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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서해

자은도, 아름다운 해변의 ‘해넘이 길’과 ‘무한의 다리’

by 혜강(惠江) 2019. 10. 10.

 

자은도

 

 

아름다운 해변의 ‘해넘이 길’과 ‘무한의 다리’

 

 

글‧사진 남상학

 

 

 

 

 

 

 첫날 비금도‧도초도를 둘러본 우리는 둘째 날 암태도로 나와 암태도에서 백반으로 유명한 영식당(단고리27-1, 061-271-9009)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백반의 반찬으로 나온 민어찜은 얼마나 맛이 있던지, 리필에 응해준 친절함에 우리 모두 감사를 드렸다.

 

 

 

 

 

 맛있게 점심식사를 마친 우리는 먼저 북쪽의 자은도로 향했다. 그 이유는 자은도의 아름다운 해변을 둘러보고, 시간을 맞춰 둔장해변에서 황홀한 석양을 보기 위해서였다.

 

 

 

신안의 암태도와 자은도를 연결해주는 다리(675m, 1996년 준공)

 

 

 

 자은도는 암태도에서 은암대교를 건너면 자은도에 닿는다. 예전에는 뱃길이 멀어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지만 은암대교와 천사대교가 개통된 이후로는 많은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애롭고 은혜 넘치는 섬, 자은도

 

 

 

   자은도는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와 연도교로 이어진 4형제 섬으로 맨 위(북쪽)에 있다. 신안군에 속한 자은도는 면적이 52.79㎢로 국내 섬 가운데 12번째로 크다. 목포에서 서북쪽으로 41.3km 지점에 있으며, 동북쪽으로는 증도, 동남쪽으로는 암태도에 이어져 있고, 서남쪽으로는 비금도와 접해 있다.

 

 임진왜란 때 중국인 두사춘(杜思春, 일명 두사충)이 반역으로 몰려 피신 왔다가 자은도에 도착했을 때, 이곳 주민들이 베풀어준 은혜를 못 잊어 ‘자애(慈愛)롭고 은혜(恩惠)롭다’는 뜻의 자은도라 부르게 된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섬의 최고봉은 두봉산(斗峰山, 364m)으로 섬의 동쪽에 솟아 있다. 섬 중앙에는 비교적 넓은 농경지가 분포한다. 해안 곳곳에 만과 갑이 있으며, 특히 동쪽 해안은 방조제로 막아 간석지에 대율염전과 농경지가 조성되면서 부속섬이던 욕지도와 연결되었다. 주변에는 두리도·소두리도·상나배도·중나배도·하나배 등 부속섬이 점점이 흩어져 있다.

 

 

 

▲자은도 동쪽에 솟은 두봉산, 등상인들의 산행코스로 유명

 

 

 2,000여명의 주민들은 농사에 종사하고 어업에 종사하는 가구는 많지 않다. 좋은 토질과 바닷바람이 키운 품질 좋은 마늘의 주산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자은도 주민이 수확한 마늘과 양파를 손질하고 있다.

 

 

 

 자은도 서쪽에는 소나무 숲을 거느린 하얗고 고운 모래를 자랑하는 천혜의 해수욕 장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백길해수욕장을 비롯하여 면전, 신성, 분계, 양산, 내치, 외기, 신돌, 대섬, 둔장 등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있어 여름휴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자은도의 해안누리길, 걷기 명소로 정평이 나있다.

 

 

 

 거기에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들으며 탁 트인 해안 풍경과 아름다운 낙조를 즐길 수 있는 ‘해넘이 길’과 ‘무한의 다리’ 등이 있어 명품 도보 여행코스로 정평이 나있다. 때문에 네 섬 가운데 여행객이 제일 많다.

 

 

 

◎백길해수욕장 

 

 

 

 

  은암대교를 건너 처음 찾아간 곳은 백길해변이다. 자은도의 남쪽에 자리한 해변이어서 자은도 해수욕장 중에서 가장 먼저 닿을 수 있다. 백길해변의 백사장은 규사 성분이 많아 유독 하얗다. 3km가 넘는 광활한 해안선을 따라 고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모습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수욕장으로 조성된 길이 840m, 폭 80m의 해변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고,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고운 모래사장은 주변의 소나무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분계해변의 깨끗한 모래

 

 

  

▲철 지난 해변이지만 캠핑족이 자연을 즐기고 있다.  

