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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이집트, 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 전체가 붉은 색으로 덮인 도시

by 혜강(惠江) 2019. 4. 5.

 

 

모로코 (2) : 마라케시

 

 

도시 전체가 붉은 색으로 덮인 마라케시(Marrakesh) 

 

 

 

 

글·사진 남상학

 

 

 

 

 

 

 

 

  마라케시는 모로코의 중남부에 자리한 고대 도시, 9세기 베르베르인이 자신들의 수도로 건설했던 곳이다. 모로코에서 페스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마라케시는 오랫동안 사하라의 대상들이 넘나들던 상업 중심지요,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주요한 무역의 거점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문화, 예술의 색채가 강렬한 도시다. 16세기 이후부터 이곳에서 만들어진 각종 이채로운 물건들이 대서양 연안을 출항하는 모로코 상선에 실려 유럽으로 나갔다.

 

 모로코의 심장이라 불리는 마라케시의 또 다른 이름은 ‘붉은 도시(La Ville Rouge)’다. 도시 전체가 붉은 계열의 색으로 뒤덮여 있어 강렬하면서도 신비로운 인상을 풍긴다. 그래서 더욱 이국적인 정취를 잘 드러낸다.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점토를 빚어놓은 듯 네모반듯한 핑크빛 건물이 야자수와 함께 눈앞을 휙휙 지나간다. 특유의 신비로운 풍광 때문에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여행자들이 세계에서 제일 찾고 싶은 도시’ 1위에 선정하기도 했다. 진정한 모로코 여행이 시작되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찾아보아야 할 곳을 든다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제마 엘프나 광장부터 대리석과 금으로 치장돼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사아디안 능, 아랍-히스패닉계 건축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꾸뚜비아 사원, 프랑스의 장식 미술가 마조렐이 설계한 마조렐 공원, 술탄의 여인들이 머물렀던 별실과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을 간직한 바히야 궁전 등 문화 유적지도 넘쳐난다. 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보존된 마라케시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마라케시의 상징, 쿠투비아 모스크

 

 

 

 

 

 

 제마 알프나 광장 외곽에 있는 모스크로 77m에 달하는 뾰족한 첨탑은 광장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쿠투비아 모스크는 아랍 건축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뛰어난 건축물이다. 이슬람 3대 사원으로 꼽히는 이 모스크는 10세기 무와하둔-알모아데 무슬림 왕조 시절에 건립됐다. 하늘을 찌르듯이 높이 솟아 있는 쿠투비아 모스크의 미나렛은 석회안을 베이스로 벽돌과 슬레이트가 추가되어 만들어졌고, 모스크 내부의 전반적인 구조는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을 모델로 삼았다.

 

 본래 이 자리에는 다른 모스크가 있었는데, 메카(현재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지어지지 않아 철거되고 지금의 모습은 12세기에 지어진 건물이다. 모스크에는 모두 17개의 예배소가 있으며 25,000명의 신도를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다. 무카르나로 장식된 열한 개의 쿠폴라와 함께 기도용 홀은 평행을 이루고 있다. 

 

 이 쿠투비아 모스크가 바로 훗날에 걸작으로 일컬어 지는 세비야의 히랄다탑과 라바트의 하산 탑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황금빛 아름다움과 오랜 역사 덕분에 1996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마라케시 관광이 시작되는 곳, 제마 엘프나 광장

 

 

 

  제마 엘프나 광장은 마라케시의 중심지에 있는 큰 광장으로 마라케시의 관광이 시작되는 곳이다. 광장 중앙에는 천막을 친 노점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그 사이를 여행자들이 구름 떼 처럼 몰려든다. '축제광장'으로도 불린다. 예전엔 공개 처형장으로 쓰였던 곳으로, 쿠투비아 사원 앞에 있다. 죄인을 처형하고 그들의 목을 걸어놓았다 하여 '사자의 광장’이란 뜻의 이름이 붙었다. 광장 주변으로 수준 높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모여 있고, 사방으로 대형 시장이 이어진다.

 

 오전에는 장이 서며, 낮 시간에는 코브라를 바닥에 늘어놓고 볼거리를 제공하는 사람,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  기저귀를 채운 원숭이를 끌고 나와 여기저기서 제각각 재주를 부리는 사람, 모로코 전통댄스를 선보이는 무용수들을 볼 수 있다. 또 그들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는 마차와 수레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우리는 짧은 시간에 마라케시 시내 곳곳을 둘러보기 위해 제마 엘프나 광장에서 출발하는  2인 1조로 마차를 탔다. 이곳에서 마차는 택시와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아랍 문화에 특유의 유목민의 문화가 접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차는 좁은 골목길을 누비며 달린다. 스쳐지나가는 풍경이 가장 모로코다운 이국적인 풍경이다. 고풍스런 건물과 잘 가꿔진 정원, 다닥다닥 붙은 집들 사이를 누비는 멋은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리라. 

 

 

 

 

 

 

 

 

 

 

 

 

 

미로와 같은 마라케시 재래시장

 

 

 

 마라케시 시장은 제마 엘프나 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 있다. 미로처럼 끝을 알 수 없는 재래시장 수크(Souk)에는 다채로운 물건들이 손님을 부른다. 시장 입구에는 직물가게와 천 가게, 카펫과 양가죽으로 만든 각종 피혁제품 가게, 각종 향신료와 식료품 따위를 파는 가게, 이곳의 상품들은 모두 일상용품을 만들어온 장인 정신이 빛나는 것들이다.

 

 모로코의 은 세공품은 예부터 주변 나라들의 왕실에서 탐냈을 정도로 세련되고 정교하며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다양한 아이템과 다양한 빛깔을 지닌 가죽 제품 역시 패션과 트랜드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요구와 맞아 떨어진다. 시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미로 같은 구시가지 메디나(Medina)

 

 

 마라케시의 중심, 구시가지 메디나는 볼거리의 천국이다. 보통 메디나(Medina)로 통칭되는 모로코의 구시가지는 오랜 성곽에 둘러싸인 끝없는 미로 같은 곳이다.  그 중에서도 마라케시의 메디나는 가장 크고 복잡하여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낯선 골목에는 이국적인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아라비아인이 착용하는 두건이 달린 겉옷 버누스(burnoose), 모로코의 컬러풀한 스트라이프(stripe) 울 원단의 각종 옷들, 꽃 자수 판초, 모로코의 전통 의상인 젤라바(djellabah, 아래위가 붙은 판초 스타일 가운), 이슬람의 내음이 폴폴 나는 가죽 제품과 잔과 접시들이 가득했다. 모로코 옆에 자리한 프랑스령 알제리에서 태어난 생 로랑이 이곳을 ‘영감의 원천’이라고 부른 이유를 알 만하다.

 

 

 

 

 

 

 

 

 

 

 붉은 색으로 채색된 마라케시의 삶의 모습과 독특한 건물들을 눈에 담고 다음 여행지 아이트 벤 하두로 이동했다. 약 2시간 30분이 걸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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