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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스페인. 포르투갈

스페인 몬세라트 수도원과 대성당, 그리고 기암괴석 바위산의 위용

by 혜강(惠江) 2019. 4. 12.

 

스페인(5) : 몬세라트 수도원과 대성당 

 

감탄의 연속, 기암괴석 바위산의 위용

 

 

글․시진 남상학

 

 

 

 

Monistrol de Montserrat역에 세운 안내판

 

 

 

 레리다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 일찍 몬세라트(Montserrat)로 출발했다. ‘톱니 모양의 산’을 뜻하는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의 북서쪽 요브레가트 강 바로 서쪽에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약 50km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곳 몬세라트에는 기암괴석의 바위산과 그 산 중턱에 카톨릭 교도들의 성지순례 필수코스인 베네딕토 수도회의 수도원과 대성당이 있다.

 

 로마인에게 몬스세라투스('톱니 모양의 산'), 카탈루냐인에게 몬트사그라트('신성한 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독특한 외형의 바위산은 해발 1,236m의 높이를 자랑한다. 마치 산이 톱니처럼 6km에 걸쳐 기암괴석으로 만물상을 이루고 있다.

 

 카탈루냐의 수호 성인인 ‘검은 마리아상’을 보관하고 있는 몬세라트 수도원은 725m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스페인 카톨릭의 최고의 성지인 만큼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몬세라트 수도원으로 오르는 산악열차 대합실

 

 

 

감탄의 연속, 몬세라트 수도원에 오르는 길

 

 

 우리는 몬세라트의 경관과 그곳에 자리한 몬세라트 수도원과 대성당을 보기 위해 레리다에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몬세라트에 도착했다. 해발 1,236m 몬세라트 산 중턱인 725m에 자리 잡은 몬세라트 수도원 수도원까지 가는 데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케이블카와 산악열차(Cremallera), 두 개가 있다. 버스도 수도원까지 올라가지만 오전 9시 15분에 딱 한 대만 출발하기 때문에 우리 같은 패키지 여행객이 이용하기엔 불편하다.

 

 Monistrol de Montserrat역에서 산악열차를 탔다. 수도원까지 올라가는 10분여의 시간 동안 나는 끊임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놀람'과 '감탄'의 세계가 경이로웠다. 열차가 비탈길을 오르는 순간마다 펼쳐지는 산세와 경관이 참으로 놀랍다. 이렇게 감탄이 연속되는 10분여의 짧은 시간이 지나자 산악열차는 바위산을 병풍 삼아 앉아있는 아름다운 수도원 앞마당에 정차한다. 발을 내딛자마자 앞에 펼쳐지는 풍광은 마치 신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조각공원에 들어선 느낌이다.

 

 몬세라트가 가우디의 대표 건축물이면서 그의 사후 100년을 기념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바르셀로나 '성 가족 성당(Templo de la Sagrada Familia)'의 모델이 된 곳이란 걸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가우디는 생전에 자기 입으로 몬세라트가 자신의 예술과 삶에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지역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은 거대한 바위산에 자리를 잡았다.

 

 

성지 순례자들의 필수 코스, 몬세라트 수도원

 

 

 몬세라트 산에 있는 몬세라트 수도원의 정식 명칭은 베네딕스 산타 마리아 몬세라트 수도원이다.  몬세라트 수도원은 몬세라트의 거대한 바위산이 둘러쳐진 곳에 1025년 성모 마리아의형상이 나타난 것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기독교의 성지다. 붉은색을 띤 사암과 역암(礫岩) 산봉우리들이 침식작용 때문에 들쭉날쭉하고 거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거대한 산기슭의 깊이 패인 협곡의 가장자리(고도 730m)에 자리를 잡았다.

 

 9세기에 처음 알려진 수도원은 이후 증․개축되었지만 1811년 프랑스 나폴레옹의 군대에 의해 상당한 부분이 파손되었고, 수도사들도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 후 19세기 중반에 들어와서야 다시 재건에 들어가고 수도사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했다. 20세기 초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어 현재는 베네딕토 수도회의 수도원으로 약 80명의 수도사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 수도원 안에는 바실리카 대성당이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에 수많은 순례자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13세기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소년 성가대이자 세계3대 소년합창단으로 손꼽히는 에스콜라니아(Escolania) 합창단의 합창을 현장에서 직접 듣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카탈누냐의 성인인 검은 성모상을 보기 위해서다. 이 두 가지는 모두 몬세라트 대성당에서 만날 수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 건물과 조각들

 

 

 

천상의 목소리

에스콜라니아의 합창이 울려 퍼지는 몬세라트 대성당

 

 

 몬세라트 대성당은 수도원 내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대성당 정면의 파사드는 네오 르네상스 양식으로 예수님과 12제자를 조각해 놓았는데 원래는 은으로 세공된 파사드였지만 1900년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재건하였다고 한다. 몬세라트 대성당 바실리카 내부는 고딕부터 르네상스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양식으로 화려하고 섬세하게 꾸며져 있고 성당 곳곳에 카탈루니아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르네상스 양식의 정면에는 예수와 제자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조각돼 있다.

