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및 정보/- 발칸반도

보스니아 메주고리예, 성모발현지 청동예수상과 성 야고보 성당

by 혜강(惠江) 2016. 4. 29.

 

발칸여행(16)

 

보스니아 메주고리예 

성모발현지 청동예수상과 성 야고보 성당

 

 

글·사진 남상학

 

 

 

 

 

 

  보스니아에서 모스타르를 둘러보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서남쪽 메주고리예(Medugorje)로 이동했다. 메주고리예는 예전에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지도에 표기되지도 않았던 곳으로, ‘산과 산 사이에 있는 마을’이란 뜻을 가진 한적한 농촌이었으나 이 지역이 성모발현지(聖母發現地)로 알려지면서 가톨릭 신도들의 세계적인 순례지로 유명해졌다.

 

 

크르니카 언덕에서의 성모 발현

 

 

  메주고리예에서의 이른바 성모 발현은 1981년 6월 24일부터 지금까지 크르니카 언덕 혹은 포드브르도(Podbrdo)라고 하는 곳에서 마리아나 드라비체빅, 이반카 이반코니, 비카 이반크릭, 이반드라기 체빅, 이반 코빅, 밀카 파블로빅 등 여섯 어린이가 동정녀 마리아의 발현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에 의하면, 성모 발현에는 세계 평화를 위한 메시지와 회개 요청, 기도와 단식 등이며, 미래에 실현될 일들에 관한 비밀들도 포함되어 있다. 놀라운 사실은 그 당시 16세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에게 발현한 후 지금까지 5천 회가 넘게 발현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밖에도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이 나타나고, 인류를 향한 회개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티칸의 인정을 받은 프랑스의 루르드 성지. 포르투갈의 파티마 성지와는 달리 아직 정식으로 인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순례하는 성지가 되고 있다. 

 

  뽀드브르도는 비야코비치(Bijakovići)의 소박한 동네에서 약 1km 떨어져 있다. 산에는 특별한 것도 없으며, 가시나무와 돌 틈에서 자라는 셀비어와 빼르빼뚜이노가 있을 뿐이다. 발현 언덕에서 마을의 집들까지는 양치기들이 사용했던 오솔길이 거친 바윗돌 틈 사이에 나 있다.

 

  이 작은 오솔길이 수천만의 순례자들이 발현 이후로 이 산을 오르내려 이제는 더이상 오솔길이 아니라 멀리서도 훤히 보일 정도로 길이 넓다.  아스팔트 길에 익숙한 도시에서 온 많은 순례자들은 돌투성이의 산길을 맨발로 오르거나 심지어 무릎으로 기어 발현 장소까지 올라가는 모습, 성모상을 들고 성가를 부르며 오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 장소까지 올라가는 언덕길의 중간쯤에 나무로 만들어진 십자가가 있는데, 이곳은 성모께서 1981년 6월 26일에 세 번째로 발현하였던 곳이다. 

 

 

 

 

 

 

 

 

  십자가 산(크리제밧, Krizbak)

 

 

   메주고리예 성당으로부터 약 1㎞ 떨어진 곳, 발현언덕이 있는 크리니카 산의 해발 520m 정상에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이곳을 십자가 산이라고 한다. 8.56m 높이의 콘크리트 십자가는 예수의 수난 1,900년을 기념하여 1934년 3월 15일에 완공되었다. 

 

  이 십자가에는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 믿음과 사랑과 희망의 증표로 사제 베르자디네 스몰랸과 메주고리예 본당 신자들이 이 십자가를 세웠다. 예수님, 모든 악에서 우리를 구원하소서.”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십자가에는 예수께서 못 박힌 십자가 나무의 한 조각이 십자가의 수직과 수평이 만나는 지점에 보존되어 있다.

 

  이 십자가 산 정상에 이르는 길에는 15처 각처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조각이 있고, 이 조각에는 성모의 모습도 새겨져 있다.  그토록 많은 순례자가 십자가 산을 찾는 것은 메주고리예의 성모 발현 이후 십자가 위에서 기이한 빛과 다른 징표들을 보았다는 주장 때문이다.

 

  사람들은 성모 발현과 그 메시지를 하나님과 사람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평화와 연결시켜 해석한다. 그래서 또한 성지순례자들은 봉헌과 함께 그리스도 구속의 십자가 체험을 위하여 십자가 산의 길을 따라 기도를 드리며 오른다. 

 

 

 

순례자를 위해 열려 있는 성 야고보 성당 

 

 

  메주고리예의 본당은 1892년에 설립되어 순례자들의 수호성인인 성 야고보 사도에게 봉헌되었다. 지금의 성 야고보 성당은 1969년에 새로 완공된 것으로 본당 신자들과 순례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 후 야고보 성당은 2,000년에 교구 성당으로 지정되어 순례자를 위하여 기도하는 지역의 중심 성당으로 항상 열려 있다. 

 

  두 개의 종탑을 가진 교회 입구 벽에는 예수님이 일생 중에 체험한 다섯 가지 신비를 말하는 장면을 모자이크로 처리하였다. 내부 고해성사실 중에는 한국어로도 가능한 곳이 있다. 

 

  교회 입구 광장에는 조각가 디노 펠리치(Dino Felici)의 작품인 평화의 성모상이 서 있다. 왼쪽에는 ‘고해성사의 사도’, ‘일치의 사도’로 불리는 성인 레오폴도 만딕(St. Leopold Bogdan Mandic)의 상이 있다. 성당 오른쪽 광장에는 커다란 나무 십자가 주위로 기도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성당 오른쪽 광장에는 야외 미사를 위한 제단과 5천석 규모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순례자들을 위해 야외 제단에서 밤낮으로 미사가 열리며, 늦은 봄부터 추운 겨울이 되기 이전까지 미사가 집전된다. 요즘은 세계 각처에서 몰려오는 신도들을 위해 언어별로 시간을 정하여 미사를 진행한다. 한국인 신도를 위한 미사 시간도 있다. 1981년 이후 지금까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이천오백만 명이 넘는다고 했다.  

 

 

 

 

 

 

 

 

 

 

 

 

 청동예수상 다리에서 성수가

 

 

   미사가 집전되는 야외 뜰에서 조금 걸어가면 청동으로 된 예수상이 있다. 청동 부조상 주위로는 예수 고난의 14처가 타일로 조성되어 있다.  

 

  이 청동 예수상은 십자가에서 막 일어선 모습으로 신기하게도 오른쪽 무릎 부근에서 물기가 흐른다. 이 물을 신자들은 성수(聖水)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이 청동 예수상 앞에 줄을 서고 있는데, 그것은 이 예수의 상처를 닦아준다는 의미도 있고, 한편으로는 거즈나 손수건에 성수를 무쳐 환자의 아픈 부위에 대고 간절히 기도하면 상처가 치유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미사도 모두 끝난 저녁 시간이어서 사람이 많지 않았으나 낮에는 평일에도 길게 줄을 서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숙소가 이곳에서 가까운 헤르체그 호텔(hotel herceg)이었기에 우리는 다음날 이른 새벽 다시 달려가 한 번 더 기도할 기회를 얻었다.  

 

 

 

 

 

 

 

  예수님은 부활하시어 제자들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말씀하셨다.(누가복음 24,36).  
하나님이 육신을 입으시고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바로 우리에게 평화를 주기 위해서였다. 

 

메주고리예 여행은 신앙을 가진 우리에게 나 지신의 죄를 뉘우치며 은혜와 감사를 깨닫게 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