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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발칸반도

몬테네그로 페라스트의 조지섬과 성모섬

by 혜강(惠江) 2016. 4. 28.

발칸여행(14) 

 

몬테네그로 페라스트

 

바다 위에 뜬 두 개의 섬(조지섬과 성모섬)

 

 

글·사진 남상학

 

 

 

   코토르(Kotor)에서 왼쪽으로 바다를 끼고 약 30분 정도 달려 버스가 멈췄다. 집이라야 몇 채 안 보이는 해안 도로에, 그것도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버스를 세우고 내리라는 것이 우선 궁금했다. 하차하라는 안내자의 말에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그 순간 길 아래로 펼쳐진 풍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앞바다에 작고도 아름다운 두 개의 섬이 솟아있었다. 너무나 작아 물 위에 잠시 솟은 듯한 느낌이었다. 이것이 발칸의 숨은 보석 몬테네그로의 페라스트(Perast) 섬이라고 했다. 그제서야 나는 선택관광으로 분류된 코트라 페라스트 섬 관광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해변으로 난 계단을 내려와 보트가 정착된 곳으로 안내되었다. 정원이 30~40명쯤 되는 배가 관광객을 싣고 섬을 왕래하고 있었다. 배는 두 섬 사이를 빠른 속도로 물살을 가르며 내달렸다.

 

 

 

 

 

 

 

  왼쪽에 떠 있는 섬은 조지섬(St. George), 오른쪽의 섬은 성모섬(Our lady of the Rock)이라고 했다. 언뜻 보면 두 개의 섬이 같아 보이지만 왼쪽의 조지섬은 나무숲이 우거진 자연섬이고, 오른쪽의 성모섬은 인공섬이라는 느낌이 쉽게 다가왔다. 

 

  

 

 

 

 

  조지섬에는 노래로도 전해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한때 페라스트를 점령했던 프랑스 군인과 이곳에 살고 있던 한 처녀가 사랑에 빠졌다. 어느 날 군인은 명령에 따라 그녀가 사는 마을 포격했는데 사랑하던 여인이 죽고 말았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자 죄책감에 슬퍼하던 프랑스 군인은 이후 수도사가 되어 죽을 때까지 이 섬에서 그녀만을 생각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성 조지섬에는 12세기 성 조지 수도회에서 세운 베네딕트회 수도원이 자리잡고 있어서 관계자가 아니면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설명을 듣는 잠깐 사이, 우리를 태운 배는 인공섬인 성모섬에 닿았다. 이 섬은 1452년 바다의 한 작은 바위 위에서 성모상을 발견하여 그곳으로 돌을 실어날라 인공섬을 만들고 성당을 세웠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자 동방 정교회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콘화가 눈길을 끈다. 색채가 좀 어둡고 투박한 느낌을 주지만, 초기 기독교의 분위기는 화려한 서유럽의 그림들보다 더 살아 있는 느낌이다. 

 

  또 성당에는 고기잡이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이용해 만든 성모상 액자가 걸려 있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머리카락 올들이 드러난다. 성당 앞마당 끝에는 페라스트 주변을 항해하는 선박의 안내하는 등대가 서 있다.  

 

 

 

 

 

 

 

 

 

 

 

   돌아오는 배 위에서 바라보는 바닷가 마을의 풍경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오랜지 색깔의 화사한 지붕을 가진 집들, 이곳이야말로 전형적인 발칸의 모습이 아닐까? 페라스트 섬은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와 더불어 이번 여행의 긴 여운으로 남게 될 것이다.

 

 

 

 

 

 

 

 

  페라스트 섬 관광을 끝낸 우리는 저녁 햇살을 받으며 '아드리아 해의 보석' 혹은 '지구 상의 낙원'이라 불리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로 향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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