올라
남상학
여름의 길목
짙푸른 숲 어디선가
한가히 뻐꾹새 운다.
자작나무 빽빽한 숲속
푸르름의 목어(木魚) 눈부신
고즈넉한 풍광의
절 한 채
흐르는 석간수(石間水)에
그윽한 차향을 풀어
울적한 심사를 다스리고 나서
풍경소리에 놀라
문득 고개를 들면
유천(乳泉)으로 닦아낸
티 없이 맑은 눈에
부처님 자비로운 햇살 속
저만큼 가슴을 열고
선뜻 다가와 안기는 두물머리
너 나 구별할 것 없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숭이로
아슴아슴 산골짜기 돌아
한마음으로 몸을 섞는
넉넉한 강물 줄기
오늘 하루만이라도
저 강물에 흔들리며
욕심 없이 풀잎 되어
흐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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