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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발칸반도

크로아티아 스플리트(Split), 디오 클레티아누스 궁전의 도시

by 혜강(惠江) 2016. 4. 29.

 

발칸여행(18) 

 

크로아티아 스플리(Split)

 

세계문화유산, 로마 왕궁인  디오 클레티아누스 궁전

 

 

 

글·사진 남상학

 

 

 

 

 

 

  스폴리트는 수도 자그레브에 이어 크로아티아에서 두 번째 큰 도시로, 로마 황제 디오 클레티아누스(Diocletianus) 황제가 사랑한 해변의 도시였다. 두브로브니크에서 스플리트까지는 버스로 4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메주고리예로부터 출발한 우리는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지나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던 이유는 해안 절벽과 작은 마을들이 이어져 마치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으로 왔기 때문이다. 

 

  달마티아 중부에 자리한 스플리트는 아드리아 해에 면한 주요 해항으로 관광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305년 로마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에 의하여 건설된 곳으로 예로부터 통상의 중심지로서 번창하였고, 목재 ·대리석의 교역지이기도 했다. 그 후 오스트리아, 헝가리, 이탈리아의 지배를 받았으며 1차 대전 후에는 문화, 언어가 다른 민족과 유고슬라비아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다. 

 

  1945년 이래 크로아티아에 속하게 된 스풀리트는 90년대 5년 동안이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전쟁과 그 상흔은 도시에 자욱하게 쌓여 있다. 스플리트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이런 생채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크로아티아의 제2도시로 달마티안 지방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인 이곳은 완연한 관광지인 두브로브니크와는 모습이 또 다르다.

 

  보듬고 가려도 북적대는 도시의 뒷골목에는 슬픈 얼굴이 담겨 있다. 지중해의 짙은 바다가 더욱 푸르게 다가서는 것도 도시의 과거가 투영된 탓이다. 이처럼 각 세력의 쟁탈지가 되었으나, 따뜻한 기후와 역사적 건조물이 많아 관광도시로서 붐빈다. 

 

  관광의 중심은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의 유적으로 로마 시대의 대표적 건축물로서 유명하다. 그 밖에 로마 시대의 대성당, 베네치아 고딕 스타일의 공회당, 고고학 박물관 등 많은 유적이 남아 있다. 따라서 유적이 많은 스플리트는 세계유산목록에 등록되어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아드리아 해를 따라 낭만이 넘실거리고, 차분하고 고즈넉한 도시 풍광은 여행객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스플리트의 상흔을 붉고 단아하게 치장하는 것은 구시가 그라드 지역이다.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은퇴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아드리아의 햇살 가득한 땅에 도시를 건설하고 AD 300년경 궁전을 지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구시가는 궁전을 중심으로 미로처럼 뻗어 있다. 신하와 하인들이 거주하던 궁전 안 200여 개 집터는 그 잔재가 남아 상점, 카페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황제가 행사를 열었던 안뜰은 석회암 기둥이 가지런하게 도열한 채 여행자들의 쉼터와 이정표가 됐다. 

 

  가장  먼저 둘러보아야 할 곳은 단연 스플리트 역사 지구. 3~4세기에 걸쳐 건축된 디오클레티아누스 왕궁과 그 밖에 로마 시대의 대성당, 베네치아 고딕 스타일의 공회당, 고고학 박물관 등 많은 유적이 남아 있다.

 

 

 

디오클레티안 궁전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은퇴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아드리아의 햇살 가득한 땅에 AD 300년경 궁전을 10년에 걸쳐 지었다. 궁전은 동서남북 200m 남짓의 아담한 규모다. 궁전 안에 있는 건물의 형태와 배치는 황실의 별장과 그리스 도시, 로마 주둔 지역의 과도기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스플리트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은 달마시아에서 태어나서 284~305년에 로마 황제에 재위하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말년을 보내기 위해 만든 궁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궁전은 성벽으로 싸여 있으며 가로 190m, 세로 160m의 크기로 295년부터 약 10년간, 그리스의 대리석과 이집트의 스핑크스(Sphinx) 등을 가져다가 화려하게 지어졌다. 

 

  로마가 이 지역의 통치를 포기한 후 버려졌다가, 7세기경 이민족의 침략을 피해서 주민들이 성벽 안의 궁전에 집과 일터를 만들고 살기 시작했으며, 이 시기에 디오클레티아누스의 무덤은 성 돔니우스 대성당으로 바뀌었고, 디오클레티아누스가 통치 시절 기독교 박해로 유명하였고 이 박해 때 순교한 성인이 성 돔니우스라는 사실이 재미있다. 