 

 

 

 

 

 

 

 

 

 

▲성전 내부의 모습

 

 

 

블랙 마돈나, 라 모레네타(La Moreneta) 성모상

 

 몬세라트 대성당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는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왼쪽은 성당 1층 내부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은 성당 2층에 자리한 블랙마돈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블랙마돈나인 검은 성모상은 에나멜을 입힌 대성당의 화려한 제단 뒤편 2층에 자리하고 있다. 검은 성모상은 몬세라트를 카탈루냐에서 가장 장엄한 성지로 만들었다.

 

 

‣검은 성모상(La Moreneta)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성모상은 특이하게도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는데, 치유의 능력이 있다고 전해지는 카탈루나의 수호 성인이다. 성 루카에 의해 만들어지고 50년 성 베드로에 의해 이곳 몬세라트로 옮겨왔다고 한다.

 

아랍인에게 강탈당하거나 파괴될 것을 염려해 수도원에서 30분 정도를 더 오르면 나오는 산타 코바 (Santa Cova, 거룩한 동굴) 안에 숨겨 두었는데, 880년 어느 날 한 양치기 소년이 동굴 한 곳에서 성스러운 빛이 뻗어 나와 들어가 보니 이 성모상이 있어서 그 후 수도원에 모시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고고학자들이 현대과학의 힘을 빌어 조사해본 결과 12세기에 만들어진 조각상으로 추측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또 성모상이 검은 이유에도 여러 가지 설(說)이 있다. 원래부터 검은 색이 아니었는데 오랜 세월 신도들이 바친 등불에 그을려 검게 된 것이라는 설과 표면에 입힌 은박이 산화된 것이거나 고대 신앙에 기원이 있다는 설 이 전해진다.

 

  현재 검은 성모상은 유리로 보호되고 있지만 오른 손에 들고 있는 공은 오픈 되어 있어 이곳을 만지고 기도하거나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 언제나 그 앞에는 관광객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미사를 위해 이미 출입이 차단된 때여서 검은 성모상도 보지 못해 몹시 아쉬웠다. 여기 올린 사진은 아쉬운 마음에 자료화면으로 올린 것이다.

 

 

 

몬세라트 산타 코바 동굴 안에서 12세기경 발견된 검은 성모상

(자료 화면 : glory_rosa의 블로그)

 

 

 

*에스콜라니아(Escolania) 소년 합창단

 

 14세기 무렵부터 존재했다는 몬세라트의 에스콜라니아 합창단은 빈 소년 합창단, 파리 나무십자가 합창단과 더불어 세계 3대 소년 합창단으로 알려져 있다. 몬세라토 대성당에서는 매일 에스콜라니아 소년 합창단의 합창을 들려준다. 성당 내부를 구경한 뒤 에스콜라니아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람 순서다. 우리가 성당에 입장한 것은 일요일 오전 10시 20분, 11시 드려지는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꽉 짜여진 일정을 소화하는 관광객으로서는 미사를 기다릴 수 없어 머릿속으로 미사의 장면을 그려볼 뿐이다. “미사가 시작되고, 성가대의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침묵이 흐른다. 드디어 하얀 복장을 한 합창단원들이 줄 맞춰 나와 자리한다. 오르간 반주가 시작되고 맑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SALVE I VIROLAI’를 부른다. 성스러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들의 손이 절로 모아진다. 불과 10여분의 짧은 공연이지만, 성가가 성당에 울려 퍼지는 동안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메마른 마음에 잠시 잊고 있던 마음의 평화가 찾아든다.”

 

 

 

에스콜라니아 합창단이 성가를 부르고 있다. (자료회면)

 

 

 

  대성당을 나와 고개를 드니 까마득히 암벽 급경사를 기어오르는 산악 궤도열차 푸니쿨라가 보인다.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하다. 정상의 산타 코바로 오르내리는 궤도 열차다. 오르지 못하고 바라보는 심정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산타 코바로 오르내리는 궤도 열차(상)와 산정의 십자가

 

 

  전망대로 걸어가며 주변 경치를 다시 둘러본다. 멀리 가까이 암벽이 연출하는 기암괴석의 만물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한 미사요, 예배가 된다. 바위산이 펼쳐내는 신묘한 광경,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우리 하나님의 작품들이다. “천지를 만드신 이가 무엇인들 만들지 못하겠는가” 웅장한 자연 앞에 서니 마음이 절로 낮아지고 겸손해진다.

 

 

 

▲필자와 아내

 

 

 

 우리는 산악열차를 다시 타고 내려와 마지막 여행지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바르셀로나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이 걸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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