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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발칸반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아드리아 해의 보석, 지구상의 낙원

by 혜강(惠江) 2016. 4. 29.

발칸여행(17)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아드리아 해의 보석, 지구상의 낙원 

 

 

글·사진 남상학

 

 

                                               

▲크로아티아 국기

 

 

  발칸 여행 8일째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로부터 시작되었다. 두브로브니크는 아드리아 해 남쪽 연안(달마티아 해안), 스르지 산 아래쪽에서 바다로 튀어나온 곶 위에 자리 잡고 있다. 

 

  길죽한 크로아티아 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히는 두브로브니크는 영국의 유명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두브로브니크를 보지 않고 천국을 논하지 말라’고 했듯이,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흔히 ‘아드리아 해의 보석’으로 불린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크로아티아, 그중에서도 두브로브니크에 가고 싶어한다.

 

 

 

 

 

 

  크로아티아의 수도는 자그레브이지만, 여행자들은 수도인 자그레브보다 두브로브니크를 즐겨 찾는다. 그 이유는 너무나 명료하다. 우선 그들은 주홍색의 지붕과 흰색 벽을 가진 집들이 모래밭이 아닌 바위가 들어선 해변에 다닥다닥 붙어서 아드리아 해의 푸른 색깔과 어울려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것에 매료된다. 

 

  특히 두브로브니크 바다는 해초가 없어서 더욱 투명한 빛깔을 띤다. 거기다가 아드리아 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를 마주 보고 있는 두브로브니크는 고딕과 르네상스의 혼합 하여 지은 옛 건물들이 고풍스러운 자태로 손님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 꿈의 현장에 우리가 서 있다고 생각하니 감격이 솟구쳐 오른다. 동이 트기도 전에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나섰다. 우리가 투숙한 아드리아호텔(ADRIA HOTEL)은 전망 좋은 곳에 있어서 두브로브니크 일대를 조망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깊은 밤에서 막 깨어난 부드로브니크는의 새벽 풍경은 몽상적이었다. 어젯밤 호텔 창문으로 바라본 휘황찬란한 밤 풍경과는 대조적이었다. 우리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해안 성채가 있는 바닷가로 나갔다.

 

 

  

*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호텔 창문으로 바라본  크로아티아 새벽 풍경 *

 

 

*  호텔 부근에서 찍은 일출 및 아침 풍경 *

 

 

 

두브로브니크 여행은 구시가지부터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시작은 옛 시가지부터 시작된다. 두브로브니크 역사가 시작된 것은 7세기 무렵. 라구사라는 작은 도시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옛 시가지는 10세기에서 14세기 사이 건축됐으며 높이만 무려 23m, 길이 2㎞에 이르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옛날, 지중해를 무대로 해상 무역을 펼친 도시국가였던 두브로브니크는 굉장히 번성했던 곳이다. 비록 두 번의 대지진을 겪으며 국력이 약해져 나폴레옹에게 정복당하고 말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두브로브니크 도심은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구시가지와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신시가지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구시가지를 둘러본다. 구시가지라 불리는 성벽 안에도 많은 사람이 살고 있어서 이곳은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유럽인들에겐 평생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휴양지다. 

 

  따라서 그곳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중세 양식과 바로크 양식, 르네상스 양식 건축물이 즐비하며 작은 골목마다 역사가 묻어 있다. 덕분에 이곳은 1979년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프란체스코 수도원, 세르비아 정교회, 성 블라이세 성당, 오노플리안 분수 등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구시가지로 들어갈 수 있는 필레문

 

 

  아치형의 필레문 안으로 들어가면 순식간에 중세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에 휩싸인다. 필레문(Pile)은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의 4개의 문 가운데 하나로 구시가지의 입구이자 서쪽의 관문이다. 필레는 성 밖의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성 안쪽의 시계탑으로 연결되어 있다. 

 

  1472년 건축가 파스코예 밀리체비츠가 건축했다. 문은 안쪽 문과 바깥쪽 문 2개로 구성되었고, 바깥쪽 문은 구시가지를 연결하는 석조다리와 연결되는데 다리를 들어 올려 외부의 침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게 해두었다. 두 번째 문 위에는 도시의 수호성인 성 브라이세가 두브로브니크의 지진 전 모습의 모형을 들고 있다. 

