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by 혜강(惠江) 2018. 2. 28.

 

 

서대문자연사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공룡시대부터 1987년까지‘빅 히스토리’

 

 

트래블조선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중앙홀에 있는 아크로칸토사우루스 화석과 향유고래 모형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공룡과 고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몸길이 10.5m인 아크로칸토사우루스 화석과 16m에 이르는 향유고래 모형. 아크로칸토사우루스는 백악기 전기(1억 1500만~1억 500만 년 전)에 지구를 지배했고, 향유고래는 지금도 전 세계 바다를 누빈다.

 

 

우리나라 최초로 지방자지단체가 직접 기획해 만든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입이 떡 벌어지는 전시물 크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이곳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2003년 우리나라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기획해 만들었다. 이후 전국 곳곳에 들어선 자연사박물관의 맏형 격으로, ‘동생들’보다 규모는 작지만 해마다 수십만 명이 찾는 박물관이다. 서울이라는 지리적 이점뿐 아니라 생생한 디오라마와 자체 제작한 동영상,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에 한몫했다.

 

 

지구환경관에서 내려다본 생명진화관 / 생명진화관에 전시된 매머드 화석과 모형


 본격적인 관람은 3층 지구환경관에서 시작한다. 빅뱅부터 태양계와 지구의 탄생, 한반도 자연사 기행으로 이어지는 물질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2층 생명진화관은 생명이 탄생한 뒤 진화를 통해 다양하고 풍성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고생대, 공룡의 시대인 중생대, 포유류의 전성기인 신생대를 거쳐 인간이 등장하는 생명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우주의 탄생부터 인간의 역사까지 ‘빅 히스토리(big history)’의 전반부를 보는 셈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제로 한 인간과자연관


 1층 인간과자연관은 이름처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제로 삼았다. 인간의 환경 파괴로 신음하는 자연과 사라져가는 생명을 돌아보고, 환경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을 생각하게 만든다.
 
 

1908년 일제가 지은 경성감옥이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본격적인 인간의 역사, 그중에서도 20세기 한반도의 역사를 보려면 이곳에서 3km 남짓 떨어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자리를 옮기자.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1908년 일제가 세운 경성감옥으로 시작했다. 일제는 조선을 병탄하기 전에 거대한 감옥부터 지은 것이다. 이후 서대문감옥, 서대문형무소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일제강점기 내내 수많은 애국지사가 여기서 옥고를 치르고 목숨을 잃기도 했다.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독립투사들의 사진


 해방 후 독립투사들은 석방되었으나, 독재 정권을 거치면서 민주화를 위해 싸우던 사람들이 투옥되었다. 서대문형무소는 서울형무소, 서울교도소, 서울구치소로 이름이 바뀌었을 뿐, 불의에 저항하는 이들을 가두는 역사는 계속된 셈이다. 그러다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시작된 1987년에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고, 이곳은 1998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민
주화 운동가들의 수감 생활을 볼 수 있게 꾸민 11옥사 내부
 

 

 

망루와 육중한 철문이 있는 옛 교도소 정문은 그대로 역사관 정문이 되었고, 보안과 청사로 쓰이던 건물은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전시관으로 거듭났다. 이곳에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의 사진과 유품, 일제의 잔혹한 고문 도구 등이 전시된다. 옥사도 다양한 테마로 꾸며놓았는데, 11옥사에서는 민주화 운동가들의 수감 생활을 살펴볼 수 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고문을 당한 김근태 전 의원 등 민주화 운동가들이 수감된 방마다 관련 유물을 전시한다.


 

옥사 밖에 자리한 사형장과 ‘통곡의 미루나무’


 옥사 바깥 가장 구석진 자리에는 사형장이 옛 모습 그대로 있다. 여기서 수많은 독립투사와 박정희 정권의 인혁당 희생자들이 최후를 맞았다. 사형장 담장 옆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보았을 ‘통곡의 미루나무’가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서촌의 정겨운 골목 풍경


 서대문구에서 시작된 여행은 종로구로 이어진다. 우선 가볼 곳은 북촌한옥마을에 이어 ‘핫 플레이스’로 뜨는 서촌(세종마을)이다. 경복궁의 서쪽이라 서촌, 세종대왕의 생가가 있던 곳이라 세종마을로 불린다. 윤동주와 이상, 이중섭, 천경자 등 예술가들이 살던 서촌은 예쁜 골목 사이에 자그마한 갤러리와 아트 숍이 들어앉아 찾는 이가 많다.
 
