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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생활 문화의 집합체(集合體)

by 혜강(惠江) 2017. 8. 14.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생활 문화의 집합체(集合體)

 

 

·사진 남상학

 

 

 

 

 

  국립민속박물관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경복궁 돌담 안에 위치하며 총면적은 4만 2,465㎡(1만 2,850평)이다. 1982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옛 중앙청 건물로 이전되면서 구중앙박물관 건물을 민속박물관으로 활용하게 되었고, 1992년 대대적인 시설공사를 완료하여 명실상부한 국립민속박물관으로서의 체제를 잡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민족의 전통 생활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한국 생활문화의 집약체'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왕족들의 고급문화를 보여준다면 국립민속박물관은 역사책이 다루지 않는 서민들의 생활을 집중 조명한다.

 

  광화문에서 삼청동 방향으로 경복궁 돌담을 따라가다 보면 궁문인 '건춘문'을 지나 국립민속박물관임을 알려주는 커다랗고 하얀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 입구에 들어서면 화려하면서 웅장한 외관을 자랑하는 국립민속박물관 아름다운 정원과 어우러진 야외 전시장이다. 야외전시관에는 '장승동산'과 '효자각', '오촌댁', '전통문화배움터'를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보의 모습을 본떠 만든 박물관 건물

 

  그러나 입구에서부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국립민속박물관 본 건물이다. 얼핏 보면 고궁의 일부 같아 보이는 이 박물관은 우리나라 국보의 모습을 본떠 건축되었다고 한다. 정면 계단은 불국사의 '청운·백운교'(국보 제23호)를, 건물 중앙은 법주사 '팔상전'(국보 제55호)을, 건물 오른쪽과 왼쪽은 각각 금산사 '미륵전'(국보 제62호)과 화엄사 '각황전'(국보 제67호)의 모양을 차용해온 것이다. 특히 현존하는 유일한 목탑인 팔상전을 본떠 만든 정면 앞마당은 단골 포토존이기도 하다

 

  중앙 건물 왼편으로 돌아 걸어가면 박물관 입구가 나타난다. 전시관은 세 개의 상설전시장과 두 개의 기획전시실, 어린이박물관, 강당, 민속영상실, 수유실, 카페, 뮤지엄숍 등을 갖추고 있다. 민속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에 옥탑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1층은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이고, 지상 1층은 중앙홀과 3개의 상설전시실 및 강당, 2층은 민속관련 행정실, 3층은 민속자료를 열람하는 도서관 기능의 도서열람실로 꾸며져 있다. 소장유물은 2만 여 점으로 한민족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서민들의 손때 묻은 여러 민속유물들이 다양하게 수집 전시되고 있으며 해마다 대대적인 수집 조사로 유물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제1 전시실 : 시대별로 전시된 ‘한민족의 생활사’

 

  이제 본격적으로 전시실을 둘러볼 차례다. 제1전시실은 ‘한민족의 생활사’를 보여준다. 선사실, 삼국실, 통일신라실, 고려실, 조선시대실로 꾸며져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대표적인 사건과 유물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잘 정리하여 우리 민족의 생활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역사연표를 따라 전시실로 들어가면 '민족의 기원'에서부터, '채집·수렵도구', '석기·청동기·철기 시대', '암각화'를 차례로 볼 수 있다. 이어 '고구려 고분벽화'와 '신라왕경모형', '발해 정효공주묘'의 모습과 '도자'와 '종이', '담배' 등 이 시대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또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근현대의 모습 또한 확인해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새로운 의료체계가 도입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경제성장의 추억까지, 대중의 삶이 속속들이 그려져 있다. 이 외에도 1920~1930년대와 1970~1980년대 사람들이 머물던 방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생활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11만 3000여 점의 방대한 유물은 우리 민족의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2 전시실 : 사계절에 따른 ‘한국인의 일상(日常)’

 

