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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발칸반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만나는 유적

by 혜강(惠江) 2016. 4. 26.

 

발칸여행(09)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만난 유적들

 

- 지혜의 여신 소피아 동상이 있는 네델리아 광장 -

 

 

·사진 남상학

 

 

 

 

 

 

  불가리아 북부도시 벨리코투르노보에서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까지는 버스로 대략 3시간 정도 소요됐다. 북쪽 국경의 대부분을 흐르는 도나우 강이 루마니아와 경계를 이룬다. 루마니아 바로 남쪽에 자리한 불가리아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면적이 큰 11만 879㎢에 인구는 약 728만 명(2012년 기준)이다. 

 

  불가리아는 한때 발칸 반도에서 강력한 세력을 떨치기도 했으나 1014년부터 동로마 제국에게, 1393년부터 터키의 지배를 받는 등 계속해 다른 민족에 억눌려 살아왔다. 1989년 구소련이 무너지자 1990년 불가리아도 민주 정부를 세웠고 나라 이름도 불가리아 공화국으로 바꿨다.

 

  전체 국토의 90%가 산악지대고, 수도 소피아는 해발 545m에 있다. 북쪽으로는 발칸산맥이, 남쪽으로는 비코샤 산이 자리 잡고 있는 소피아는 기원전 4~5세기경 고대 트라키아인에 의해 도시가 건설되는 등 무려 7,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오래된 도시다. 

 

 

 

 

 

   오랜 역사가 말해주듯 소피아 구석구석에서 오래된 유물들과 만날 수 있다. 도심 중앙엔 레닌 광장과 국회 의사당, 알렉산드르 2세의 동상이 역사로 남아있다.  이 밖에 소피아에서는 성소피아 교회를 비롯해 동방정교인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 세인트 페트카 지하교회, 터키 최고의 건축가 시난이 지은 '바냐바시 모스크' 등 유서 깊은 종교 건축물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오랜 역사의 흔적을 느끼게 해준다. 시간을 잘 맞추면 대통령궁 앞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다.  

 

 

 

 

 

 

 

 

 

 

 소피아의 중심 네델리아 광장

 

   먼저 들른 곳은 불가리아 소피아 시내 중심지 레델리아 광장, 이곳에는 지혜의 여신 소피아 동상이 있다. 네델리아 광장의 원래 이름은 레닌광장이었다. 19세기 후반, 러시아는 투르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불가리아에 공산주의 체제를 전파하였다. 공산주의를 태동시킨 마르크스, 레닌은 당시 엄청난 숭배의 대상이었고, 예외 없이 소피아에도 레닌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구소련의 붕괴로 민주화되면서 레닌 동상은 끌어 내려지고 대신 그 자리에 황금색 빛나는 소피아 여신상이 세워졌다.

 

  지혜의 수호신인 소피아 여신상의 오른손에는 영광의 월계관, 왼팔에는 부엉이가 앉아 있다. 얼굴과 손, 발 등 피부를 드러낸 곳은 금칠을 해놓은 것이 이채롭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부엉이는 진리를 찾는 지혜를 의미한다. 박식한 지식은 한 시절을 풍미할 수는 있어도 지혜가 될 수 없다. 지혜는 바람을 타는 것이 아니라 마치 태풍의 중심처럼 고요함 속에서 오래도록 빛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넵스키 교회 (Alexander Nevsky Cathedral) 

 

   소피아 시내에서 가장 먼저 띄는 건물은 비잔틴 양식의 건축물 알렉산데르 넵스키 교회다. 러시아 영웅 알렉산드르 넵스키의 이름을 딴 이 교회는 반도에서 가장 큰 사원이며 소피아의 심벌이기도 하다.  

 

  불가리아인들이 터키에서 독립한 것은 19세기 후반이었는데, 제정 러시아에서 크게 도와주어 그때부터 러시아와 정치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이때 터키와 대립하던 러시아는 군대를 파병했는데, 알렉산드르 넵스키는 1877~1878년에 걸쳐, 불가리아를 오스만 제국의 지배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전투를 지휘한 장본인으로, 교회는 이 전투에서 전사한 약 20만 명의 러시아 군인을 추모하기 위해 소피아 한복판에 건립되었다. 이들 러시아 전사자를 위해 세운 비잔틴 양식의 정교회 사원이 알렉산드르 넵스키 사원이다.  

