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화양계곡의 암서재>
화양계곡
- 암서재*
남상학
도명산 굽이진
북쪽 자락 굽 돌아 흐르는
푸른 골짜기를
가슴을 풀어헤친 채
초록 비단으로 알몸 감싸고
간드러지게 누운
푼푼한 충청도 여인
무에 급한 것 있으랴
풋풋한 향내로
하이얀 젖줄 물리고
발정 난 화양천 굽이굽이
뭇 남정네의 발길을 잡는구나!
냇가 벼랑에 집을 짓고
경서의 깊은 가르침 찾아
분촌(分寸)이라도 따르려 애썼다는
임의 모습 간데없고
바위 위 낡은 글방 하나
마냥 덩그런데
깊고 은은한 아홉 구비
발길 닿는 곳마다 차려놓는
푸짐한 진수성찬
눈 부신 햇살 부서져 내리는
투명한 골짜기에
붉은 고추잠자리 떼가
하강을 거듭하며
금모래 맑은 소(沼)에
고운 입술 맞춘다.
상긋한 바람결로
알몸 감싼
산드러진 여인의
풋풋한 인심
냉수 한 사발
마시고 가라고
푸른 계곡을 따라온다.
*암서재(巖棲齋)는 조선조 숙종 때의 성리학자 우암 송시열이 이곳 노송 우거진 암벽 위에 집을 짓고 거처하며 학문을 닦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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