 

 

 

 또 주변에는 갯바위낚시터가 많다. 해수욕장 인근의 폐 염전에 자리한 양식장에서는 농어, 숭어, 대하 등의 고급 어종을 양식한다. 백길해수욕장 앞에는 소머리에 뿔 2개가 솟구친 모양이어서 소뿔섬이라 이름이 붙은 섬이 그림처럼 떠있어 아름답다.

 

 

 

▲백길해수욕장 앞 멀리 보이는 섬이 소뿔섬이다. 

 

▲신안 섬 자전거길 안내판

 

 

 

◎ 분계해수욕장과 여인송

 

 

▲해안 길이 1km 의 분계 해변 

 

 


  자은도의 많은 해변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은 서쪽 끝에 위치한 분계해변이다. 자은도의 대표적 해수욕장답게 넓은 백사장, 백사장을 뒤덮은 고운모래,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울창한 송림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해안 길이는 1km 정도로 비교적 작지만 모래와 뻘흙이 섞여 바닥이 단단해 발이 빠지지 않고, 경사도 완만하다. 한참을 걸어 나가도 허리 정도에서 물이 찰랑거릴 정도다.

 

 

 

▲넓고 고운 모래를 자랑하는 분계 해수욕장

 

 

 

 해안을 따라 펼쳐진 울창한 아름드리 소나무 숲은 2010년 시민단체 ‘생명의 숲’이 선정한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에 뽑힌 바 있다. 100여 그루의 굵은 해송이 늘어서 있고 건강한 여인의 몸매를 닮은 여인송도 있다.

 

 

 

 

 

▲분계해변의 여인송 숲

 

 

 또, 분계 해변에서 철새 서식지로 유명한 칠발도가 바다 너머로 아련하게 떠 있다. 섬 치고는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가족 여행객들이 피서를 즐기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이 외도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조성된 ‘해사랑길’을 산책하며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전체길이 12km정도이고 약 두 시간 정도 걸어야 하는 길로 그리 만만한 길은 아니다.

 

 그래도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둔장해수욕장까지 걸어보기를 권한다. 이 길은 2013년 ’대한민국 아름다운 해안누리길‘에 선정될 만큼 아름다운 길이기 때문이다.

 

 

 

 

 

◎둔장어촌체험마을

 

 

 

 

 섬의 가장 북쪽에 자리한 둔장해변 역시 드넓은 해변을 자랑한다. 이 해변은 신안갯벌도립공원이란 표지판과 함께 바람이 많이 불어선지 'Wind Beach'라는 안내판이 서있다.  그리고 '해넘이 길'로도 통한다.

 

 

 

 

 

 우리가 찾아간 시간이 마침 만조 때여서 해안 가득 물이 차 있어서 모래사장과 갯벌은 볼 수 없었고, 대신 출렁거리는 바닷물의 향연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만조시의 둔장해변 풍경(멀리 고도와 할미도를 이은 다리가 희미하게 보인다(맨 아래 사진) 

 

 

 

 이곳 둔장마을은 해수욕장이면서도 어촌체험마을을 운영하여 가족단위 체험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이다. 백합체험, 후리그물체험, 고둥·소라타기 체험 등 여러가지 체험이 있으나 그 중에서 단연 백합조개 캐기가 대표적이다. 주변 갯벌은 백합조개가 많다.

 

 일정한 요금을 내면 호미와 장화 등 조개 채취도구를 제공한다. 백합조개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많이 나는데, 살이 많고 육질이 부드러워 회, 탕, 찜으로 먹으면 맛있다.

 

 

 

 

 

 또 둔장마을에서는 전통 어로방식인 후릿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바다 속에 들어가 그물을 양쪽에서 잡고 당기면 숭어와 대하 등이 올라온다. 빨딱거리는 물고기를 손을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체험 문의 (061-271-8476) 둔장체험마을 사무실에 비치된 체험도구들을 구경하다가 동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름하여 '무한의 다리'를 걷기 위해서였다. 

 

 

 

◎왕복 2㎞ ‘무한(無限)의 다리’를 걷다.

