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숨바꼭질
남상학
저녁노을 그리운 하늘 위로
나부끼는 한 조각 구름
나를 부르는 짓궂은 손짓 따라
기웃거리며 찾고 있었네
조바심하는 가슴으로
정겨운 이름 애태워 불러보지만
배추흰나비 꽃술에 몸을 숨기듯
한 타래 바람 속에 숨었나
무작정 여기저기 쏘다니면
그 어느 골목에서 만나게 될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 거기 없어요?
손들고 빨리빨리 나와요!’
소리쳐 보고,
눈감으면 밟히는 얼굴
배고픈 저녁연기나 안개 같아서
사랑이 눈뜰 때를 기다려
머리카락 감추고 시치미를 떼다가
빨리빨리 나와요. 소리칠 필요 없어요
어느 길목에 숨었다가
내 마음 알아차리고
내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들어
나를 향해 손짓하는 꽃이여, 별이여
비로소 애태우던 날이 가고
너와 내가 하나의 생명이 되어
아무도 모르게 지금 여기까지
사랑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오랜 세월
꿈으로 가꿔온 사랑을 눈짓으로
속삭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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