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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서해

도초도, 반달 모양의 시목해변과 수림대솔길 그리고 수국공원

by 혜강(惠江) 2019. 10. 8.

 

도초도

 

 

반달 모양의 시목해변과 수림대솔길, 그리고 수국공원

 

 

글․사진 남상학

 

 

 

▲화도선착장 도초여객터미널 옆에 있는 표지석

 

 

 비금도 관광을 마치고 비금도 남쪽에 있는 도초도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도초도는 비금도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갈 수 있는 곳이다. 두 섬은 1996년 서남문대교로 연결됐다. 서남문대교는 비금도 수대와 도초도 화도를 잇는 937m의 연도교로 우리나라 연도교 중에서 가장 길다. 아치형으로 가늘게 뻗은 다리가 웅장하다기보다 오히려 우아한 모습이다.

 

 

인재의 고장, 도초도

 

도초도 화도여객터미널에서 바라본 서대문대

 

 

 서남문대교를 건너자마자 도초 관문 화도 선착장은 건너편 비금도의 수대보다는 한적하다. 도초화도여객터미널은 목포에서 출발하는 정기여객선과 쾌속선이 인접한 비금도·도초도·흑산도·홍도 등을 경유하여 운항되고 있다.

 

 도초도는 신라시대에 당나라와의 무역기항지로서 당나라 사람들의 출입이 잦았는데, 당나라 사람들의 눈에는 도초도의 지형이 자기나라 수도와 비슷한데 초목이 무성하여 도초도(都草島)라는 이름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전한다. 고려·조선 시대에는 귀양지로 유명했으며, 흑산도와 중국 장쑤성(江蘇省)을 잇는 무역로이기도 했다. 

 

 

▲도초도의 관문 독초여객터미널

 

 

 화도선착장 도초여객터미널 옆에 '인재의 고장 도초도'라는 표지석 글씨가 선명하다. 그만큼 정치, 경제, 교육, 법조계 등 다양한 인재가 도초도에서 많이 배출됐다 는 것을 짐작케 한다. 

 

 

 

 

 표지석 옆 고훈 시인의 시비에 새긴 ‘내 고향 도초’에도 인재를 많이 배출한 도초도에 대한 진한 애정이 잘 드러나 있다. 

 

 “거친 비바람에 맞선 풀잎들/ 서해에 뿌리내리고/ 갯벌 토해내며/ 결코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 최고가 아니라 최선을/ 성공이 아니라 성실로/ 땅처럼 낮아져 열매를 얻고/ 바다처럼 내려가 생명을 거두고/ 보리고개 파도고개 너머로 키워낸/ 당신의 아들딸들이/ 이제 그 가지 담 넘은 큰 나무 되어/ 여기 모두 돌아왔습니다.// 살아내느라 버거우면/ 누구라도 한 달음에 달려와/ 어머니 땅에 가슴을 묻고/ 거품세월로 토해내며/ 오늘 하루는/ 저 파도와 함께/ 고향 노래가 되십시오.” 고훈 시인의 ‘내 고향 도초’ 전문

 

 

고훈 시인의 시 ‘내 고향 도초’를 새긴 시비 

 

 

 도초도는 옛날부터 초목이 무성해 말을 키우는 데 안성맞춤이었다고 한다. 도초도엔 인재(人材)가 풀처럼 무성했던 모양이다. 외지에 나갔다가도 하나같이 큰 나무가 되어 고향인 도초도로 돌아온다. 그만큼 도초도는 어머니 가슴처럼 모든 생명을 맞아주고 품어주는 섬이다.

 

 

고란평야에 추수하기 전, 벼가 익어가는 모습

 

 

 비금도와 함께 신안군에 속해 있는 도초도는 목포에서 서남쪽 54.5km (약 39km) 떨어져 있다. 면적 43.4㎢, 해안선 길이 74km로 우리나라에서 13번째로 크다.

 

 도초도는 신안군에서 가장 넓은 들녘인 고란평야가 펼쳐져 있다. 수다리에서 고란리까지 약 6㎞ 이어지는 신안군에서 가장 넓은 들판인 고란평야는 섬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다.

