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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발칸반도

KRT와 함께 떠난 12박 13일의 발칸여행

by 혜강(惠江) 2016. 5. 3.

 

 

 

KRT와 함께 떠난 12박 13일의 발칸여행

 

- 힘들고 어려웠지만, 의미 있고 보람있는 여행이었다 -

 

 

 

 

 

 

    슬로베니아의 포스토이나 동굴을 탐방하는 것으로 12박 13일 발칸여행의 대장을 마쳤다. 길고 긴 여정이었다.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귀국을 위해 이탈리아의 베니스로 이동했다. 슬로베니아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려면 베니스에서 아부다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었다.

 

  10여 년 전 서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에 들렀을 때 로마, 나폴리, 폼페이 등지는 둘러볼 기회가 있었지만, 물의 도시이며 음악의 도시인 베니스는 빠져 있었다. 언젠가는 꼭 베니스에 가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도 결국 베니스는 보지 못한 채 호텔에서 한밤을 투숙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다.  

 

  호기심으로 한껏 무장하고, 발칸반도라는 낯선 곳을 동경하며 떠난 여행이었지만, 여행은 생각만큼 순조롭지 못했다. 성격이 서러 다른 29명의 만남부터가 그랬다. 그들과 함께 매일 달라지는 생소한 도시를 만나고, 정해진 시간에 보고 싶은 것들을 보아야 하는 빡빡한 일정우리를 피곤하게 했다. 게다가 한 번도 같은 호텔에서 잔 적이 없이 늦은 밤 짐을 풀었다가 다음날 새벽 펴놓은 짐을 다시 싸고, 거친 현지식을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의무감(?)을 느끼며, 하루 평균 5~7시간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여행 동선이 우리를 질리게 했다. 

 

  그러나 여행을 끝내고 돌아보면, 이 모두가 단체여행에서 감당해야 하는 색다른 경험이요, 보람이었다. 13일에 걸쳐 9개국을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이 어찌 힘들지 않았겠는가?  또 단 한 번의 여행으로 발칸반도를 마스터(?)하겠다는 야심이 결과적으로 주마간산(走馬看山)격 여행이 되고 말았지만, 시간적 ·금전적인 제약 속에 사는 우리로서는 그런대로 최선을 다해 당초의 목적을 이룬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따지고 보면 의미 있고 보람있는 여행이었다. 이런 마음으로 이번 발칸여행의 소감을 요점만 적어 본다.

 

 

 

 

 

  첫째, 발칸여행에서 만난 그곳 사람들은 서유럽이나 동유럽과는 또 다른 인간미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었다. 사는 형편이 어려워 집시들의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는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실제로 그들로 인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그들은 순박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들로서 친절하고 따듯했다.

 

  둘째, 발칸여행은 우리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발칸반도의 역사는 그간 제국들의 힘의 각축장으로서 아픔을 겪어야 했고, 그 와중에서 유적들은 파괴되고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곳이었다. 따라서 발칸반도는 이제 겨우 찾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전쟁이 아닌 평화’ ‘갈등이 아닌 화해’가 그 어느 지역보다 절실한 곳이었다.

 

  셋째, 단체여행상품 속의 선택관광을 없애고, 참가 여부로 인한 팀의 화합과 진행상의 차질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가격을 올려 정규 관광일정에 포함시켜 진행함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타사와 가격 경쟁을 고려해야 하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겠으나 타사와 협약을 하든지, 만약 그것이 되지 않으면 고객에게 설명해서 이해시키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다.

 

  넷째, 낯선 곳의 여행에서는 여행사와 안내자(guider)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발칸여행을 진행한 KRT는 발칸반도 여행을 선도하는 여행사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여행사는 구체적인 여행일정표 외에 《Balkan》(68P)이라는 고급책자를 자체 제작하여 참가자에게 나누어 주어 여행자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우리를 인솔한 여성 안내자 이봉연 선생은 해설 수준이나 태도면에서 프로의식이 투철한 수준급 이상의 능력자였다. 그는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짚어내어 차분한 어조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10여 차례 이상의 여행에서 내가 만난 분 중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발칸여행을 정리해 보기 위해 발칸여행을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글과 사진이 헷갈리고 힘들었지만, 발칸여행(1)~(25) 모두를 정리하고 나니 이제 겨우 눈에 잡히는 느낌이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보충하였으나 역부족인 느낌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모두 끝냈다는 생각에 시원하다.

 

 

 * 좌로부터 우리 내외와 장호찬 교장, 그리고 인솔자 이봉연 선생 *

 

 

 그동안 발칸여행에 함께한 분들,

특히 장호찬 교장님과 우남일 교장님 내외분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13일의 여행을 인내로 이끌어준 인솔자 이봉연 선생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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