 

  1912년 완성된 교회의 건축 자재들은 전 세계에서 구해온 것들로 건물 꼭대기에는 구리로 제작되고 금박이 입혀진 눈부신 12개의 돔이 얹혀 있어 태양 빛을 받으면 황금빛으로 빛난다. 황금색 돔이 아름다운 발칸반도 최대의 이 사원은 내부가 러시아와 불가리아의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성화들로 가득 차 있으며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는 입을 딱 벌어지게 한다. 또, 교회 내부의 지하 묘지에는 풍부한 성화 컬렉션이 있는데, 천 년이나 되는 세월에 걸쳐 수집된 것들이다.  

 

  오늘날에도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 이 교회에서는 가톨릭이나 개신교처럼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성가대의 노래만으로 예배하는데, 경건한 노래를 듣노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인간의 목소리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교회 근처 공원 옆에는 생기가 넘치는 시장이 있어 온갖 잡다한 상품을 팔고 있다.  

 

 

 

 

 

 

 

 

 

  

   또, 인근에 불가리아의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곳으로 세인트 페트카 지하교회를 들 수 있다. 이 교회는 터키인들의 눈을 피해 14세기 경 반지하식으로 건립된 이 교회는 핍박과 고난 속에서도 신앙을 지킨 순교의 피가 흐르는 곳이다.

 

  지상에서 보았을 땐 가정집 같은 소박한 집인데 아래로 내려가면 돌로 만든 아담한 교회의 터가 나타난다. 내부는 눈부시게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터키 최고의 건축가 시난이 지은 ‘바냐바시 모스크’

 

 

  1576년 오스만투르크 제국 시대의 번영을 상징하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사원 중의 하나이다. 소피아에는 과거 70개에 달하는 이슬람 사원이 있었으나, 현재는 바냐바시 모스크만이 이슬람 사원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바냐바시라는 이름은 공중목욕탕을 의미하는 경구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최고 건축가인 미마르 시난(Mimar Sinan)이 설계하였다. 이 사원은 거대한 돔과 하늘까지 치솟은 뾰족한 첨탑으로 유명하다.  

 

 

 

 

 

 

 고대 도시의 성벽 유적 ‘세르디카’ 등

  

  네델리아 광장 주변의 유적을 둘러보고 구(舊) 도심으로 이동했다. 소피아 구 도심지역에 는 고대 도시의 성벽 유적인 ‘세르디카’ 가 있다. 세르디카는 트라키아 계열의 세르덴 사람들이 만든 도시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세르디카의 문화는 기원전 4세기경부터 마케도니아, 로마 문화에 흡수되었으며, 로마 트라야누스 황제(98-117) 때 전성기를 누렸다. 광장, 극장, 목욕탕 같은 공공건물이 들어섰고, 사원도 세워졌다. 그리고 2세기 말에는 도시를 둘러싼 성벽도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지하에서 발견되는 유적 대부분은 기원후 로마 시대 만들어진 것이다.이들 유적은 2004년 대통령궁과 정부청사 그리고 구 공산당 본부로 연결되는 지하도를 건설하다 발견된 것이다. 동문으로부터 300m쯤 떨어진 곳에서 두 개의 원형경기장이 발굴되었다. 

 

 

 

 

 

 

   2세기~4세기경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원형경기장은 5천에서 1만 명 사이의 관중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현재는 이들 원형경기장 중 세르디카 아레나 호텔이 있는 동쪽 일부만 개방하고 있다. 바닥에는 대리석이 깔려 있고, 벽은 붉은색 벽돌로 쌓아올렸다. 벽 사이로 문을 만들었는데 둥근 아치 형태다. 그리고 지하 공간에는 이곳에서 출토된 석재와 항아리 등 유물을 전시해놓고 있다.  

 

  소피아는 이들 고대 유적과 대통령궁, 국립 박물관 등이 있지만, 여행자의 눈길을 확 잡아끄는 거대한 명소는 별로 없다. 그러나 소피아는 예쁜 도시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함께 밝고 깨끗하게 리노베이션한 건물 안에 들어선 깜찍스러운 상가와 거리를 달리는 트램이 눈길을 끈다.  

 

  또 불가리아의 여인들은 한눈에 보아도 옷맵시가 뛰어나다. 5월이면 장미 축제가 열리는 나라답게 소피아의 백화점에서 싸고 질 좋은 장미 향수를 구할 수 있고, 요구르트의 나라답게 맛 좋은 요구르트를 즐길 수가 있다.  

 

 

 

 

 

 

 

 

 

 

  우리는 소피아 관광을 마치고 테레사 수녀의 고향인, 마케도니아의 아담한 수도 스코페로 이동했다.(이동시간 약 4시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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