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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이집트, 아프리카

모로코 사막투어, 광활한 사하라에서 즐기는 멋

by 혜강(惠江) 2019. 4. 6.

 

모로코(5) : 사막투어

 

광활한 사하라에서 즐기는 멋 

 

 

 

글·사진 남상학

 

 

 

 

 

 

 

 

  토드라 협곡에서 점심을 먹고 무려 3시간 30분을 달려 사하라 사막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이곳 메르주가(Merzouga)에 도착했다. 메르주가는 광대한 사막으로 들어가는 전진기지라고나 할까? 예전에는 소수의 베르베르인이 살았지만 지금은 사막 여행자를 위한 상업도시로 변모했다. 사막 한 가운데 덩그러니 자리한 건물 몇 동이 메르주가임을 알려준다.

 

 메르주가 자체는 따로 볼거리는 없다. 여행자들이 이곳에 오는 이유는 낙타 사파리투어가 고작이다. 우리 역시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사막호텔 NOMAD PALACE에 짐을 풀고 쉴 틈도 없이 사하라의 진면목을 만나기로 했다.

 

 

 

 

▲사막 한 가운데 있는 호텔이 멀리 보인다.

 

 

▲우리가 투숙한  사막호텔 'NOMAD PALACE'

 

 

 

광대한 사하라 사막

 

 

 

 사하라 사막은 북아프리카 북부에 있는 붉은 사막이다. 서쪽 모로코에서부터 동쪽 이집트까지 북아프리카 전반에 걸쳐 초대형 규모를 자랑한다. 면적만 약860만㎢로  동서길이 약 5,600km 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이다.

 

 그 사막은 대부분 암석 고원과 소금, 모래로 구성되는데 우리가 아는 모래사막은 전체 면적의 20%에 불과하다. 정치적 이유로 일부 지역은 관광객이 접근할 수 없지만, 모로코나 리비아, 튀니지의 사구는 가능하다. 그중 가장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모로코다.

 

 

 

 

▲사하라사막 모래언덕에 올라 환호하는 관광객들

 

 

 

 학교 시절 수업시간에 배워 익히 알고 있는 사하라 사막, 언젠가는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동경의 땅 사하라. 모로코 여행의 백미는 사하라 사막투어다.  우리는 모로코가 선사하는 사하라에서의 사막투어를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숙소에 여장을 풀고 간단한 소지품만 챙겨 나왔다. 우리는 먼저 사하라 랜드크루저에 참가했다. 바람이 심하여 모래 폭풍이 일면, 미세한 모래 입자가 들어가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다는데, 오늘은 다행이 하늘도 맑고 바람이 없어 다행이었다.

 

 

 

 

사막을 달리다

-액티비티 사막 사파리(Desert Safari)

 

 

 

모래언덕을 종횡무진 질주하는 사하라 랜드 크루저

 

 

 

  우리는 4인 1조로 개조한 사륜구동차에 올라탔다. 이 차를 타고 한 시간 가량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을 종횡무진 질주하게 된다. 차량은 속도를 올리며 모래사구의 구릉을 곡예하 듯 질주했다. 경사진 모래언덕을 가로질러 또 다른 언덕으로 이동하며 아찔한 순간을 연출했다.

 

 경사진 언덕을 오르내릴 때는 “이러다가 전복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운전사는 능숙한 솜씨로 차량을 몰아간다. ‘질주 본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릴만점 그대로다.

 

 사막 한가운데 능선 위에서 잠시 내려 휴식하면서 바라보는 주변은 모두 고운 모래사막뿐이다. 순간, 시인 이육사의 <광야>의 첫 대목이 머리를 스쳤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광활하기 그지없는 망망한 대해나 다름없는 모래 들판이다.

 

 

 

 

 

 

 

 

 

▲모래언덕을 달리며 스릴을 느끼는 사막투어

 

 

 

▲사막 한 가운데서 차량을 멈추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기사와 기념 촬영

 

 

 돌아오는 길에는 사막의 천막촌인 베이스캠프도 보여준다. 여행자들이 잠시들러 휴식을 취하거나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시설이다. 밤에는 사막 위로 쏟아지는 별을 관찰할 수도 있도록 모닥불을 피우는 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지만, 사막에서 사륜구동차를 타고 거침없이 달렸던 기분은 나에게 평생 입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사막의 천막촌인 베이스캠프

 

 

 

낙타를 타고 모래사막을 걷다.