 

 

 

'무한의 다리; 입구의 표지석

 


 둔장해변은 종전에는 해수욕장이나 어촌체험으로 각광을 받는 곳이었다. 그런데 2019년 9월 19일에 ‘무한의 다리’가 개통됨으로써 신안의 천사대교 여행길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더해졌다. 우리가 방문한 날은 10월 4일, 개통한 지 보름밖에 안 되었으니 얼마나 큰 행운인가?

 

 

 

 

 

  이 ‘무한의 다리’는 갯벌 위에 둔장해변에서 구리도~고도~할미도 등 세 섬을 잇는 1004m(폭 2m)의 해상 보행교이다. 길이 1004m는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의 특징을 보행교에 반영한 것이다.

 

 '무한의 다리' 이름은 무한대(∞)를 내포하는 8월 8일 섬의 날을 기념하는 동시에 섬과 섬이 다리로 연결돼 있는 연속성과 무한히 발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1도(島) 1뮤지엄' 아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대표 조각가 박은선 씨와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 거장 마리오보타(Mario Botta)가 직접 이름을 붙였다.

 

 만 76세인 마리아보타는 베니스 건축대학 졸업한 세계적인 건축가로 1993 이탈리아 대리석 건축상, 국제 건축비평가상 등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2004 삼성미술관 '리움' 설계하기도 했다.

 

 

 

▲'무한의 다리' 표지석 뒷면

 

 

▲우리는 '무한의 다리'를 걷는 기분에 피곤한 줄도 몰랐다.

 

 

 ▲1004m의 끝섬 할미도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바람도 없고, 마침 만조 때여서 물 위에 떠 있는 다리를 걸으며 ‘충만’의 기쁨을 누리며 바다를 걷는 기분이어서 좋았다. 그러나 썰물로 물이 빠지면 다리 주변은 전혀 새로운 풍경으로 변할 것이다. 드러난 갯벌 위의 바다 생태를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갯벌탐방로가 될 테니 말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장관이라 해서 그 시간을 맞춰 방문했으나 날씨가 그리 맑지 않아 황홀한 광경은 볼 수 없었으나 안개 속에 그윽하게 어리는 황혼이 더욱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멀리 섬 뒤로 저녁해가 아련히 지고 있다.

 

 

  이럴 때 누구에겐가 이영도(李永道, 1916∼1976)의 <황혼에 서서>라는 시를 띠워 보내고 싶다.

 

“산이여,  목 메인 듯/ 지긋이 숨죽이고// 바다를 굽어보는/ 먼 침묵은// 어쩌지 못할 네 목숨의/ 아픈 견딤이랴// 너는 가고/ 애모는 바다처럼 저무는 데// 그 달래임 같은/ 물결 같은 내 소리// 세월은 덧이 없어도/ 한결 같은 나의 정”

 

 

▲되돌아오는 다리 위에서  

 

 

 

 해는 이미 기울고, 주차 광장에 돌아오니 간이 매점의 알전등도 불을 밝혔다.  자은도 둔장해변의 ‘무한의 다리’ 위에서 지는 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에 담고 숙소로 예약한 안좌도까지는 가야 한다.

 

 자은도에서 암태도, 팔금도를 거쳐 4형제 섬의 맨 끝 안좌도의 안좌해피하우스펜션(안좌면 향목리 413, 010-5413-0474)까지는 꽤 먼 거리다.  멀리 안좌도에 숙소를 마련한 이유는 안좌도에서 연결된 퍼플교(소망의 다리)를 아침 이른 시간에 걸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무한의 다리' 입구 광장

 

 

◎자은도 여행 팁

 

자은도 먹을 곳, 잠잘 곳

 

 

 먹을 곳으로 해송가든 (자은면 송산리 359-3,061-271-8857 )의 오리백숙·토종닭, 아귀찜, 고향식당 (자은면 구영리 189-4, 061-271-4805)의 백반·아구찜·돼지갈비, 신진횟집 (자은면 유각리, 활어회, 061-271-0008)이 있다.

 

 

 

▲자은도 맛집 '해송가든'(자은면 송산리 359-3, 061-271-8857) 메뉴판

 

 
 잠잘 곳은
은혜민박 (자은면 구영리 201, 061-271-7466), 밀알촌한옥펜션(자은면 구영2길, 061-271-4200), 대성모텔 (자은면 구영리, 061-271-2388), 구영민박 (자은면 구영리, 010-2433-5373)

 

 

 

▲자은도 '밀알촌한옥펜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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