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곽길 와룡공원, 여기 어때요?
삼청동에서 30분, 몸맘치유 위해 걸었던 숲길, 가슴 뻥 뚫리는 전경
글·사진 홍헌표 기자
▲혜화문에서 창의문쪽으로 서울성곽길로 오르면 와룡공원이다.
“서울 도심에서 30분 거리에 이런 곳이 있다니!." 언제 가도 가슴이 뻥 뚫리고 탄성이 터져나오는 힐링 스팟이 있다.
01.서울성곽길 전망대에서 보이는 성북동 주택가. 뒤쪽으로 도봉산,수락산 등이 보인다
삼청동, 대학로에서 30분 만에 갈 수 있는 서울한양도성길 1코스(혜화문~창의문간 서울성곽길) 동쪽에 있는 와룡공원 일대다.
03.서울성곽 옆 산책길. 봄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고 가을에는 단풍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주말에는 서울한양도성길 1코스를 완주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지만, 평일에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운동 삼아 이곳에 오르는 동네 주민이 더 많다. 계단이 꽤 많아 운동 부족인 사람들은 숨차게 올라야 하지만, 와룡공원 정상을 지나 말바위 전망대까지만 가면 힘들여 오른 보람을 충분히 느낄 만한 전경이 펼쳐진다. 지난 주말처럼 쾌청한 날이면 복권에 당첨된 듯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11년 전, 나는 매일 이 곳에 올랐다. 암 수술과 항암 치료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던 때였다. 건강 회복을 위해 무조건 걸어야 했는데, 와룡공원은 언제라도 걸어서 다녀올 수 있는 곳이었다.
어느 날엔 성균관대 캠퍼스를 통과해 올랐고, 또 다른 날엔 전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근처의 혜화문에서 시작해 주택가 골목을 거쳐 서울과학고 뒷길을 선택했다. 조금 욕심이 나면 이른 새벽 혜화문 쪽에서 말바위 전망대까지 오른 뒤 와룡공원으로 내려와 삼청동, 북촌을 거쳐 창덕궁, 창경궁 앞을 지나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꽃이 피고, 단풍이 들고 눈이 내리고… 이 길에서 4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건강을 회복했다.
그런 추억이 있기에 언제 올라도 많은 생각이 잠기게 된다. 왜 사느냐고, 너에게 행복은 무엇이냐고 내 스스로에게 묻는다. 하루하루 숨가쁘게 각자의 삶을 사느라 쉴 여유가 없다고 느끼겠지만, 누구든 1주일에 1시간 만이라도 자신을 위해 썼으면 좋겠다. 서울 4대문 안에 직장이 있거나 집이 있다면 그 시간을 와룡공원 걷기에 써도 후회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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