 

 

▲도초도 주민의 삶의 터전, 고란평야

 

 

 이 평야는 도초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며 일본 강점기 때는 암태도, 하의도 사람들과 소작쟁의 항일투쟁에 앞장선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어촌의 풍속보다는 농촌의 풍속이 짙다는 얘기다. 따라서 1,500가구, 4,000여 명의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보다는 농업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이 섬의 서쪽 해안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일부에 속할만큼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시목해수욕장은 백사장이 넓고 물빛도 깨끗해서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도초도의 수려한 풍경

 

 

 섬의 동부와 남부는 금성산(219m) 등의 구릉성 산지로 둘러싸여 있으며, 북부와 서부는 구릉지와 평야가 발달했다. 섬의 중부지역 수항리 일대에 펼쳐진 고란평야는 신안군에서 가장 넓은 곡창지대이다. 초목이 무성했던 과거같이 현재 도초도는 이웃한 비금도와 함께 ‘섬초’로 불리는 시금치가 유명하다.

 

 

 

 

 해안은 작은 갑과 만이 이어져 비교적 드나듦이 심하다. 남서쪽 해안은 대부분 암석해안이지만 북동쪽은 넓은 간석지가 펼쳐져 있어 염전지역으로 소금이 많이 생산된다. 주민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한다. 주요 볼거리는 시목해수욕장 외에 해학적 모양의 3대 석장승과 수국공원이다.

 

 

◎ 도초 3대 석장승

 

▲고란리 석장승

 

 

 도초도에는 특이한 석장승이 셋 있다. 화도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외남리 석장승을 찾으러 마을로 들어섰다.

 

 도초의 장승은 나무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돌로 제작돼 있다. 그래서 제주도의 돌하르방을 연상시키게 한다. 일반적으로 장승이 외부인에 대한 경계의 상징이라면 여기의 장승은 외부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제주도의 돌하르방 같다. 익살스러운 모양의 3대 석장승은 툭 튀어나온 눈에 두툼한 삼각형 코, 윗니와 아랫니를 드러내고 있다.

 

 

▲고란리 석장승

 

 

 도초도 장승 중에 으뜸으로 꼽히는 고란리 장승은 마을 입구에 ‘장석 거리’ 또는 ‘삼거리’라고 불리는 곳에 있다.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이 장승은 머리에 약 30㎝ 높이의 갓 모양의 모자를 쓰고 몸에 도포형의 긴 옷을 걸친 모습이다. 이를 드러내고 익살스럽게 웃는 표정을 짓고 있다.

 

 마을 청년들이 재앙을 당해 마을 기세를 가로막고 있는 바위에 대항해서 세웠다는 석장승은 나뭇가지 모양의 창을 들고 있다.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고란리 석장승과 궁항리 석장승도 해방 전후 동시대에 세워져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외남리석장승

 

 

 외남리 석장승은 마을 입구에 높이 203㎝, 몸둘레 175㎝의 크기로, 마을의 불상사를 막고자 세웠다고 구전되는 장승이다. 2009년 12월 신안군의 향토유적 제5호로 지정되었다. 이 석장승은 초립 형태의 큰 갓을 쓰고 손에 나뭇가지 모양의 창을 잡은 모습이다.

 

 

▲수향리석장승

 

 

 그에 반해 수항리 석장승은 모양은 다른 석장승과 비슷하지만 모자가 없다. 수항리 궁항마을은 50∼60년 전 마을에서 보이는 산의 바위 형상으로 인해 마을에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해석에 따라 장승을 세웠다. 마을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장승을 세운 사례에 속한다. 이들은 모두마을의 수호신이다.

 

 

도초 고란리 매향비

 

 

 

 도초 고란리 매향비는 수항리에서 고항리로 들어가는 길가에 서 있다. 자연석에 글씨를 쓸 수 있도록 표면을 고르게 정리한 다음 구획을 정하여 글씨를 새겼다.  매향비는 팍팍한 현실 삶에서 도움을 받고자 세운 석장승과는 달리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내세(來世)에도 행복하길 바라며 세운 것이다.

 

 

▲고란리 매향비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지점에 향나무를 묻고 내세에는 미륵부처님 세계에 태어나길 기원했다. 매일 못 돌아올지도 모르는 바다로 나가는 섬 사람들은 고통과 불안을 어딘가로부터 구원받고 싶었을 것이다. 2009년 12월 신안군의 향토유적 제7호로 지정되었다.

