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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우리들의 사월(四月)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9.

 

 

 

 

우리들의 사월

 

- 남상학

 

 

사월은
엘리엇의 시를 외우며
어린 풀잎들이 입 맞추는 들길을
흥얼거리며 건너오고
밀알 하나이 썩어 다시 사는
기적을 보여주는 언덕 넘어
반가이 손짓하며 오나이다.

가시덤불 무덤가
피 흘린 자리에선
진달래꽃 불타오르고
땅속 뿌리에서 솟구쳐 오른 사랑이
물오른 가지 끝에서 생명의 힘으로

영혼의 시와 합창이 되어 터지나이다

새로운 옷을 입고

사랑의 당신을 맞이하는사랑의 길목, 
우리를 아프게 하는 기억들
우리를 갈라놓은 그 사상의 여울들
우리를 슬프게 만든 모진 싸움의 골짜기를 지나
낡은 영혼 위에 뉘우침의 눈물 뿌리며
갈라졌던 원수와 형제들이 이방과 선민들이
비로소 하나이 되나이다.

사월은

고난의 땅, 피 흘린 대지에도
새마음을 갈아입고
우리를 다시 피어나게 하나이다.
시들어 사라져도 다시 사는
우리들의 사월
온 누리 사랑이 넘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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