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및 정보/- 이집트, 아프리카

모로코 이프란 · 페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대 도시

by 혜강(惠江) 2019. 4. 6.

 

모로코 (6) : 이프란 · 페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대 도시 페스

 

모로코의 ‘작은 스위스’ 이프란 경유

 

 

 

 

·사진 남상학

 

 

 

 

 

▲ 페스 메디나의 골목길

 

 

 

  오늘은 여행 다섯째 날 사막을 탈출하는 날이다. 어제 다데스, 토드라, 메르주가까지의 6시간 이상의 이동시간과 두 협곡과 사막 투어를 빡빡하게 진행한 것을 감안하면 늦잠을 자도 모자랄 판인데 새벽 4시기상, 4시 30분 아침식사, 5시 30분 출발이란다.

 

 왜냐 하면, 이프란, 페즈를 거쳐 스페인으로 가는 페리가 뜨는 모로코 북부 탕헤르 지역의 숙소까지 가야 하는 일정 때문이다. 이에 맞춰 어제 잠자리에 들기 전 미리 캐리어를 싸놓고 단잠에 빠졌다가 일어났다.

 

 호텔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끝내고 메르즈가를 출발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날이 아직 밝지 않는 상태였다. 우리의 버스는 미델트를 지나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모로코의 작은 스위스’라고 불리는 이프란 (Ifrane)에 도착했다. 미델트는 미들 아틀라스 산맥 동쪽에 위치한, 광산 개발을 위한 근거지로 형성된 작은 마을이며, 이프란은 페스 남쪽에 자리한 작은 도시이다.

 

 

 

 

 

▲모로고 들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양들

  

 

 

모로코의 ‘작은 스위스’ 이프

 

 

 

 이프란은 모로코 아틀라스 산맥 중부 고지대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고산 기후로 인해 아프리카에서 겨울철 가장 추운 곳이다. 고산 기후의 영향으로 모로코의 다른 도시들과 달리, 뾰족뾰족한 알프스풍의 건물이 많아 모로코의 ‘작은 스위스’라 불린다. 스키장이 많이 들어서 있고, 모로코의 부촌들이 몰려 있으며 프랑스인의 별장도 있다. 그래서 이프란은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 휴양과 힐링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프란에서 자유롭게 도시의 이곳저곳 기웃거리면 쉽게 유럽풍의 건물들을 볼 수 있고, 길옆 작은 공원 한 모퉁이에 돌로 깎아 만든 사자바위가 명물이다. 잠시 자유시간을 보내다가 천 년의 역사를 지닌 페스로 이동했다. 이프란에서 페스까지는 약 1시간 소요.

 

  

 

 

 

 

 

 

 

▲유럽풍의 이프란 건축물

 

 

▲이프란의 명물, 사자상

 

 

 

천 년의 역사를 지닌 고대도시, 페스(Fes)

 

 

 

   페스는 모로코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천 년이 넘은 마라케시보다 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페스는 6세기 후반 이드리스 1세가 이곳에 터를 잡았다. 이후 왕권을 물려받은 이드리스 2세가 페스 강 서쪽에 도시를 건설하면서 도시의 규모가 커졌다. 이후 수도가 다른 지역으로 바뀌었지만 페스는 14세기경에 문화적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거듭 성장했다.

 

   아틀라스 산맥의 북쪽의 지중해 연안 쪽에 있는 페스는 페스 강과 세부 강의 합류점 바로 위, 페스 강가, 올리브 숲과 괴수원으로 덮힌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다. 볼거리로는 페스 지구(페스엘자디드)에는 왕궁과 13세기 다색 채색의 미나레트로 유명한 대사원이 있다. 그러나 여행자들에게는 미로처럼 얽힌 골목(구 메디나)이 단연 최고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페스 구 메디나

 

 

 

 모로코 페스 구 메디나는 천년의 역사를 지닌 도시이자 미로(迷路)의 도시이다. 패스를 상징하는 대문격인 불루게이트로 들어서면 패스 메디나의 골목이 시작된다. 블루게이트는 신시가지와 메디나를 연결한다.

