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행
남상학
몇십 년을 걸어도
그대 향한
나의 산행은 끝이 없다.
주저앉은 산등은
태고(太古),
천 근 무게로 돌아앉아
소리쳐 불러도 대답이 없다.
가쁜 숨결을 몰아쉬며 오르는 길
고개를 넘으면
더 세찬 바람 소리
헐벗은 나뭇가지가 울고 서 있다
인적이 뜸한 골짜기엔
미궁의 암호만이 가득하고
더 큰 소리로 부르면
더 큰 소리로 돌아오는 메아리
하늘과 맞닿은 자리
언덕에 누워 바라보는 산정은
구름만이 잠시 머물 뿐
전설이 숨 쉬는 고성 같아
이따금 산허리를 끼고 날아가는
철새의 울음소리 들으며
망연한 모습으로 우러르면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
그 환청(幻聽)에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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