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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스페인. 포르투갈

톨레도, 천연 요새 위에 세원진 고색창연한 스페인 옛 수도

by 혜강(惠江) 2019. 4. 10.

 

스페인(3) : 톨레도

 

천연 요새 위에 세원진 고색창연한 옛 수도 

 

 

글•사진 남상학

 

 

 

 그라나다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우리는 북쪽으로 370㎞ 달렸다. 다음 행선지인 톨레도를 가기 위해서였다. 피곤하고 지루하기도 하여 잠깐 눈을 붙이면서도, 톨레도는 소설 '돈키호테'의 주인공, 돈키호테와 그의 시종 산초가 살던 곳, 스페인의 카스티야-라 만차(Castilla-La Mancha) 지역이다이었다는 점에서 기대와 관심이 점점 고조되는 느낌이다.

 

 '라 만차'라는 단어 자체가 '마른 대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다 돈키호테의 분위기까지 겹쳐, 이 지역을 상상하면 건조한 땅과 모래 바람 같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사실 이 지역의 진짜 볼거리는 그런 풍경들이 아니다. 

 

 

 

톨레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알카사르, 지금은 군사박물관으로 사용중(우), 털레도 대성당(좌)

 

 

 

유네스코 관광도시로 지정된 톨레도

 

 

 약 4시간을 달려와 도착한 톨레도는 지형적으로 3면이 타호강에 둘러싸여 있는 천연 요새처럼 보였다. 그래서 중세의 풍광이 제대로 유지된 성곽도시의 분위기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일찍이 스페인의 옛 수도였던 톨레도는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예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기원전 2세기 로마의 식민 도시를 거쳐 8세기 서고트 왕국의 수도가 되었고, 그 후 이슬람 세력에 점령되어 1085년 알폰소 6세가 무혈 입성할 때까지 400여 년간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던 곳이다. 그래서 톨레도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문화가 하나로 어우러진 다문화도시가 되었다.

 

 

 

경사가 급한 구릉지에는 용설란이 자라고 언덕 위에 집을 지었다.

 

 

 무어인들이 지배하던 시기에는 ‘톨레도의 칼’로 대변되는 철제 생산과 경공업이 크게 발달하여 황금시대를 맞이했지만, 15세기에 수도가 마드리드로 옮겨지자 톨레도는 침체기를 걷게 되었지만, 스페인 문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곳으로 간주되어 시 전역이 국립기념지로 선포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의 세계문화 유산도시로 지정되어 관광도시로서 크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바로 톨레도 대성당. 유럽의 고딕양식 성당 중 가장 뛰어난 건축물로 꼽히는 톨레도 대성당은 수석 성당으로도 사용되고 있다.이 성당에는 엘 그레코, 고야, 반다이크 등 화가들의 그림들이 소장된 박물관도 있다.

 

 타호(Tajo) 강이 반원을 그리며 흘러가고 있어 마치 강물에 둘러싸인 거대한 요새처럼 보이는 톨레도에 들어가기 위해선 16세기에 세워진 비사그라(Bisagra) 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문을 지나면 미로처럼 얽혀 있는 고풍스러운 골목길을 마주하게 되고, 시간이 멈춰버린 듯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고샅을 헤쳐 나가다 보면 소코도베르(Zocodover) 광장이다. 광장 주변으로 톨레도 대성당과 산토 토메(Santo Tome) 성당 등 주요 관광지가 모여 있어 톨레도 관광은 하루면 족하다.

 

 

 

 

 

 

 

  

 

▲톨레도의 이모저모

 

 

톨레도관광의 시작점, 소코도베르 광장

 

 

 알카사르와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소코도베르 (Zocodover) 광장은 톨레도를 대표하는 중요한 삶의 지표로 과거 이곳에서는 가축을 사고팔던 시장이었다. 현재는 꽤 아담한 광장으로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바나 카페테리아에서 차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이곳은 보통 톨레도 관광의 시작이 되는 지점이며 대부분의 톨레도 여행사에서 행사하는 대부분의 로컬 투어를 이곳에서 시작한다. 광장 주변의 카페테리아는 관광객과 시민들로 항상 북적인다.

 

 

 

 

 

 

 

▲톨레도의 중심 소코도베르 광장, 톨레도 관광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소코트랜을 타고 톨레도 최고의 '뷰 포인트'에 어르다.