 

  이후, 12세기와 13세기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종탑과 교회와 중세 요새, 15세기의 고딕 양식의 궁전,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궁전들이 추가로 건축되어, 현재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에는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들이 혼재되어 있다.   이 궁전이 건축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보존 수준 면에서뿐 아니라 로마 후기 건축 양식을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어 역사적 의미를 계승한 건축물이라는 점에서이다.

 

  이 건축물들은 옛 스플리트 도시 지역이 로마 시대에 어떻게 계획 건설되었는지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래서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웅대한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다.  중세 초기에는 궁전 안에 도시가 있었으나 13세기와 14세기에 상업이 번창하면서 집중적 건축물이 건축되자 도시는 궁궐의 바깥쪽으로 뻗어 나가게 되었으며 이로써 궁전 서쪽 벽 바깥쪽에 새로운 중심부가 형성되었다.

 

  이 궁전의 서쪽 벽은 14세기에 요새화되었고, 17세기에는 치성이 있는 새로운 방어 시스템이 축조되었다. 1,700년 전에 세워진 고풍스러운 성벽은 우리를 중세로의 여행으로 안내해 준다.  

 

 

 

 

 

 

 

 

 

 

 

 

 

 

 

  

구시가 그라드 지역 둘러보기

 

 

   좁고 구불구불한 구시가를 조망하려면 황제의 묘였던 성 도미니우스(돔니우스) 대성당에 오르면 된다. 숨 가쁜 계단 꼭대기에 서면 구시가의 붉은 지붕과 아드리아 해의 탁 트인 푸른 바다가 나란히 늘어선다. 궁전에 기대 사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도 이곳에서는 구식 슬라이드처럼 느리게 움직인다.

 

그라드 지역 어느 곳으로 나서든 발걸음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동문은 재래시장과 연결된다. 구시가지 동문 초입에는 새벽이면 대규모 장터가 들어선다. 지중해의 해산물과 채소, 과일이 쏟아져 나온다. 소박한 물건들이 오가는 크로아티아의 장터 모습이 생생하다.

 

  반대로 서문은 쇼핑가와 이어진다. 서문 밖 나로드니 트르그 거리는 궁전골목과는 달리 현대식 예술 작품들과 다양한 럭셔리 숍들이 늘어서 있다. 치즈 빛으로 채색된 옛 거리와 도시의 미녀들이 활보하는 광장은 불과 5분 거리로 연결돼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7월이면 서머페스티벌이 열리고 9월이면 국제영화제의 막이 오른다고 한다.

 

  북문을 나서면 녹음이 우거진 공원이다. 황금 문으로 불리는 북문을 지나면 크로아티아 종교지도자였던 그레고리닌의 동상을 만난다. 동상의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풍문 때문에 유독 엄지만 반질반질하다. 

 

 

 

 

 

 

 

 

 

 

 

  

마리안 해변길 산책

 

   스플리트의 구시가가 낭만을 더하는 데는 해변 노천 바들이 빼곡히 들어선 오바라 히르바트스코그(Obala hrvatskog) 거리가 한 몫을 한다. 지금은 성벽 쪽에는 기념품 가게며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고, 노천카페에 모인 사람들은 마리안 해변의 매력에 푹 빠져 한낮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또 카페 앞 바다 쪽에는 야자수들이 줄지어 어깨를 늘어뜨리고, 긴 의자들이 있어 보행자들이 앉아 쉬기에 좋은 산책길이 되었다. 의자에 앉은 이들은 한가한 휴식을 즐기면서도 하늘색과 물색의 조화로움으로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마리안 해변과 그 언저리에 정박해 있는 페리와 요트들을 바라보며 눈앞에 펼쳐진 맑고 투명한 아드리아 해를 눈에 담기에 분주하다. 스플리트의 해변 산책로는 마르얀 언덕으로 이어진다.  

 

 

 

 

 

 

 

 

 

 

  디오 클레티아누스가 말년을 보내기 위해 성곽을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새롭게 태어난 도시, 리바 거리의  흰 대리석과 야자수, 그리고 수백 대의 요트가 유럽 최고의 휴양지라고 뽑내는 스플리트,  나에게 스플리트는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기억될 장소로 남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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