-낙타 석양투어

 

 

 

▲광활한 사막에서 낙타투어에 나선 관광객들

 

 

 

  우리는 또 하나, 사막에서만 즐길 수 있는 낙타 사파리투어에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의 주 포인트는 낙타를 타고 모래 사막 한 가운데서 사막 위로 지는 석양을 감상하는 것이다.

 

 살아 있는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걷는 일이어서 많은 여행자들이 걱정을 하지만, 낙타를 타본 경험이 없더라도 크게 염려할 것이 없다. 땅바닥에 엎드린 낙타에 올라타는 건 별일 아니다. 다만 낙타가 앉은 자세에서 일어설 때 앞뒤로 고꾸라지지 쉬우므로 손잡이를 잘 잡고 리듬을 타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낙타에 올라타면 베르베르인 낙타꾼이 인도하는 대로 낙타는 행렬을 지어 앞으로 전진한다. 낙타가 모래 언덕의 사면(斜面)을 오르내릴 때도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손잡이에 집중하면 걱정 끝. 낙타 사파리는 해가 지는 석양에 맞춰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사막에 들어갈 때 한번, 나올 때 한번 탄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 언덕, 그 위를 묵묵히 걷는 낙타들의 행렬, 낙타가 사구를 하나둘 넘어 갈수록 사하라는 제 속살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구릉에 오르면 낙타도 사람도 쉴겸 낙타에서 내려선다. 낙타에서 내리면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기념사진을 찍고 끝없이 이어지는 구릉을 걸어 올라간다. 사하라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보고 싶어서다.

 

 

 

 

 

 

 

▲낙타투어에 참가한 필자

 

 

▲사막의 낙타타에서 함께한 우리 부부

 

 

 

 

 

 

 

 

  그러나 낙타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사하라의 저녁 해가 모래 언덕에 걸리는 시간, 낙조의 순간이다. 하늘이 황금색으로 변하고, 다시 다홍색, 그리고 빨간색으로 바뀌는 놀라운 스카이 쇼를 연출한다. 지평선으로 지는 해가 만들어내는 이색적인 색감. 눈을 의심하게 하는 비현실적인 경관은 오래도록 여행자의 가슴에 남는다.


  해 뜨는 동방의 대한민국에서 와서 이곳 지구의 서쪽 끝 사하라의 해 지는 광경을  본다는 사실이 얼마나 경이로운가?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모래언덕 너머로 지는 해를 마음껏 감상하며 사하라를 노래한 김수우 시인의 ‘성(聖) 발바닥’  을 머리 속에 떠올려본다.

 


  사하라의 노을을 넘다가 /  신발을 벗고 동쪽을 향해 / 무릎 꿇는다.

  모래 비탈에 입맞추며 기도하는 / 흰옷 입은 모슬렘 사내 / 왜 엎드린 사람의 키가 더 클까 / 위대한 건 신이 아니라

  모래로 빚어진 나그네다 / 흙먼지에 수만금 갈라진 성발바닥

  옷자락 날리며 핏빛 산맥을 다시 걸어가는 / 모래만 내짚는 모랫덩이의 / 맨꿈, 맨뒤꿈치 / 그 삼억만년 퇴적된.

 

 

 형용하기 힘든 감동을 안고 낙타를 타고 돌아오면 어느덧 어스름이 깃든다. 그 어스름은 억만 년 세월 속 적막 속에 다시 묻히는 사하라.  

 

 

 

 

 

 

▲사막에 해가 지고 있다.

 

 

▲낙타투어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저녁을 먹고 나면 사막의 밤하늘을 감상할 차례가 된다. 유난히 새까만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과 별똥별은 그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곳.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가장 건조한 이 사하라 사막에서 쏟아지는 별을 감상할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상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막의 밤은 그래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밤이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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