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싸움
-두 개의 칼
남상학
내가 있는 곳에는 어디나
나를 엿보는 눈이 있다.
내가 길을 걸어가면
일정한 거리로 따라붙고
내가 자리를 잡고 누우면
침상에 먼저 와 함께 눕는다
어둠 속 번뜩이는 너를 향해
경계의 불을 켜면
어디엔가 잠시 숨었다가
철조망을 걷는 날에는
이내 내게로 달려들어
한 입 마디마디 와작와작 씹어
나를 삼킨다.
너와 나는
내 안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서로 마주 보는 두 개의 칼
내 마음속 은밀한 곳에선
처절한 싸움 멈출 날이 없다.
<주> "나는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나, 내 지체 속에는 다른 법이 있어서 내 마음의 법과 맞서서 싸우고,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에다 나를 사로잡는 것을 봅니다." (로마서 7장 22~2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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