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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및 교회, 학교/- 학교 관계

숭람회(숭의 전현직교장 모임) 2018 하계연수

by 혜강(惠江) 2018. 8. 11.

 

숭람회(숭의학원 전· 현직교장 모임)

 

장항 송림산림욕장과 스카이워크 걷기

 

 

 

글·사진 남상학

 

 

 

2018 하계연수회 리포트(둘째 날)

 

 

 2018년 8월 9일, 숭람회 하계연수회 둘째 날이 밝았다. 군산 여미랑에서 하룻밤을 지낸 우리는 오늘 장항송림산림욕장을 탐방하기로 되어 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도 최고기온이 35도에 달한다고 한다. 아침부터 후덥지근하여 아침식사를 위해 잠깐 걷는 것도 쉽지 않다.

 

 

▲숙소 인근에 있는 근대교육관

 

아욱국으로 아침식사

 

 오랜만에 숙소인 <여미랑> 근처 식당 <일신옥>에서 아욱국을 먹었다. 콩나물국밥과 아욱국 중에서 전원일치 아욱국으로 통일. 옛적에 먹었던 향수 때문일까, 아니면 아침 속풀이로 좋은 음식이어서였을까?  

 

 아욱을 식용하면 장의 운동이 부드러워지는 등 변비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 언젠가 한의원에 갔을 때, 아욱은 찬 성질이 있어 갈증을 많이 느끼는 사람에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특히 가슴에 열이 나며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도 아욱을 상용하면 여름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하니 오늘 같은 날 딱 맞는 음식이 아닐까.

 

 

 

아침식사로 아욱국을 낸 <일신옥>

 

 

총무 이상열 교장을 배웅하고 -

 

 오전 8시, 덥기 전에 일정에 들어가기 위해 짐을 챙겨 버스에 싣고 군산역으로 행했다. 이상열 교장을 군산역에 내려놓기 위해서였다. 경북 영주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리는 2018 한국중고농구 왕중왕전에 출전한 숭의여고 농구경기를 참관하기 위해 현지로 출발해야 하기 때문. 어제 날아온 낭보에 의하면, 준결승 경기에서 숭의여고는 대전여상을 76:69로, 숭의여중은 기전여중을 80:52로 승리. 앞서 떠나보내는 우리는 결승전에서 우승을 바라는 마음으로 그를 배웅했다.

 

 버스는 이상열 교장을 군산역에 내려놓고 금강하구둑을 지나 서천군 장항읍으로 행했다. 군산과 장항은 물길 건너 빤히 바라보면서도 금강하구둑으로 우회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군산과 장항을 잇는 군장대교 건설을 애타게 기다려 왔으나 한국전력의 송전선 문제와 예산 부족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어 아직 준공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산쪽에서 바라본 장항

 

▲장항제련소

 

 

 장항은 일찍이 발전한 도시였다. 1920년대부터 대일 곡물출항 항구로서 역할이 시작된 후 1931년 장항선 철도 개통을 계기로 더욱 발전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경기, 충남 지역의 쌀 수탈의 본거지였다. 장항에 세워진 미곡보관 창고 건물(등록문화재 제591호로 지정)이 당시의 아픈 역사를 증명한다.

 

 

 

충남 지역 쌀 수탈의 본거지였던 장항에 세워진 미곡창고

 

 

 금강이 굽이굽이 흘러 서해와 만나는 곳, 충청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이루는 지점에 자리한 항구 장항. 장항제련소 굴뚝이 상징하듯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끌던 장항이 지금은 살아 있는 생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장항송림산림욕장, 길이 1.8㎞의 솔숲 장관

 

 

장항송림산림욕장 입구를 알리는 표지석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곳은 장항송림산림욕장의 북쪽의 주차장이었다. 북쪽 입구에는 서천청소년수련관이 있고, 솔숲이 시작되는 지점에 솔바람캠핑장이 자리한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서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충남 서천 장항읍 주민이 나서 조성한 소나무 방풍림이다. 50여 년 전 묘목을 심기 시작하여 현재 면적 12만㎡에 이르는 숲에 소나무 2만 5000그루가 숲을 형성했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의 들머리

 

 

 소나무 숲길 입구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와 간단한 체력 단련 기구도 있어 솔숲이 만드는 그늘 아래서 더위를 식히며 즐길 수 있다. 돗자리를 펼치기 좋은 원두막과 들마루도 군데군데 있다.  송림 숲으로 들어서면 하늘빛과는 사뭇 다른 청량한 바람이 불어온다. 나무 데크와 폭신한 흙길로 이루어진 산책로를 따라 맥문동이 소나무 그늘 아래 펼쳐져 있다.