 

  구시가의 서쪽 입구인 필레를 통과하여 두브로부니크 성 안으로 들어오면 왼편에 프란시스코 수도원이 있고 그 안에 1391년 이래 운영되어 온 약국이 있다. 그 수도원 반대편에는 1438년의 수도 시설의 일부인 원형의 오노프리오 분수가 보인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도시성벽의 정문 근처에 있는 오노프리오 분수. 중앙에 커다란 돔 모양의 석조 물이 있고 그 아래는 16면으로 되어 있으며 각 면에서 물이 나오도록 설계되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 약국 & 박물관 입구 *

 

 

 

 

프레스코 기법으로 장식된 프란체스코 수도원

 

 

  플라차 거리의 끝에 있는 프란체스코수도원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로 수도원의 고요한 분위기는 관광객들에게 옛 정취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평화를 느끼려면 오전 중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는 크로아티아의 문화유산인 오래된 성경 텍스트 수집품, 황색으로 변한 초기 인쇄 저작물들, 연약해진 옛 스크롤 문서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얀 대리석이 깔린 플라차 거리

 

  구시가지의 중심거리인 플라차 거리는 서쪽에 있는 파일 게이트(Pile Gate)에서 시작하여 동쪽의 플로체 게이트(Ploce Gate)까지 이어진다. ‘스트라둔 거리’라고도 한다. 스트라둔은 '거리'를 뜻하는 이탈리아 어 ‘스트라다’에서 비롯되었다. 

 

  바닥은 대리석으로 포장되어 있어서 세련된 유럽거리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도로의 총 길이는 약 280m, 하루 종일 관광객과 사람들로 가득찬 활기찬 곳이며 대리석 바닥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의 발길로 인해 매끄러우므로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이전에 스트라둔 거리는 화려한 궁전들로 가득 찼으나 지진으로 모두 파괴되고, 현재의 건물은 1667년 대지진 이후에 들어섰다.

 

  아름다운 길을 따라 늘어선 건물의 1층은 상점, 레스토랑, 카페, 갤러리 등으로 사용하고, 위층은 대부분 주거용이다. 건물은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수수한 모습이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플라차 거리의 시계탑

 

  구시가지의 중앙로인 스트라둔(Stradun)의 동쪽 끝 루자 광장에 우뚝 서 있다. 우아한 모양의 종탑으로 높이는 35m이다. 1444년에 건설되었으나 파괴되어 1928년에 다시 건설되었는데 맨 위에 있는 종만은 처음에 건축했을 당시인 15세기 것이라고 한다. 

 

  탑의 맨 꼭대기는 왕관 모양이고 그 밑은 사방이 아치형으로 뚫려 있다. 이곳에 커다란 종과 양옆에 2명의 남자가 망치를 들고 종을 치려는 모습의 조각이 있다. 종 밑에는 굴뚝처럼 긴 모양의 시계가 놓여 있다. 시계는 숫자가 표시되지 않고 태양이 이글거리는 모양으로 시간을 알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 시계탑과 그 옆에 있는 구 시청사(오른쪽) 건물 *

 

 

 

 

 지진에도 끄떡없던 스폰자궁(Sponza Palace)

 

  두브로브니크에는 고딕과 르네상스의 혼합 양식으로 지어진 스폰자궁이 있다. 구시가지의 스트라둔 거리 끝에 있다. 1516~1522년 해상무역 중심 도시국가 라구사공화국의 모든 무역을 취급하는 세관으로 지었다. 후기 고딕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로 건축가 파스코예 밀리체비치가 건설을 맡았다. 

 

  커다란 직사각형 형태로 되어 있으며 우아한 아케이드, 기다란 고딕 양식의 창문 등이 특징이다. 중앙홀은 예전 많은 무역인이 모이는 장소로 이용되었고, 한쪽 부속건물에는 14세기 국립조폐국이 들어섰으며 그 밖에도 은행·귀중품창고·무기고 등이 있었다고 한다. 

 

  현관과 건물의 조각장식은 안드리지치 형제가 담당했다. 두브로브니크에서도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며 1667년의 대지진에도 손상을 입지 않은 채 본모습이 보존되어 있다. 현재 매년 두브로브니크 여름축제의 개막식이 열리며 중앙홀은 미술관으로 이용된다 

 

 

 

 

고딕, 르네상스 등 여러 양식이 혼합된 렉터궁전 및 성모승천교회

 

 

  1435년 두브로브니크 수로와 분수를 건설한 오노프리오 데 라 카바(Onofrio de la Cava)가 건축했다. 후기고딕과 초기 르네상스양식을 혼합한 아름다운 건축물이며, 귀족들을 위한 업무와 종교행사 때만 사용하였다. 총격으로 심하게 부서지고 1667년 대지진으로 건물이 심각하게 훼손된 후 17세기에 바로크양식으로 보수되었다. 궁전 정면에는 기둥이 늘어서 있고 교회 의자처럼 장식한 석조벤치가 놓여 있다. 

