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 및 교회, 학교/- 학교 관계

행복했던 양평 힐하우스에서의 한나절

by 혜강(惠江) 2019. 8. 26.

양평 힐하우스

 

행복했던 양평 힐하우스에서의 한나절

 

 

경기 양평군 강하면 강남로 489 (강하면 전수리 17-3)

전화 : 031-771-0001

 

 

·사진 남상학

 

 

 

 

 

 2019년 8월 22일, 대학 선배인 고헌식 교장님의 초청을 받고 양평 힐하우스(THE HILL HOUSE)로 향했다. 선배인 김시철 교장님과 함께 초청된 자리였다. 우리 세 사람은 같은 학교 같은 학과의 선후배간이며, 교육대학원에서 같이 공부한 사이였다.

 

 

 

▲우측으로부터 고헌식 교장, 김시철 교장, 본

 

 

 우리 세 사람의 정기적인 만남이 시작된 것은 우리 모두가 현직에서 은퇴한 뒤 고헌식 교장님의 초청으로 만났던 2016년 8월 17일 이후부터였다. 그날 식사를 끝내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던 중, 이제 바쁠 일도 없으니 가끔 만나서 살아가는 이야기라도 나누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후 우리는 각별한 인연으로 분기별로 모여 식사를 하고, 대학 시절의 회고담과 교육현장에서 느꼈던 경험들, 그동안 살아왔던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힐하우스 표지석

 

 

▲힐하우스 주 출입구

 

 

 이번에 만난 힐 하우스는 나에게는 이런저런 일로 몇 차례 갔던 곳이지만, 이곳은 방문할 때마다 독특한 매력으로 내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 이유는 멋진 정원을 갖춘 서양식 고풍스런 건물과 그 너머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남한강의 전망이 꽤나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힐하우스 시설 배치도

 

 

 

 

 이런 아름다운 풍광 속에 호텔과 연회장, 세미나 룸, 레스토랑(한식, 양식, 중식), 커피숍, 강변 노천카페, 정원과 산책길 등 휴식을 위한 각종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어 품격 높은 휴식처로서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어 이미 널리 알려진 장소가 되었다.

 

 

 

 

▲잘 꾸며진 정원

 

 

 우리는 한식전문 식당 <나루께>에서 불고기로 점심을 했다. 분위기가 좋고 서비스가 좋으니 맛 역시 우리 전통 불고기 맛 그대로다. 한국전통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갖춘 나루께에서 편안하게 맛있는 식사를 즐기실 수 있었다.

 

 

 

▲한식당 나루께 (Naruke)

 

 

▲한식당 '나루께'의 불고기 정식

 

 

 식사를 끝내고 강변 쪽 건물인 패밀리 레스토랑 <젤코바>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스테이크, 중국식코스 요리, 파스타 및 간단한 일품메뉴, 갓 구워낸 다양한 베이커리, 직접 내린 원두커피 등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격조 높은 식당이다. 우리는 이미 식사를 마친 터라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창밖으로 남한강의 전망이 확 들어왔다.

 

 

 

 

▲페밀리레스토랑 '젤코바'

 

 

 그 전망을 바라보며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현 시국에 대한 걱정으로 발전해 나갔다. 국내외 정세, 그 어느 것 하나 시원한 것이 없이 답답할 뿐이었다. 답보상태에 있는 북미대화,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한일 관계, 풀리지 않는 남북 경색 등은 물론 나라 안으로는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로 인한 안보위협, 우리 정부의 대북관에 대한 의구심, 경제적인 침체로 인한 고용 불안, 법무장관 후보자의 지명 여부를 놓고 벌어지는 정치공방이 우리를 답답하게 했다. 우리의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페밀리레스토랑 '젤코바'에서 커피를 마시다.

 

 

▲페밀리레스토랑 '젤코바'에서 내다본 남한강 물줄기

 

 

 

 이런저런 걱정을 하며 창밖으로 눈길을 주는 사이, 문득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의 시구가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일이 끝나 저물어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 (중략) …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공자도 냇물을 보며 "흘러가는 것들이 저와 같구나!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흐르는구나!(逝者如斯夫, 不舍晝夜)"라고 했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 아니듯, 저무는 것이 어디 하루뿐이겠는가. 인생도, 세월도 다 그렇게 흐르고 저문다. 흐르다 고이면 썩기도 하고 그 썩은 곳에 말간 달이 뜨기도 한다. 두 번에 걸쳐 반복되고 있는 '우리가 저와 같아서'는 그러한 자연의 섭리를 불운한 삶 그 안쪽으로 순하게 끌어안는 모습이다.

 

 

 

 

 

  이 시가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역시 농민은 아니더라도 한평생 <교육>의 현장에서 ‘삽질’을 하며 나이 80을 넘어선 사람들이다. ‘샛강 바닥에 달이 뜬다.’는 시인의 여유로운 마음이 내게 그대로 선뜻 다가오지  않는 것은 우리가 느끼는 위기 상황, 그 ‘절박함’ 때문이다. 우리의 대화는 넋두리가 아니라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었다.

 

 

 

 

 

▲야외 노천카페 Terrace, 그 아래가 남한강이다. 

 

 

   우리는 끝날 줄 모르는 이야기를 멈추고 일어섰다. 레스토랑 <젤코바>에서 나와 강변 노천카페격인 <카페 리버사이드 테라스>로 나왔다. 강변에 잇대어 녹색의 대형 파라솔이 있는 곳, 파라솔 그늘 아래 테이블에 앉아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 차를 마시는 공간이다. 평안하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곳이다.

 

 

 

 

 

 

 

▲<카페 리버사이드 테라스> 바로 아래 조성된 연밭, 연꽃은 이미 지고 없었다. 

 

 

 난간 아래는 연꽃 밭이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그 어느 것보다 연잎이 크고 넓다. 비가 올 때 우산대용으로 써도 좋을 듯했다.

 

 

 

▲산책하는 두 선배 교장님 

 

 

 

 

▲산책길에서 바라본 남한강 모습, 강 건너 매봉산이 선명하다.

 

 

 강변으로 이어진 산책길을 걷다가 정원으로 올라섰다. 잔디와 나무와 꽃과 조각 작품, 두 호텔 건물 사이를 이어주는 산책길, 그리고 초록빛의 아름다움이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 어울린다. 무엇보다 이곳의 노송들은 서양식 건물과 조화를 이루어 격조 높은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김시철 교장님과 나

 

 

 

 

 

 

 

 

▲고헌식 교장님과 나

 

 

 

 

 

 

 

 

 

 

 

 

 

 

 

 

 

 잘 꾸며진 양평 힐하우스 정원은 힐하우스에서 밝힌 것처럼 “맑은 물, 맑은 공기, 아름다운 대 자연, 그리고 질서와 도덕”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편안함과 안식을 제공하려는 기본 이념(철학)을 담고 있는 듯 보였다. 정원을 거니는 동안 어느 새 자연이 주는 친화력에 이끌려 동화되는 느낌이 든다.

 

 

 

힐하우스에서 추구하는 기업 이념

 

 

 자연이 주는 평안과 안식 … , 이것이 현대인의 지친 심신을 잠시라도 치유하는 능력이 아니겠는가.

 

 

 

 

 

 힐하우스에서의 한나절은 답답하고 복잡한 심신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자유, 정의, 진리의 전당>에서 만난 선후배의 우정을 더욱 깊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소중한 시간을 갖게 하신 선배 고헌식 교장님, 김시철 교장님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힐하우스 약도 및 가는 방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