  장승이 세워져 있는 제2전시실인 ‘생활사1실(한국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전시실에는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살아온 조선시대 사람들의 일상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의 순환에 맞추어 농경세시를 바탕으로 한 조선의 생업·의식주·공예 등의 다양한 일상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봄' 코너에는 '세시 자료', '경작도구', '농기'와 '농악' 등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여름' 코너에서는 '물 관리 도구'와 '여름옷', '더위나기 도구'를, '가을' 코너에서는 '가을걷이'와 소작 관련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겨울' 코너에는 김치 담그기 모형이 잘 전시되어 있다. 된장독에 담긴 된장도 실제 된장과 모양이 흡사하다.

 

  이 밖에 시장에서 팔던 물건들과 상업에 사용되었던 '셈 기구', '화폐' 등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 물자와 물자를 서로 연결해 주는 문화와 교역의 장(場)인 시장 등 한국인의 생활사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제3 전시실 :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보여주는 ‘한국인의 일생’

 

  제3전시실은 ‘한국인의 일생’을 보여준다. 전시실은 조선시대(1382~1910)에 유교 이념을 중시한 양반 사대부 집안 출신의 개인이 태어나서 성장하여 결혼하고, 배우고, 출세하고, 활동하다 죽어 제레를 지낼 때까지의 주요한 과정이 일생의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입구로 들어서면 천장에 금줄이 걸려 있는데 이것은 옛날 아이가 태어났을 때 대문에 매달았던 것이다. 전시실 '출생' 코너에는 '삼신상', '태실', '돌' 등 출생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옆으로는 '삼강오륜', '문방구' 등 조선시대의 교육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도 있다. 또 '관례', '혼인', '가족', '제사' 등의 내용이 모형과 디오라마, 자료들을 통해 그려져 있어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대 한국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세 개의 상설전시장을 둘러보고 나면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한눈에 그려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해 체험 공간인 ‘어린이박물관 전시실’

 

  제3 전시실과 이어지는 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들이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오감체험을 기본으로 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박물관은 효율적인 관람을 위해 한 회에 관람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관람 예약을 하고 이용하면 편리하다. 현장 접수는 보호자 포함 다섯 명까지 당일 관람에 한해 선착순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특별전 '쓰레기×사용설명서'

 

  민속박물관에서는 마침 프랑스 국립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과 '쓰레기'라는 공동 주제로 '쓰레기X사용설명서"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쉽게 얻고 버리는 현대 소비 풍조 속에서 쓰레기 문제를 통해 우리 사회를 살펴보고, 우리 이웃이 실천하는 대안을 공유함으로써 관람객 스스로 해법을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외에도 국립민속박물관에는 연령대별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 성인, 전문가, 외국인, 문화소외층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우리 민속 한마당' 공연이 펼쳐진다. 1~12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는 '토요 상설공연'이, 4~6월과 9~10월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일요 열린민속무대'가 열린다.

 

 

 

 

 

1970~1980년대를 돌아보게 하는 '추억의 거리'

 

  앞마당 옆에 자리한 1970~1980년대 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추억의 거리'는 사진촬영 장소로 아이들과 부모 모두에게 인기다. '만화방', '이발소', '양장점', '인쇄소', '다방' 등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말 그대로 추억의 거리다.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외에도 상설 전시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박물관 경내 곳곳에 민속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독대·원두막·연자방아·디딜방앗간·장승·문인석과 무인석 등의 조상의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야외 전시를 만들어 교육적인 측면도 보강하였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나라 전통생활양식과 관련된 민속자료가 전시된 있는 국내 유일의 민속생활사 관련 국립·종합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민속 문화의 연구·수집·보존과 문화교육 및 생활문화 전시로 전통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통한 민족적 자긍심을 일깨울 수 있는 문화교육의 현장이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른 문화의 전당이다. 민속박물관 방문을 통해서 민족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문화 전반에 대한 자각과 재인식을 하였다는 점에 흐뭇한 마음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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