 

  내부에는 아름다운 정원이 조성되었는데, 두브로브니크 여름축제 기간에는 이곳에서 클래식 음악회가 열린다. 2층은 현재 시의 박물관으로 사용하는데 라구사공화국 시절의 유물들을 전시한다. 특히 15천 점의 회화작품 중 대부분은 베네치아와 달마티아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렉터궁전을 나와 왼쪽에 거대한 돔 형식의 지붕을 가진 대성당이 있다. 성모승천 대성당은 세 차례에 걸쳐서 재건하였으며 중앙에 있는 돔은 멀리서도 모일만큼 웅장하다. 7세기경 최초로 비잔틴 양식으로 지었던 것을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다시 지었으며, 현재의 대성당은 1667년의 대자진으로 심하게 훼손된 것을 1672~1713년 이탈리아 건축가 안드레이 불파리니와 파올로 안드레이티에 의하여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되었다.  

 

 

 

 

 

 

 

2㎞ 길이의 성곽 걷기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를 둘러본 우리는 성곽으로 올라가 성곽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길이 2㎞, 높이 25m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다. 성곽 입구에서 표를 구매하고 계단을 올라 사람들을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1시간쯤 걷는다. 성곽에서 보는 구시가지는 웅장하면서도 정겨운 풍모로 여행자들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두브로브니크에 오면 성곽을 걷는 일이 인기다.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건물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거나 지붕이 날아간 집들을 볼 수 있다. 1991년 크로아티아가 유고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후 시작된 내전의 상처들이다. 내전으로 건물 800여 채 중 68%가 무너졌다고 한다. 아직도 재건은 진행 중이다.   

 

  성곽을 따라 멀리 붉은 지붕들 사이로 오밀조밀 모여 있는 관광객이 마치 작은 난쟁이처럼 보인다. 바다 쪽으로는 짙은 코발트블루의 아드리안 해에서 보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과 그 옆에서 카누를 타는 관광객이 보인다. 시야를 아래로 향하니 성곽 너머 절벽에 파라솔을 펴고 다이빙을 즐기고 이들도 눈에 띈다. 그들 모두 한껏 여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스르지산 전망대에서 오르다.

 

 

  성곽걷기까지 마친 우리는 스르지산전망대로 올라갔다. 마을 뒤편으로 400m 높이로 가파르게 솟은 스르지산전망대는 차나 케이블카로 올라갈 수 있으나 우리는 택시로 올랐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리는 맛이 짜릿했다.  

 

  스르지산 정상에는 십자가 탑이 먼저 눈에 띈다. 내전의 상처를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는 전쟁박물관도 있다. 전쟁박물관이 왜 이 스르지산 산꼭대기에 있을까? 스르지산이 두브로브니크를 둘러싸고 성벽이 구도심을 감싸 안은 모습에서 그 답이 나왔다.

 

  이들은 적의 위협으로 살아남기 위해 스르지산을 배경으로 성벽을 쌓고 필사적으로 방어한 현장이기 때문이리라. 스르지산 정상의 노천카페는 올드타운의 부자(Buza) 카페와 함께 가장 한가롭게 두브로브니크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다.   

 

  스르지산전망대에 오르면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 신시가지, 그리고 바다까지 한눈에 보인다. 스르지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옅은 적갈색 지붕으로 통일된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적갈색 지붕과 푸른 아드리아 해의 색 대비가 한 폭의 그림과 같아 그저 감탄만 연발하게 된다.  원색이 조화를 이루어 완벽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관광객은 너 나 할 것 없이 정상의 바위에 걸터앉거나 서서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바쁘다. 

 

 

 

 

 

 

 

 

 

 유유히 유람선을 타고

 

  두브로브니크 시가지를 산 정상에서 보았다면, 유람선을 타고 둘러보는 것은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완결판이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지상에서 걸으며, 혹은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사뭇 달랐다. 투명한 물길을 가르며 1시간 반 이상의 해안 절경 투어는 두브로브니크의 또 다른 모습을 선사했다.

 

  해안을 따라 쌓은 성곽의 규모는 더 크게 확대된 기분이었고, 해안가 암석의 검은 산들은 투명하고 파란 바닷가에 투영되어 절경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또 푸른 숲 속에 들어앉은 부호들의 별장은 그 아름다움을 더했다.   

 

 

 

 

 

 

 

 

 

 

 

   달마티안 해변에 있는 '아드리아 해의 진주'두브로브니크는 정말 아름다웠다. 나는 그 아름다운 풍경들을 따라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지구상의 낙원’이라는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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