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여행(15)
보스니아 모스타트
모스타르의 심볼,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스타리모스트
글·사진 남상학
크로아티아 두브르브니크 관광을 마친 우리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로 향했다. 여행 동선에 따라 내륙 쪽의 모스타르가 목적지였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구(舊)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연방공화국의 6개 공화국 중 하나였으나, 1992년 3월 분리 독립하였다. 수도는 사라예보. 무슬림계가 44%, 세르비아계가 31%, 크로아티아계가 17%를 차지하고 있다.
이후 세 종족 간 내전이 3년 동안 계속되었고, 현재 단일국가가 체재를 이루었다. 면적이 51,197㎢, 인구 500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나라다. 면적은 한반도의 0.2배를 조금 넘는다.
모스타르 (Mostar)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서부에 있는 도시로 ‘다리의 수호자, mostari)를 의미한다. 헤르체고비나 지역에서 가장 크고 가장 중요한 도시이자 헤르체고비나네레트바 주의 주도이다. 모스타르는 네레트바 강에 자리 잡고 있으며, 15세기부터 오스만투르크 제국과 합스브르그 왕가의 지배를 번갈아 받게 되면서 여러 종교를 가지고 500년이라는 세월 동안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았다.
그러나 유고 연방의 해체, 보스니아 내전, 모스타르 정쟁들을 치르면서 종교문제와 함께 크로아티아의 영토확장으로 인해 양 세력 간의 인공청소가 자행된 장소이다. 1994년 2월 국제사회의 중재로 평화를 되찾았다. 모스타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스타리모스트(보스니아어 : Stari Most)가 있어서 관광객이 자주 찾는다.
평화의 상징, 스타리모스트
‘오래된 다리’라는 뜻의 이 오스만투르크가 발칸에 남긴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네레트바 강을 가로지르는 스타리모스트는 1566년 발칸 전쟁 이후 오스만 제국의 쉴레이만 황제의 명에 따라 건설되었다. 이 다리는 돌로 만든 다리로서 30m 간격으로 12m의 아치 형태로 높이 솟아 있으며, 4m 폭의 우아한 차도가 지나게 되어 있다.
쉴레이만에게 있어서 이 다리는 자신의 군대가 달마티아 해변의 부유한 도시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은이 풍부하게 산출되는 보스니아 내륙의 산악 지대와의 수월한 교역과 달마티아의 염전으로부터 귀중한 소금을 내륙 지방의 마을로 신속하게 수송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93년, 유고슬라비아를 집어삼켰던 광포한 내전의 물결 속에서 크로아티아 포병대에 의해 파괴되었다. 당시 다리가 파괴되었다는 소식이 사라예보에 도달하자 정부는 사라예보가 위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애도의 날을 선포했다. 그만큼 이 다리는 건축학적으로 볼 때 단 하나밖에 없는 걸작으로서 보스니아를 대표하고 있다.
그 후 각국의 도움으로 복구가 되었으며, 모스타르의 상징이자 보스니아 내 민족간 화해를 상징하는 징표로서 의미를 지니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조약돌이 깔린 구시가지 거리를 걷다.
구시가지 거리 바닥에 조약돌이 촘촘히 박혀 있어 조약골 거리라고 불린다. 네레트바 강 양편 모스타르 옛 다리를 중심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보스니아인들이 살던 이슬람 지구로, 이 거리에는 장인과 기술자들이 모여 살고, 모스크와 중세 터키식 건물이 많다.
모스타르 구시가지는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아름다웠다. 조약돌이 깔려있는 골목은 뒤뚱거리며 아무리 천천히 걷는다 해도 끝까지 이십 분 정도면 충분하고 구석구석 구경한다 해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유럽에서는 보기 힘든 ‘자미’, 거기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 어디를 봐도 다 엽서 사진과 같다.
"Don't foget 93"
하지만 관광객을 붙잡은 것은 아름다운 풍경만이 아니다. 모스타르가 오랜 세월 내전의 아픔을 간직해 왔기 때문이다. 내전과 연관된 전쟁기념관을 비롯한 상처들이 도처에 남아 있기 있다. 다리 어구에 “Don't forget 93"라고 쓰여있는 글귀를 보더라도 1993년 보스니아 내전이 남긴 비극은 보스니아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보스니아 인들은 순박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자신들이 만든 세공품을 광광객에게 보여주며 방긋 웃는 모습에서 지금 모스타르는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보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보스니아 인들은 순박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자신들이 만든 세공품을 광광객에게 보여주며 방긋 웃는 모습에서 지금 모스타르는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보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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