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격시대
남상학
말로는 안 되네
은밀한 곳 어디선가
남모르게 발원하여
긴 침묵의 깊이에서 울려오는
그윽한 묵시의 소리
어느새 마음은 비워지고
눈 덮인 새벽 산하에
다시 태어나는 눈뜸의 기적을
경이로운 신생의 감격을
다 말할 수 없네
말로는 안 되네
오랜 날 하늘 보듬어
꿈으로 빚어 받은 방울방울
작은 가슴 속 흥건히 적시어
안으로 흐르고 넘쳐
일시에 나를 휩싸고 도는
이 엄청난 사태, 형언할 길 없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소용돌이를
나는 말로는 다할 수 없네
말로는 안 되네
눈물로 정성껏 씻어
가슴속에 고이 가꾸어 온 보석
그 찬란한 광채의 눈부심으로
차마 말문이 막히는
은총에의 감사를 어찌할까
나의 감사기도는 언제나
뜨겁게 흐르는 눈물의 강
다만 침묵으로 끝날 뿐이네.
'문학관련 > - 자작시(自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꽃샘추위 / 남상학 (0) | 2020.01.02 |
---|---|
(시) 기적은 오리라 / 남상학 (0) | 2020.01.02 |
(시) 참회·2 / 남상학 (0) | 2020.01.02 |
(시) 숨바꼭질 / 남상학 (0) | 2020.01.02 |
(시) 올빼미 / 남상학 (0) | 2020.01.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