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적은 오리라
남상학
동녘 햇살이 누리에 퍼지듯
기적은 홀연히 오리라
예언은 가고 때가 차서
첫눈 내리는 아침 앙상한 가지 끝에
하이얀 눈꽃이 피듯
그렇게 기적은 오리라
곱게 가꾼 신부의 꿈
순결을 심어 놓은 하늘 별자리에
축복의 나래를 펴고
아른거리는 임의 형상이 살아나고
어디선가 정적을 깨는 천상의 소리
무한히 뻗어나는 청각
귀 있는 자는 들어라
순은을 반짝이며 쏟아지는
이 엄청난 눈사태
동굴 속에 숨었던 새들이
일제히 날아와 하늘을 덮는다
이때 비로소 지상은
천 길 깊이로 함몰되고
새날을 환영하는 나팔소리, 북소리
울려 퍼지는 생음악
믿음 있는 자만이
마음의 귀로만 듣게 되는 정지된 시간
도적같이 그 날은
기적처럼 홀연히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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