 

 

◎수국공원

 

 도초도의 자랑 수국공원

 

 

 섬 주민이 외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도초 1호 보물는 '수국공원'이다. 신안군 도초면 지남리에 있다. 수국공원은 수국 10만 그루가 심겨진 국내 최대 규모다. 도초 수국공원은 2005년 폐교됐던 도초 서초등학교 부지에 수국 꽃을 테마로 특색 있는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마련했다.

 

 수국공원은 수국정원과 수국온실, 전통정원, 산책로 등으로 구성됐다. 산책로는 ‘변치 않는 길’, ‘지북 숲길(숲속의 신안)’, ‘소리마당’, ‘숭고한 길’, ‘소박한 길’, ‘겸손한 아름다운 길’ 등 다양한 테마로 명명됐다. 이 산책로를 따라 수국공원 정상에 오르면 도초도와 다도해상국립공원의 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수국공원 안내도(출처 : 신안군청)

 

 

 

  수국공원 내에는 수국, 산수국, 나무수국, 불두화 등 15종 3만 여주의 다양한 수국을 심었다. 수국은 과거 이승을 떠나는 이의 상여를 장식했지만 지금은 결혼식 부케를 꾸미는 데 쓰이며 상징성이 완전히 반전된 꽃이기도 하다. 2019년 6월 처음 개최된 섬수국축제는 형형색색 다품종 12만본의 수국 200만송이가 식재된 도초 수국공원에서 열렸다.  

 

 

 

수국공원 입구

 

 

 우리 여행팀은 시간관계로 공원을 산책하지 못하고 시목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수국이 만개한 때 다시 한 번 방문하리라 마음먹는다.

 

 

◎반월형의 예쁜 시목해수욕장

 

 

 도초도의 자랑 시목해수욕장은 도초도의 서남단에 자리 잡고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에 감나무가 많다고 해서 '시목(枾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시목해수욕장은 오목하게 들어선 하얀 모래사장이 일품이다. 모래사장이 반원형으로 둥글게 펼쳐져 있다. 마치 병풍을 쳐놓은 듯한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물이 수정처럼 맑고 깨끗하며, 경사가 완만하여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적합하다.

 

 

▲시목해수욕장 입구에 세운 안내판

 

▲시목해변

 

 

 시목해수욕장의 백사장의 길이는 2.5㎞, 폭은 100m의 길고 넓은 백사장에로 군데군데 모래성이 쌓아진 것이 특징이며, 해안 2km에 사방사업을 해놓아 모래사장을 감싸고 있는 주변의 산들과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매우 아름답다.

 

 

 

▲시목해수욕장

 

 해수욕장 내에는 10,000평 규모의 청소년 야영장이 있어서 특히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개천절 공휴일을 맞아 캠핑을 나온 사람들이 바닷바람을 쐬며 즐기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띠였다.

 

 

해송 숲이 잘 조성된 수림대솔길이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는 농간암이라는 바위가 있는데 날씨가 흐리면 바위가 움직이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해 말 그대로 농간하는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다.

 

 

◎도초도 먹을 곳, 잠잘 곳

 

도초횟집(도초면 오류리 976-1, 061-275-2235)는 해풍으로 말린 뒤 급랭한 민어로 만든 민어건정찜, 자연산 톳과 전복이 듬뿍 들어간 전복톳밥을 전복 내장으로 만든 특제 소스에 비비면 맛이 기가 막히다. 민어건정찜+전복톳밥(1인 2만원/2인부터). 그리고 보광식당 (도초면 발매리 9-5, 061-275-2136)은 간재미 무침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도초횟집

 

 

잠잘 곳으로는 코리아모텔 (도초면 발매리7, 061-261-8800), 창성장 (도초면 발매리 7-7, 061-275-2014), 도드람펜션(061-275-2700,군직영), 도초민박(061-275-2235), 형제민박(061-275-4989), 금성민박(061-275-1837)이 있다. 도초도 탐방을 마친 우리는 비금가산여객터미널로 이동하여 커페리를 타고 암태도 남강항으로 이동했다.

 

 

 

▲비금가산터미널(암태도로 출발) 

▲암태도로 가는 바다풍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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