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관련/- 수상 및 후보시

2016년 시와산문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 햇살의 외유外遊 방식 / 박영범

by 혜강(惠江) 2017. 2. 2.


<2016년 시와산문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햇살의 외유外遊 방식


박영범



그늘을 내쫓아도

조심스레 밀봉되는 듬뿍 심취한 사선斜線의 발자국,

빛은 어둠이 모조리 질식할 때까지 바래진다


비껴남의 의미는 중단하지 않고 머물지도 않을 것이라는

차단하지 못하는 햇살 한 움큼이 쥐어졌다

햇살의 외유방식은 늘 하늘과 맞닿는 시선의 천인天印이다

하현달 주변에 붉게 떠도는 고흐의 방,

소리 캄캄한 단칸방이었을까

해의 살은 빛줄기의 가닥가닥 갈라진 응축된 올들의 결합체,

마디마디를 접합하고 튕겨나간 용수철처럼 팽팽한 힘줄이다

뙤약볕은 지나치게 과도한 빛줄기로 엉켜졌을까


적절하게 반사된 햇볕을 망막 안으로 외유하면

한 클립씩 찰칵찰칵 장전된 탄환엔, 지난세월 아귀차게

헝클어진 햇살들이 부상하고 있다

이것을 차단하는 유일한 방도는 잽싸게 허름한 부위를

안광眼光으로 수몰시키고 잔잔한 적요의 시간을 탐지하는 것


태양의 궤도를 벗어나 되돌아 짚어보는 순간,

무분별한 햇발은 헐 것 같은 제 빛을 추슬러 방출하고

빛의 무늬를 갖고있는 햇살의 외유방식은

단단하게 천공을 내달릴 것이다




박영범 

1991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부산대학교 졸업.

현재 부산에서 에너지전공시스템공학부 대학원 재학중.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