 

 

 

소나무 숲에 자라는 맥문동

 

 

장항송림산림욕장 안내도

 

  솔숲을 가로지르는 산책로 옆에는 맥문동 관련한 시비 조형물을 설치해 관광객에게 포토존을 제공한다. 2.7ha에 이르는 이곳 대규모 맥문동 단지는 단일 단지로는 전국 최대 규모라고 한다. 한약재로 쓰이는 맥문동(麥門冬)은 뿌리의 굵은 부분이 보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맥문(麥門)이라 하고, 겨울을 이겨낸다고 하여 동(冬)을 붙인 것이다. 일조량이 적은 곳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나무 그늘에 심는 풀로 맥문동만큼 좋은 것은 없다. 더구나 맥문동은 땅콩 같은 덩이뿌리를 형성하기 때문에 토사유실을 막는데도 최적의 식물이 된다. 

 

   “여름날/ 매미 울면/ 긴 꽃대 마디마다/ 귀를 달고 울음 귀동냥 한다/ 여름 끝과 함께/ 매미 소리 끝나면/ 소리마다 흑진주가 된/ 구슬 걸어/ 꽃으로 피워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드리우는 맥문동/ 땡볕/ 소나기/ 천둥/ 여름을 여름답게 산 삶으로 맞는/ 가을의 섭리를 배운다/ 맥문동에게”(권혁춘의 <맥문동(麥門冬)>)

 

 

 

▲맥문동 시비

 

 

 돌비에 새긴 시 한편을 읽어보고 발길을 홂긴다. 고운 모래로 다져진 길은 어린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수령 40~50년 된 울창한 숲은 1.8㎞에 이르는 해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어림잡아 20m가 넘는 것들이다. 솔숲을 가로지르는 산책로를 따라가면‘풀꽃’을 노래한 나태주 시인의 시비가 있어 잠시 발을 멈추고 시를 감상할 수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 '풀꽃 1' 전문)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나태주 '풀꽃 2' 전문)

 

 짤막한 시이지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면 하찮은 사물에서도 메말라가는 감성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이 시는 보여준다.
 

 

▲나태주 시인의 시비

 

 

  숲 사이로 난 길을 걷다 보면 서천의 바닷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방풍림으로 조성한 삼림욕장의 솔숲은 바닷바람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할 뿐더러 해안 사구의 모래 유실을 막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드넓게 펼쳐지는 바다를 오른쪽으로 두고 솔숲을 걷는 맛이 그만이다. 숲길 중간 중간에 마련된 벤치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기도 좋다. 여름 뙤약볕이 이글거리는 때에 이만한 신선이 어디 있으랴!

 

 

 

 

 

 

 

 

 

장항송림의 명물, 15m 높이 스카이워크

 

 길섶의 맥문동을 살펴보며 솔숲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바닷가에 철제 탑이 나타난다. 장항 스카이워크 구조물이다. 아름다운 솔숲을 지나 갯벌이 드넓은 해변으로 15m 높이로 스카이워크가 들어섰다.

 

 

 

산책길에서 바라본 스카이워크전망대(바다 쪽으로 쭉 뻗어있다)

 

 

 스카이워크 입장료는 성인이 2000원. 서천군민과 경로우대자는 무료다. 매표소 옆 나선형 계단을 돌고 돌아 올라서면 키 큰 곰솔 높이에 맞춰 지그재그로 바닷가 해변까지 이어진 장항 스카이워크가 자태를 드러낸다. 피톤치드 가득한 장항 송림 숲을 발아래에 두고 아찔한 하늘길이 236m로 이어진다.

 

 구멍이 숭숭 뚫린 철망을 깔아놓아 고소공포증이 없는 이들도 괜히 아찔해질 만큼 짜릿하다. 하지만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스카이워크 옆으로 솟은 노송의 싱그러운 솔향기를 맡으며 하늘길을 걷는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이힐은 틈 사이로 굽이 빠질 수 있으니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스카이워크 길로오른는 계단 

 

 

▲스카이워크는 바다 쪽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 스카이워크를 걸어오는 남상학 교

 

 

▲스카이워크를 걸어오는 회원들

 

 

▲대부분의 바닥은 구멍이 뚫려 있다. 

