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닷가에서
남상학
바닷가에 서면
작은 섬마을 내 고향이 그립다
소라껍데기 같은 귓가에
잔잔한 파도를 타고 오는 섬마을 학교의 풍금 소리
햇빛 따가운 모래밭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들의 고함소리 들린다.
피부가 까맣게 그을린 낯익은 얼굴도 보인다
사리 만조가 되어
선창 한 구석에 엎드린 폐선이 물 위에 두둥실 뜨고,
지상에 속한 육신의 허망함이 빠른 물살에 쓸려나간다
저마다의 타향에서 황망히 살아가는 우리
그리운 고향으로 출항을 기다리는 사랑하는 사람아,
그 모두와 결별하고
이제는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갈 시간이 아닌가?
바닷가에 서서 말없이 물살이 흐르듯
세월의 한때가 또 허망하게 사라짐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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