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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이집트, 아프리카

모로코 아이트 벤 하두, 베르베르족의 거주지인 요새도시

by 혜강(惠江) 2019. 4. 5.

 

모로코(3) : 아이트 벤 하두

 

 

베르베르족의 거주지인 요새도시, 마을 전체가 영화 세트장 같아

 

 

 

 

·사진 남상학

 

 

 

 

 

 

 

 

 

 붉은 색으로 채색된 마라케시의 삶의 모습과 독특한 건물들을 눈에 담고 다음 여행지 아이트 벤 하두 (Ait Ben Haddou) 로 출발했다. 아이트 벤 하두는 마라케시를 기준으로 동남쪽 방향으로 아틀라스 산맥의 허리를 타고 넘어야 한다.

 

 

 

 

아틀라스 산맥을 넘다.

 

 

 

 모로코·알제리·튀니지에 걸쳐 있는 아틀라스 산맥은 대체로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있는 산맥으로 길이는 약 2,400 km이다. 가장 높은 산은 높이 4,167m의 투브칼 (Toubkal) 산이다. 아틀라스 산맥은 지중해와 대서양으로부터 사하라 사막을 가로막고 거대하게 솟아 있다.

 

 마라케시에서 아이투 벤 하두나 사하라사막으로 가려면  아틀라스산맥을 무조건 넘어야 하는데, 특유의 장엄한 풍경이 이채롭다. 붉은 협곡을 옆에 끼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간다.  그 동안 드문드문 흙집들이 보인다. 유목민인 베르베르족들이 살고 있는 전통마을 카스바(qasba)다. 이들은 이 척박한 땅에서 어려움을 무릎쓰고 오랜동안  자신의 언어·전통·신앙을 지키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가는 길에 베르베르인들이 사는 집과 시장이 보였다. 대부분 이 땅에서 나는 과일과 가죽, 의류 제품들이다.

 

 

 

 

사막으로 가는 길에 만난 만년설

 

 

 

 우리가 탄 버스가 한 시간 남짓 산길을 오르자 뜻밖의 선물이 다가왔다. 멀리 아틀라스 산맥의 높은 산정에 흰 눈이 쌓인 것이 보였다. 겨울에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남아 있다. 사하라 사막으로 가는 길에서 만년설을 만나다니, 너무나 신기해서 모두 탄성을 지른다.

 

 

 버스 기사는 친절하게 전망 포인트에 차를 멈추고 이 광경을 마음껏 즐기고 사진을 찍는 시간을 주었다. 차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전망 포인트에서 세찬 바람을 마다않고 엄청난 규모의 만년설을 눈과 사진으로 담기 바쁘다. 

 

 

 

 

 

 

▲아틀라스 산맥의 산정에는 아직 눈이 덮여 있다.

 

 

 

 

 잠시 들른 산정의 휴게소 안에서는 이 산맥을 넘는 여행자들을 위하여 따근한 커피를 판다. 휴게소에는 벽난로와 그 위로 장총을 걸어놓았다. 그만큼 날씨가 혹독하고 맹수의 위협을 느낀다는 뜻일 게다.

 

 휴게소에서 파는 기념품 중에는 각종 돌 화석 많았다. 그 이유는 이 지역이 과거에는 바다였는데 지각 변동에 의하여 융기한 것이어서 조개, 고둥 등의 화석이 도처에서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휴게소에 딸린 기념품점에서는 주변에서 발견된 바다생믈의 화석이 많았다.  

 

 

 

 

마라케시 남부의 사막도시, 아이트 벤 하두

 

 

 

 마라케시에서 아틀라스 산맥을 넘은 버스는 약 2시간 30분쯤 지나 마라케시 남부에 있는 사막도시 아이트 벤 하두(Ait-Ben-Haddou)에 도착했다. 모로코 아틀란스산 남쪽에 위치한 아이투 벤 하두는 마을 전체가 방어벽으로 요새화되어 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던 베르베르족이 11세기에 사막의 대상(隊商)들을 위하여 암석사막 위에 성채 형상으로 건설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아프리카의 남쪽에서 나오는 생산품과 지중해에서 나오는 생산물이 아틀라스 산맥을 통해서 교역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낙타행렬이 소금을 싣고 사하라 사막을 건너 아틀라스 산맥을 넘어 마라케시로 갔다가 상아, 금, 노예 등을 싣고 돌아오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대상무역의 거점 마을이라는 뜻이다.

 

 요새 도시인 아이트 벤 하두는 서부 모로코 건축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 전체가 붉은 진흙으로 만들어져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현재 10여 가구의 베르베르족 후손들이 살고 있다.

 

 마을 전체를 둘러싼 방어벽 네 모퉁이에는 망루가 우뚝 솟아 있고, 건물들은 얽히고설킨 좁은 골목길로 연결되어 있다. 방어벽 안쪽에는 카스바라고 불리는 궁전과 성채를 겸한 대저택, 일반인들의 주택, 다락과 지하저장고, 회당, 학교, 모스크, 시장, 양 우리 등이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숨을 몰아쉬며 아이트 벤 하두 정상에 올라섰다. 성채 꼭대기에 서면 황량한 대지가 끝없이 펼쳐지고 발아래로는 실개천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이 펼쳐진다.  마치 세트장처럼 모이는 이국적인 풍광 때문에 아이투 벤 하두는 예전부터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의 배경이 되었다. <글레디에이터> <인디아나존스>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 20여 편의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그래서 마을 곳곳에서 검투사 복장 포스터와 관련 기념품을 만나볼 수 있다.

 

 

 

 

아이트 벤 하두 안내판과 평면도

 

▲다리를 건너면 요새화된 마을이 아이트 벤 하두다.

 

 

 

 

 

 

 

 

 

 

아이트 밴 하두에는 아직도 몇몇 베르베르인이 살고 있다.

 

 

 

 아이트 밴 하두를 둘러본 우리는 약 30분 정도를 달려 와르자자트(Ouarzazate) 지역의 숙소에 도착했다. 와르자자트는 사하라사막으로 향하는 관문으로 모로코 아틀라스 산맥 남쪽에 위치한 도시다.

 

 모로코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아틀라스 산맥과 남쪽 사하라 사막 사이, 오아시스로 가는 길과 통해 있는 곳으로 사하라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곳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막의 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고 나서야 와르자자트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오는 길이 절벽을 따라 나타나는 그림 같은 장면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난 후, 피곤하기도 하고 늦은 시간이라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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