 

 

▲ 여행 중에도 비지니스에 여념 없는 우남일 교장

 

 

▲유재영 교장은 의연하게, 오용환 교장은 조심조심

 

 

▲ 요용환 교장(좌)과 이광수 교장(우)

 

 

▲ 좌로부터 김학선, 남상학, 우남일, 전용흥, 유재영, 최병기 교장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김학선 교장

 

 

▲ 사진을 찍는 이는 최병기 교장, 옆모습은 윤인호 교장

 

 

▲회장인 윤인호 교장

 

 

▲우로부터 유재영, 최병기, 전용흥 우남일 교장

 

 

▲스카이워크에 선 남상학 교장

 

 

포즈를 취한 김학선 교장

 

 

 스카이워크에 기벌포 해전 전망대’라고 쓰인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역사학자인 오용환 교장이 기별포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기벌포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장항읍 금강하구 일대의 옛 지명으로, 7세기 중반 백제와 일본, 신라와 당나라가 한반도의 패권을 놓고 동북아시아 최초의 국제전을 벌였던 곳이다. 또 신라와 당나라의 마지막 해전이 일어난 곳으로도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기별포해전전망대에 선 오용환교장

 

 스카이워크 길의 마지막 기둥은 갯벌 위에 있다. 밀물이 들면 기둥이 물에 잠겨 찰랑거리도록 설계하였다. 주변 경치를 만끽하며 길 끝자락에 이르면 넓은 갯벌과 바다가 펼쳐진다.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드넓은 갯벌은 스카이워크가 가지는 또 다른 자랑이다.

 

 

 

스카이워크 길의 마지막 기둥은 갯벌 위에 있다.

 

 

▲전용흥 교장과 오용환 교장의 다리 위 정상회담(?)

 

 

 바다를 향해 심호흡도 하고, 드넓은 갯벌을 내려다보기도 한다. 탁 트인 전망에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다. 바다와 솔숲, 하늘길이 만났으니 육해공의 멋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는 셈이다. 금강하구와 서해바다, 그리고 근대 산업중흥을 이끌었던 장항제련소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전망대 끝에 선 유재영 교장

 

 

▲김학선 교장도 주변 경치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최병기 교장도 역시

 

 

▲전망대 끝에서 바라본 북쪽 해변 

 

 

전망대 끝에서 바라본 남쪽 해변(멀리 장항제련소의 굴뚝이 보인다.)

 

 

스카이워크를 걷고 내려와 기념촬영을 했다.(우측으로부터 윤인호,

이광수, 김학선, 전용흥, 최병기, 김삼봉, 유재영, 오용환, 남상학 교장

 

 

 장항산림욕장에서 스카이워크까지 걷고 나니 오전 10시 30분 경, 예정대로라면 12시 서천군 화양면 옥포리에 있는 <금강식당>에서 우어회백반이나 우렁쌈밥정식을 들기로 되어 있는데 점심식사 시간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남아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긴급회의에 돌입, 서천 한산모시관이나 신성리갈대밭을 추가로 둘러보고 이곳에서 점심을 할 것이냐, 아니면 서해안고속도로로 올라가다 중간 지점에서 식사를 할 것이냐를 놓고 의논하다가 후자로 결정, 점심식사는 대천 I.C부근에 있는 <청기와지붕아래>에서 소고기버섯전골로 하기로 했다. 덕분에 서울 도착시간도 예정보다 빨하서 좋았다.

 

 

 

<청기와지붕아래>에서 소고기버섯전골로 점심식사 

 

 

여행 마무리

 

 2018년 숭람회 여름연수가 막을 내렸다. 다른 학교에서 몹시 부러워하는 숭의학원 퇴직교장·현직교장의 모임인 <숭람회>의 여름연수도 즐거움 속에 막을 내렸다. 30년의 역사를 이어온 우리들의 모임, 금년에도 회장인 윤인호 교장, 총무 이상열 교장의 수고와 노력에 의하여 그 어느 해보다 알찬 연수였다. 총무는 연수를 위해 그 바쁜 와중에도 연수지를 일일이 답사하여 숙소, 식당까지 답사하고 치밀하게 계획서를 만들었다.

 

 

 

 

 

 그 밖에 기부금으로, 식사와 간식 제공으로 도와주신 분들이 있다. 이들에게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틀간 안전하게 운전해 준 숭의초 11호 버스 김봉희 기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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