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여행(12)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Tirana)
티라나 도심 스칸데르베그 광장에서의 한나절
글·사진 남상학
발칸 여행 일곱째 날, 우리는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티라나 관광을 시작했다. 여행 전문 출판사 론리플래닛은 ‘2011 최고의 여행국’ 10곳을 선정하면서 첫손에 꼽은 곳은 ‘유럽의 마지막 변방’인 발칸반도의 알바니아였다. 90년대 배낭여행객들이 들어가면서 “파란 해변, 유적, 밤 문화, 합리적 가격의 액티비티, 계획 없이 하는 옛날식 여행”을 꼽은 뒤부터 알바니아에 대한 입소문은 널리 퍼졌다.
우리는 그 알바니아의 속살을 볼 차례다. 알바니아는 국토 북서쪽은 몬테네그로, 북동쪽은 코소보, 동쪽은 마케도니아 공화국, 남쪽은 그리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서쪽에는 아드리아 해, 남서쪽에는 이오니아 해가 있는데, 두 바다를 잇는 오트란토 해협 사이로 이탈리아와는 72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과거 사회주의 계획 경제 국가였던 알바니아는 민주화 이후에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도입하였으나 아직 저개발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전체인구의 15%가 빈곤층에 속할 만큼 유럽 최빈국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는 게 일상인 이곳 주민들은 알바(아르바이트)를 위하여 이웃 나라로 돈을 벌러 간다며 안내자는 알바니아 명칭을 가지고 비꼬았다.
알바니아의 수도이자 티라나 주의 주도인 티라나는 알바니아의 중부, 아드리아 해 연안 두러스 동쪽 비옥한 평야 지대에 있다. 17세기 초 터키 장군 술레이만 파샤가 건설했으며, 시가는 이탈리아풍 건축물이 많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티라나 시내 관광은 알바니아의 국민적 영웅인 스칸데르베그 광장과 그 주변의 역사유적을 둘러보는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도심의 야외공간인 스칸데르베그 광장(Skenderbeg Square)
티라나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제일 처음 가는 곳은 야외 공간인 스칸더백 광장이다. 광장의 중앙에는 5세기 중반 오스만투르크에 맞서 싸운 알바니아의 국민 영웅 스칸데르버그(Kastrioti Skanderbeg, 1405~1468)의 기마상이 있다.
스칸데르베그는 1405년 중부 알바니아의 영주인 존 카스트리오티(Gjon Kastrioti)의 아들로 태어나 1443년 300여명의 알바니아인들을 이끌고 오스만 제국에 저항하는 반란을 일으켰으며 기독교로 개종한 뒤에는 베네치아 공화국과 나폴리 왕국, 교황령과 동맹을 맺고 알바니아 북부 지역을 통일한 인물이다.
또 광장에는 지붕과 첨탑이 아름다운 이슬람 사원인 에뎀베이 모스크, 알바니아 최대의 아름다운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국립 역사박물관 등이 있다.
둥근 지붕과 첨탑의 이슬람 사원 에뎀베이 모스크와 시계탑
에뎀베이 모스크(Ethem Bey Mosque)는 국립도서관 맞은 편에 있다. 1793년 건축되었고, 도시를 통틀어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둥근 지붕과 첨탑이 아름답다. 이 이슬람 사원의 건축을 총지휘했던 에뎀 군사령관의 이름을 따서 사원의 이름을 지었다. 사원의 내부 장식은 매우 화려하고 정교하였고 홀 중앙에 매달린 커다란 샹들리에가 매우 인상적이다.
알바니아에는 크고 작은 모스크가 산재해 있다. 유럽에서 국민의 다수가 이슬람교를 믿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로, 1479년부터 오스만투르크의 지배하에 있다가 1912년이 돼서야 독립한 이유로 유럽 어느 국가보다도 무슬림의 비율이 높다. 약 360만 명의 인구 중 70% 가량이 이슬람교를 믿는다. 가톨릭과 기독교가 주류를 이루는 유럽에서 소수자인 무슬림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소외자로 취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괜한 걱정일까?
에뎀베이 모스크 사원 옆에 있는 티라나 시계탑은 1830년 건립된 것으로 티라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던 날에 제작되었다고 한다. 지금 보수 중이어서 가람막으로 가려져 실제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알바니아 국립역사박물관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에 있는 국립 역사박물관도 알바니아의 국민적 영웅의 이름을 딴 스켄데르베그 광장에 있다. 1981년 세워진 이 국립박물관은 알바니아를 대표하는 박물관이며 규모 면에서 알바니아에서 가장 큰 박물관이기도 하다. 특히 입구 벽면에 설치된 알바니아 민중들의 저항 모습을 담은 대형 모자이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시물은 석기 시대부터 시작하여 일리리아(Illyria), 로마 제국, 오스만투르크 제국, 공산당 등을 거치는 알바니아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 전통 의상, 왕가 장식품, 종교 예술 등 다양한 4,750여 개 소장품이 있다. 스켄데르베그의 유명한 염소 머리 투구와 칼 복제품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구소련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문화궁전, 청동기마상옆의 오페라 하우스, 티라나대학 등이 주변에 몰려 있다. 또, 광장에는 값싼 먹거리들을 많이 찾을 수 있어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에서의 한나절 여행을 마치고 몬테네그로로 떠날 차례다. 그 나라의 속살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하는 아쉬움이 이곳에서도 남는다. 주마간산격인 여행은 그저 ‘다녀갔다’는 이력만 남을 뿐이다.
그러나 어쩌랴. 우리가 가야 할 몬테네그로 역시 낯선 곳이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또 다른 나라가 아닌가? 우리는 4시간가량 가야 하는 유럽 최남단인 아름다운 도시, 몬테네그로의 코토르(Kotor)로 향했다.
* 권인호 사모(좌)와 이종임 사모(우) *
* 우남일 교장과 장호찬 교장님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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