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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참회·2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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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2 

 

 

남상학

 

 

 

오십의 문턱을 넘어서도
내 얼굴은 여전히 뻔뻔스럽다

거울 앞에 정면으로 서서
제법 공들이는 작업이지만
하룻밤을 지나면 매한가지다

사냥개에 쫓겨 달아나는 꿈자리
악몽의 흔적을 뜨거운 눈물로 지우고
어둠의 조각들을 열심히 닦아보지만

닦으면 닦을수록 선명해지는 얼룩들 
어제도 오늘도 습관처럼 되풀이하는
부끄러움, 이 가증스러움을 어이하랴

이제 남아 있는

몇 방울의 눈물마저 마르면
화인(火印)처럼 지워지지 않는

자국은  또 어이하랴

허물어져 내리는

앙상한 육체와  지친 영혼 이끌고
피 흘리는 겟세마네

좁은 길 오르며

마지막 남은

참회의 한 방울로
사죄의 말문을 열어야 하리

 

주여, 불쌍한 나를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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