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산전망대에서
- 남상학
길게 뻗은 철조망 너머
검푸르게 흐르는 녹슨 세월
우거진 갈대숲은 울고 있구나
강과 강은 흘러 하나로 이어지고
하염없는 시간을 청둥오리 떼
텅 빈 벌판을 날아갔다가 되돌아오고,
만조가 되면
돌아온다던 약속 믿고
다시 찾아와 마디마디
슬픔을 깨무는 칠순의 어머니
갈갈이 찢긴 산허리
돌아갈 수 없는 강가에서
기어이 그 날은 오리라
목 메인 채
해 지는 저녁노을
꿈속에서도 부둥켜안고
불러보는 너의 이름
오두산 강기슭에
길게 뻗은 철조망 너머
우거진 갈대숲은 울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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