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둘레길 (무장애길)
용마산 자락, 중랑둘레길 무장애길을 걷다.
글·사진 남상학
▲중랑둘레길
7월 5일, 아침 8시 30분 간단한 배낭을 지고 나섰다. 오늘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른다는데 집에 있으면 몸이 처질 것 같아서 아침 8시 반쯤 집을 나선 것이다. 목적지는 서울 중랑구에 자리 잡은 중랑둘레길 답사를 위해서였다.
원래 중랑구는 ‘가운데 中’, ‘물결 浪’ 자에서 보듯이 배산임수의 명당으로 자리를 잡은 곳이다. 동으로는 명산인 망우산과 용마산, 아차산으로 둘러쳐 있고 서쪽으로는 서울에서 가장 큰 중랑천이 흐르고 있는 만큼 자연환경을 잘 담아낸 명소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용마산 자락길은 지그재그식 데크로 되어 있어 누누나 걸을 수 있는 건강길이다.
이곳 산자락에 자리 잡은 중랑둘레길은 기존 2.2㎞구간(용마노인복지센터, 02번 마을버스 종점-산 정상부)에 최근 사가정공원에서 산 정상부를 잇는 3,8㎞구간을 연장하여 총 6㎞로 늘어났다. 이로써 중랑둘레은 용마산 용마노인복지센터와 사가정공원에서 산 정상부까지 좌우로 횡단하면서 오를 수 있다.
▲사가정공원에서 자락길에 들어섰다.
▲사가정공원의 서거정 시비
▲서거정 공원에서 오르는 중랑자락길 들머리
나는 지하철 7호선을 타고 사가정역에서 내려 사가정공원에서 중랑둘레길로 올라섰다. 둘레길로 접어들기 전, 서거정의 한시 한 편 읽어본다.
白髮紅塵閱世間(백발홍진열세간)世間何樂得如閑(세간하락득여한)閑吟閑酌仍閑步(한음한작잉한보)閑坐閑眠閑愛山(한좌한면한애산)
홍진에 묻혀 백발이 되도록 살아 왔는데세상살이 가운데 어떤 즐거움이 한가로움만 같으리한가로이 읊고, 한가로이 술 마시며, 한가로이 거닐고한가로이 앉고, 한가로이 잠자며, 한가로이 산을 즐기네
서거정이 나이 들어 홍진(티끌세상)을 떠나 자연 속에 묻혀 사는 즐거움을 노래한 시다. "한가로이 거닐고 한가로이 앉고, 한가로이 잠자며, 한가로이 산을 즐기네" 노(老) 학자의 흥취를 안고 발길을 옮겨본다.
▲데크길은 무장애 건강길로 누구난 걸을 수 있는 평탄한 길이다.
이곳은 이번에 연장된 자락길이다. 둘레길 산허리에 연결된 1.3㎞의 무장애 건강길을 연장함으로써 나무 데크길을 따라 어르신은 물론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어린아이 가릴 것 없이 온 가족이 찾을 수 있어서 중랑구가 명실상부한 서울의 ‘걷기천국 도시’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더운 날씨지만 숲속 길은 더위를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중랑둘레길의 명품 자락길은 입소문을 타고 서울시민에게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는 명소가 되었다. 둘레길 주변에는 둘레길 마련을 위하여 베어낸 나무 목재들을 쌓아놓은 나무더미들이 있고 그 대신 꽃나무들을 식재했다.
▲용마산 자락길은 걷기 명품길이다.
▲나무더미들과 새로 심은 꽃나무
지그재그로 된 데크길을 따라가다 보니 오거리 쉼터 정자가 나타난다. 여기서는 산 정상으로 오를 수도 있고 계속 데크길로 걸을 수 있다. 오거리 쉼터에 다다랐을 때 핸드폰에서 신호음이 크게 울렸다. 행정안전부에서 발신한 안전 안내 문자였다. “오늘 10시 서올, 경기동부, 강원 영서 폭염경보, 야외활동 자제, 충분한 물마시기 등 건강에 유의 바랍니다.”
▲이곳 출신 국회의원인 서영교 의원은 무장애 자락길 6㎞ 완공 현수막을 내걸고 축하하고 있다. 현수막 뒤로 보이는 흙길은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오거리쉼터를 지나면서 중랑자락길은 내리막길이다.
날씨도 무덥지만 오늘 내 목적은 산의 정상이 아닌 산허리의 둘레길 답사이기에 오거리 쉼터에서 데크길을 따라 약간 내리막길을 계속 걸었다. 걷다보니 북카페 겸 전망대가 나타났다.
전망대에 서니 왼쪽으로 도봉산에서 오른쪽 불암산까지의 조망이 훤히 드러났다. 산세가 우람하고 멋지다. 서울에 저런 웅장한 산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곳 북카페는 잠시 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을 비치하고 의자도 갖춰 놓았다.
▲중랑둘레길에서 만나는 전망대 겸 북카페
▲안내판과 이어지는 둘레길
이곳에서 만난 노인에게 둘레길이 북쪽으로 어디까지 연결되느냐고 물으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중랑구에 산다는 노인은 매일 중랑둘레길을 걷는다며 건강의 비결을 알려준다. 함께 걷다가 자기는 용마복지센터로 간다며 끝까지 가라며 손짓한다. 길은 곧 배밭공원으로 이어지고 곧 용마가족공원이다. 둘레길은 여기서 끝난다.
▲안내표지판으로 보아 배밭공원, 용마가족공원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배밭공원과 안내도
▲용마가족공원의 들레길 들머리, 중랑둘레길(용마산자락길)의 시작이자 마지막 지점이 된다.
용마가족공원에서 마을버스 2번을 타면 서너 정거장 지나 지하철 면목역이지만,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온 길을 역으로 다시 걸었다. 서원대 뒤쪽을 지나 북카페(전망대), 오거리 쉼터를 거쳐 사가정공원으로. 사가정공원에서 용마폭포공원 쪽으로 더 걸을 수 있지만 이곳은 아직 흙길이다.
앞으로 동양 최대의 인공폭포인 용마폭포공원까지 1.3㎞구간을 데크로 더 연장한다면 중랑둘레길은 걷기 명소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용마폭포공원
특히 중랑둘레길 북쪽에는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위인 묘소 50여기가 모셔져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니 같이 탐방해도 좋을 듯. 만해 한용운, 죽산 조봉암, 소파 방정환, 위창 오세창 선생님을 모신 묘와 유관순 열사와 함께 묻힌 합동 묘가 있어서 시민 학생의 역사문화체험학습지로 거듭나고 있으니 말이다.
▲망우묘지공원의 애국지사 및 유명인사 묘역 안내도
나는 사가정공원으로 내려오면서 사가정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시장 안에서 나는 간단한 음식으로 시장기를 메우고 7호선 지하철에 올랐다. 온몸이 땀에 젖었지만 더위 속에 걸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들머리 : 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 사가정역, 면목역에서 중랑둘레길에 올라설 수 있으나 나는 사가정역 4번 출구로 나와 사가정공원으로 진입하는 길을 선호한다.
<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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