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땅끝마을에 서서
남상학
이제는 마음을 놓아야지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왔는지
구두끈에 달린 먼지 털어내고
이제는 수평선 뒤로 숨어야지
삶이란 결국
돌아보면 잠시 잠깐
떡갈나무 잎에 스치는
바람 한 점 무게도 못 되는 것
가벼운 흔적으로 남았다가
이내 스러지는 한 줄기 포말
떠오르는 얼굴과 이름들
모든 것 일체를 물결에 띄워 보내고
구름을 탄 듯 가볍게
미련의 닻줄을 풀고
자유의 물살 가르며 떠나야지
멀리 하늘과 맞닿은 자리
그 끝으로 이어지는 몇 개 섬을 건너
누군가 부르는 손짓 따라
영혼의 고향으로 가고 싶어
편히 쉴 나라로 가고 싶어
부푼 기대와 갈망으로
경건히 두 손 모으고,
마음으로 내닫는 영원의 바다로
이제는 떠나야지.
'문학관련 > - 자작시(自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갈매기 / 남상학 (0) | 2020.01.01 |
---|---|
(시) 산행 / 남상학 (0) | 2020.01.01 |
(시) 오두산전망대에서 / 남상학 (0) | 2020.01.01 |
(시) 환희 / 남상학 (0) | 2020.01.01 |
(시) 탕자탄(蕩子嘆) / 남상학 (0) | 2020.01.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