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여행(08)
불가리아 북부 성채도시 벨리코투르노보
중세 성채인 차르베츠 언덕은 유물만이 뒹굴고 …
글·사진 남상학
부카레스트 혁명광장을 끝으로 우리는 루마니아에서 남쪽으로 달려 불가리아 북쪽 도시인 벨리코투르노보로 이동하였다.(소요시간 약 3시간)
불가리아는 북쪽으로 루마니아에 이어져 있고, 남쪽으로 그리스ㆍ터키, 서쪽으로 마케도니아ㆍ세르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흑해(Black Sea)가 넘실거린다. 지리적 입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 불가리아에는 오랜 역사가 변조해 내는 뜨겁고도 곡절 많은 이야기가 서려 있다.
500년간 오스만 터키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1989년 민주화를 이루기까지 40여 년간 러시아 통치를 받다 보니 굴곡진 역사의 나라일 수밖에. 그렇지만 불가리아는 웅장한 산과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발칸반도의 스위스'라 불리며, CNN이 '2011년 방문하기 좋은 여행지'로 선정한 바 있다.
벨리코투르노보는 불가리아 제2차 불가리아 왕국의 수도로 위풍을 지닌 고도엿다. 약 240m에 이르는 꾸불꾸불한 얀트라 강 협곡에 거의 수직으로 솟아 있는 능선에 있어서 가옥들은 마치 한 채씩 쌓아놓은 것같이 계단식으로 지어진 것들이 많다. 그런데 벨리코투르노보는 투르크의 침략과 1911년의 대지진으로 대부분의 유물이 파괴되었다. 그 후 차레베츠 구릉에서 중세시대 마을의 유물이 발굴되는 등 이 도시의 대부분 지역이 불가리아의 역사·문화 사적지로 복구되어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언덕 위에 난공불락의 요새인 벨리코 투르노보 성이 있다. 중세시대 불가리아 왕국 수도의 왕궁터이다. 얀트리 강을 끼고 3개 언덕에 위치해 있는 요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차레베츠 성이다.
'차르(Tsarsㆍ러시아 황제)의 도시'로 알려진 일컬어지는 이곳은 트라키아인과 로마인 정착지로 12세기 초 비잔틴제국 시대에 요새화되었다가 제2차 불가리아 제국(1185~1396)의 수도로서 화려했으나 투르크의 침략과 1911년의 대지진으로 대부분 유물이 파괴되었다.
트라페지차 구릉과 차르베츠 구릉에서는 중세시대 마을의 유물이 발굴되었는데, 불가리아 차르족의 본거지인 차레베츠 구릉에는 두꺼운 성벽과 방어물이 둘러쳐져 있어 도개교(跳開橋)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이 도시의 대부분 지역이 불가리아의 역사·문화 사적지로 복구되어 고대의 건축물과 마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차르베츠 언덕 출입구 다리를 지나야 고성에 들어갈 수 있는 천혜의 요새 같은 성을 만난다. 성 입구에는 차레베츠 성 문장이 새겨진 방패에 앞발을 얹고 있는 사자상이 떡 버티고 있다. 언덕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을 빙 둘러 성채가 서서 천혜의 요새를 더 요새답게 한다.
언덕 꼭대기 멀리 성모승천교회가 보인다. 차레베츠 성 정상에 다다르자 성모승천교회가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벨리코 투르노보의 정상에 있는 성모승천 대주교 성당은 유일하게 벨리코투르노보 유적 중에 가장 완벽한 형태로 남아있는 건축물인데 바로 1985년에 대대적으로 보수했다.
성당 내부에는 1393년부터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이후 500년간의 피지배 민족의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현대작가인 테오판 소케로프(Teofan Sokerov)가 그려 1985년 기증한 성화가 있으며 이 성화는 불가리아의 현대 종교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현재도 유적 발굴이 진행 중이다. 차르 22명이 거주했다는 왕궁터가 있고, 산꼭대기에 뾰족한 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정상에 서면 옛 고성터는 유적만이 흩어져 있어 적막만이 감돈다. 동화 속 나라 어딘가에 와 있지 않나 눈을 의심하게 된다.
어둠이 내리면 차레베츠 성에서는 레이저 쇼가 펼쳐진다. 차레베츠 성 주력 관광상품이다. 'Sound and light'라고 이름 붙여진 이 쇼는 여러 색깔 레이저가 뿜어내면서 종소리와 구슬픈 불가리아 민속 음악이 뒤섞인다.
우리가 묵은 얀트라(GRAND HOTEL YANTRA) 호텔 주변에는 전통가옥거리가 있다. 전통 가옥거리에서는 17세기 전통 불가리아인들의 생활상과 가옥구조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인사동과 같이 자잘구레한 생활용품과 선물을 파는 가게가 늘어서 있다. 일반적인 유럽의 전통가옥들과는 좀 다르게 일본식 전통가옥 같은 느낌이랄까? 집은 대부분 갈색으로 테두리를 하여 강조한 단조로운 집들이었다.
중세시대 불가리아 왕국의 수도였던 벨리코 투르노보는 옛 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불가리아 장미 생산 중심지인 카잔락에서는 매년 장미꽃이 만발한 6월에 열리는 장미축제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불가리아의 또 다른 상징인 요구르트는 BC4000년께 트라키아인들이 먹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효식품으로 알려진 불가리아의 요구르트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 불가리아의 거의 모든 음식에 요구르트가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생물학자인 메치니코프 박사의 연구로 불가리아인들 장수와 요구르트 간 상관관계가 입증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불가리아가 장수국가라는데 그 비결이 여기에 있나 보다. 국내 업체 바이탈푸드가 불가리아 최대 유산균 회사인 켄디 측에서 수입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불가리아 요구르트를 맛볼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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