 

민주화 운동가들의 수감 생활을 볼 수 있게 꾸민 11옥사 내부

 

 서정주와 이상, 이중섭의 아지트였다는 ‘보안여관’은 오래된 간판 그대로 갤러리가 되었다. 태풍에 쓰러져 거대한 밑동만 남은 통의동 백송 터 인근에는 지금도 옛 한옥이 옹기종기 모였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해공 신익희 선생이 살던 집과 왕실의 사묘가 있던 선희궁 터,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청전 이상범 화백의 집과 화실 등도 서촌의 문화 유적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조선 시대 운종가 상점 디오라마 / ‘고도성장기의 서울’ 전시관


 서촌에서 서울지방경찰청 방향으로 난 새문안로3길을 따라 20분 남짓 걸으면 서울역사박물관이다. 이곳에선 600년 수도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조선 시대의 서울’ ‘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 ‘일제강점기의 서울’ ‘고도성장기의 서울’ 등 상설전시관을 따라 역사 속 서울을 살펴보고, ‘도시모형영상관’에 이르면 현재 서울의 모습을 1/1500 비율로 정교하게 축소한 초대형 미니어처를 만난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운현궁, 하늘과의 거리 한 자 다섯 치>전이 열린다. 3월 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 최대 컬렉션을 자랑하는 운현궁의 유물을 선보인다.
 
 

경희궁의 정문, 흥화문


 서울역사박물관과 이웃한 경희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철저하게 파괴된 궁궐이다. 한때 전각이 100채가 넘고 부속 건물까지 1000여 칸에 이르렀지만, 지금까지 남은 옛 건물은 정문인 흥화문과 후원에 있던 황학정뿐이다. 그나마 흥화문은 원래 자리에서 300m쯤 떨어진 곳에, 황학정은 사직단 뒤로 옮겨졌다. 복원한 건물은 숭정전, 자정전, 태령전 등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픈 역사도 의미 있는 법. 쓸쓸한 경희궁을 거닐며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자.

 

<당일 여행 코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서대문형무소역사관→서촌(세종마을)→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서대문자연사박물관→서대문형무소역사관→안산자락길→사직단
둘째 날 / 서촌(세종마을)→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정동길→덕수궁


<여행정보>

문의전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02)330-8899
-서대문형무소역사관 02)360-8590
-서울역사박물관 02)724-0274~6
-경희궁 02)724-0274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지하철 3호선 홍제역 4번 출구에서 7738번 버스 이용,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입구 정류장 하차.
 * 문의 :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버스] 110B·153번 간선버스, 7017·7720·7738번 지선버스, 567번 일반버스, 서대문03번 마을버스 이용,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입구 정류장 하차.
 * 문의 : 서울시교통정보센터 topis.seoul.go.kr

자가운전 정보
-중부고속도로 하남 JC→북부간선도로 방면→홍은 IC→세검정로→내부순환로→서대문구청 방면→연희로 서대문구청 방면→서대문자연사박물관


숙소
-호텔이채1 : 서대문구 연세로2길, 02)365-0801

-그랜드힐튼 서울 : 서대문구 연희로, 02)3216-5656
-호텔가을 : 서대문구 연세로2나길, 02)393-3990

주변 음식점
-한옥집 서대문본점 : 김치찜, 서대문구 통일로9안길, 02)362-8653

-아하바브라카 : 파스타·스테이크, 중구 정동길, 02)753-7003
-콩두 : 한식, 중구 덕수궁길, 02)722-7002

주변 볼거리
-독립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광화문광장, 종각 등


· 글, 사진 : 구완회(여행작가)
· 기사 제공 : 한국관광공사


[출처] 2018. 2. 28 / 조선닷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