 

 

 먼저 톨레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톨레도를 조망하기 위해서 구시가지 남쪽 언덕으로 오른다. '파라도르 데 톨레도(Parador de Toledo)'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고풍스런 톨레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오르려면 톨레도 관광의 시작점이 되는 스코도베르 광장에서 출발하는 미니 기차 스코트렌(Zocotren)을 탄다. 꼬마기차를 타고 경사가 급한 구릉지를 오르는 동안 볼 수 있는 타호강 협곡 또한 장관이다.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톨레도의 구시가지는 경사가 급한 구릉지에는 용설란이 무리지어 자라고 골목마다 매력이 넘친다.

 

꼬마기차에서 내려 바라본 도시의 모습은 ‘엘 그레코’의 작품 ‘톨레도의 풍경’ 그대로였다. 마치 중세로 시간여행을 떠나온 듯 고색창연한 중세풍 도시의 분위기가 가히 환상적이다. 특히 야경도 매우 아름다워서 이곳 호텔에 투숙하는 관광객도 많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이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쁘다. 우리 부부 역시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파라도르 데 톨레도(Parador de Toledo)'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

 

 

스페인 카톨릭의 본산, 톨레도 대성당

 

 

 똘레도 대 성당은 톨레도 중심부에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며 서 있다. 이곳은 원래 이슬람사원이 있던 자리였는데, 스페인이 이슬람 세력과 벌인 나바스 데 똘로사 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페르난도 3세의 명에 따라 1226년 착공하여 1493년 완성하였다. 그 후 세월이 지나면서 증축과 개축을 반복하면서 그 시대를 대표하는 많은 예술가들의 손길을 거쳐 현재의 엄청난 규모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니까 톨레도 대성당은 자그마치 266년 동안 지어진 역작이다.

 

 성당 내부는 길이 120m, 넓이 90m, 가장 높은 천장이 33m 에 달하는 커다란 규모로 그 화려함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고딕 양식의 스페인 대성당들 가운데 가장 스페인적이라고 평가받는 톨레도 대성당은 인간이 만든 건축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현재는 스페인 카톨릭의 총본산이다.

 

 

 

 

 

 

 

 

 

 

 ▲톨레도 대성당의 외관

 

 

 예술성을 갖춘 이 대성당의 많은 건축 작품들 가운데 성가대석, 커다란 제단 뒤의 장식 레타블로마요르, 화려하게 장식된 돈알바로데루나 부속 예배당, 자라브 예배당, 참사회의회장 등이 특히 뛰어나다.

 

 

 

 

 

 

 

▲어머어마한 규모로 그 화려함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상(像)

 

 

 

 

▲아름다운 청정화, 맨 아래  채광창 아래에 그려진 천사와  군중의 조각상은 가히 압권이다.

 

 

 

▲중앙 제단의 장식과 그림이 웅장하고 화려하다.

 

 

 본당 보물실에는 16세기 초 엔리케 데 아르페가 만든 성체용기 (성체 현시대 Custodia가 보관되어 있는데 5,000개의 금, 은, 보석으로 만들어져 무게가 무려 180㎏, 높이가 3m가량 된다. 그 앞에 서면 그 화려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성체 현시대(顯示臺)

 

 

 그리고 본당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성가대석에는 그라나다가 함락되는 전쟁 장면을 세밀하게 묘사해 놓은 조각이 있다. 성물실에는 엘 그레고의 종교화와 고야, 반다이크, 모랄레스와 그 밖의 화가들이 그린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마치 작은 미술관에 온 것처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엘 그레코’의 걸작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Espolio)>

 

 

 어느 그림 앞에 관광객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보니 엘 그레코의 ‘옷 벗기기 전의 예수’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었다.

 

 

 

  

 

▶산토 토메 성당

 

 

 14세기에 재건된 무데하르 양식의 탑이 있는 성당으로 톨레도에서 작품활동만 40년 이상 해온 정교화의 대가인 엘 그레코의 걸작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 전시되어 그림이 있다.

 

 그림은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에서 백작의 영혼을 하늘로 데려가는 성 스테판과 성 어거스틴 두 성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천상계인 상부와 지상계인 하부로 이루어진 이 그림은 상단은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가 영혼을 맞이하는 천상을, 하단은 장례가 치러지는 지상을 상징한다. 중앙 부분에는 천사가 팔을 감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는 백작의 영혼을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산토 토메교회

 

▲톨레도 대성당 맞은 편에 있는 시청사

 

 

▲고풍스러운 톨레도 구시가지 관광

 

 

 

 

 

 

 

 

▲구시가지 골목과 상점들

 

 

  톨레도 관광을 마친 우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북동쪽으로 약 67km 거리에 있는 마드리드로 행했다. 1시간 쯤 걸려 마드리드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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