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교동미술관
이명진 개인전 “깨어있을 때, 꾸는 꿈” 관람
글·사진 남상학
전주 한옥마을 안에 있는
최명희문학관과 부채문화관을 둘러보고
인근에 있는 교동미술관을 찾았다.
교동미술관은 경기전 동편 담 쪽에서 가깝다.
2007년 개관한 교동미술관은
한때 교동아트미술관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2018년부터 교동미술관으로 명칭을 새롭게 변경,
1관 2관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교동미술관에서는
지역 화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전시하고,
또 중앙화단의 작품을 지역에 소개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이것은 지역의 우수 문화콘텐츠를 소개하고
미술관의 문턱을 낮춰 작가와 지역민, 관광객 등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주여성, 지역아동 등
문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체육관광부 및 지역의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란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교동미술관 2관에서는
여류화가 <이명진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명진 화가는
이화여자대학교 회화 및 판화과를 졸업한 화가로
이번 전시회는 제2회 전시회
주제는
<깨어있을 때, 꾸는 꿈 : Day Dream>
그는 전시회를 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꽃을 타고 꿈을 꾼다.
꽃을 품는 꿈을 꾼다."
실존주의 작가인 사르트르의
<구토>를 읽은 날에는
부조리로 괴로워하는 고통의 몸부림 대신,
활짝 핀 꽃을 토해내는 꿈
혹은 꿈 같은 현실에 있음을 안도한다.
신들을 속인 형벌로 굴러떨어질 수밖에 없는
바위를 끝없이 끌어 올려야 하는 무한 반복의 형벌을
받은 시지프스처럼 꼭대기에 오르는 과정은
목표이자 고통이고 기다리는 건 계속적인 무너짐과
허무함이라면 ···
그야말로 삶 자체가 고통이 아닐까
꿈만 보이던 젊음의 때가 지나가고,
반복적인 일상을
오롯이 살아내야 함을 알게 되었을 때···
아마도 나와 시지프스는 하나의 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힘을 빼고 받아들이자··· 되뇌이니
내가 굴려야 하는 반복의 굴레가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롭고, 변화무쌍하다."
"저만치에 있는 꽃처럼
닿을락말락, 멀지는 않지만 떨어지지 않는 상태···
저쯤에 꽃은 보이는데 만지거나 꺾을 수 없는
꼭 그만큼의 거리를 이야기한다.
나에게 있어 ‘꽃’이란···
저만치에 있는 닿을락말락ㅡ한, 꿈의 이야기다.
지금까지 내가 보지 못했던 정말 아름다운 꽃은···
분명한 현실도 아닌, 가지 못한 꿈의 그곳도 아닌···
어쩌면, 그 사이 경계에서 바라보는 나의 상태가 아닐까
그리하여,
그 모서리- 경계에서 피워보고 싶은
크고, 화려하고, 낯선 한 송이의 꽃,
무엇을 위해?
여전히, 저만치의 꽃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꿈은 일반적으로는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이지만,
반면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기에 이명진 화가는
저만치에 있는 닿을락말락한 꿈을 향해
마치 시지프스처럼
“꽃을 타고 꿈을 꾼다. 꽃을 품는 꿈을 꾼다.”
꿈을 향해.
각고의 작가 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이명진 화가의 작품은
나에게 잠시나마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여행정보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89 (풍남동 3가 67-9)
TEL : 063-287-1245
▲교동미술관 2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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