 

 

 

 

패스 메디나로 들어가는 대문격인 불루게이트

 

 

 

 메디나의  약 9,000여 개의 좁은 골목은 출입문을 통해 한꺼번에 수많은 병사들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설계되었고, 화살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이드리시 1세가 이 도시를 만들 때 '만인이 평등한 도시'를 꿈꾸었기 때문에 외관상으로 부유함의 정도를 알 수 없이 똑같은 창문과 출입문, 장식 없는 벽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메디나는 중세 시대의 고풍스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198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페스 왕궁

 

 

 

 옛 도시의 비좁은 골목길 양 옆으로 갖가지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들어서 있고, 가죽과 도기 제조 같은 전통 공예품을 만들어 이 구역의 재래시장에서 팔고 있다. 가끔 골목에는 짐을 실은 당나귀, 수레들이 지나가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 골목길에 들어서면 누구나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듯 즐비한 구경거리에 마냥 즐거워한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다가 길을 잃게 되니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메디나 골목 풍경

 

 

 

 골목에서 우리는 청동가게로 유명한 상점에 들렀다가 가죽 염색 공장을 방문했다.

 

 

 

 

 

 청동가게 진열작품(상)과 세공 작업 중인 장인 

 

 

 

천연 가죽염색 공장 견학

 

 

 

 우리는 구 메디나 투어 중 한 골목에서 가죽제품으로 유명한 상점으로 안내되었다. 이곳은 가죽 지갑, 허리띠, 구두, 가방, 가죽옷 등 다양한 가죽제품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모로코를 대표하는 가죽제품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페즈의 가죽은 역사와 품질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유명 브랜드 담당자들도 가죽 제품만큼은 모로코 가죽을 최고로 친다고 한다. 

 

 

 

 

 

 

 

 

  1층. 2층에 진열된 가죽제품을 구경하고 3층으로 안내되는 계단 앞에서 민트 잎을 한 움큼씩 나누어 준다. 영문을 모른 채 받아들고 계단을 올랐다. 3층 발코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가까이 가 보니 눈 앞에 가죽 염색을 하고 있는 거대한 작업장 테너리 (Tennery)가 내려다 보였다. 이 염색공장에서는 지금도 수 백년 전 방법 그대로 가죽을 염색한다고 한다.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도 지정이 되어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내려다 보니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염색 통들이 놓여있다. 작업 인부들은  염색 자료로 사용하는 비둘기 똥과 소 오줌, 물고기 기름, 동물의 지방 같은 천연 재료를 섞은 염색용 액체가 가득 담긴 통속에 들어가 발로 밟고 작업을 한다. 이 때 재료에서 풍기는 악취가 코를 찌른다. 입구에서 나누어 준 민트 잎은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나누어 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민트 잎을 씹거나 코에 대고 냄새를 중화시키는 모습 또한 진풍경이다.

 

 

 

 

 

 

 ▲가죽제품점과 염색공장에서 일하는 작업공들

 

 

 

  우리는 골목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들었다. 겉모습은 좁고 허슬한 골목에 있는 집이었지만 과거 왕실에서 사용했다는 건물 내부는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웠다. 알고 보니 이 골목식당에서의 식사조차도 페스의 골목투어의 일부였다.

 

 

 

 

 

▲페스 메디나의 한 전용식당(상)과 음식(하)

 

 

 

 블루게이틀 뒤로하고 메디나를 벗어날 즈음,  차창을 통해 카메라로 잡은 이색적인 풍광 하나는 페스 공동묘지,  새하얀 묘지기 끝없이 펼쳐지는 모습이 꽤 이국적이다. 페스 메디나를 둘러싼 공동묘지는 페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출사(出寫) 명소라고 한다.

 

 

 

 

▲이동 중 페스의 공동묘지를 발견하고 찍은 사진

 

 

 

 점심을 마친 우리는 내일 스페인으로 건너가는 페리를 타기에 가까운 아실라의 알 카이마(AL KHAIMA HOLTEL)로 이동했다. 그런데 가는 도중, 인솔자로부터 반갑지 않은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지브롤터 해협에 풍랑이 심해 오늘 운행하는 페리의 출항이 전면 금지되었다는 것이다.

 

 예보에 의하면 내일도 풍속이 줄지 않아 이런 추세라면 내일 2시 30분 출항 예정인 우리의 일정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는 것. 숙소에 도착하니 거친 바람이 몰려와 큰 나무를 심하게 흔들릴 정도였다. 숙소에서 호텔식 늦은 저녁을 든 우리는 내일을 염려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