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스톤 엿보기(7)
옐로스톤 호수와 간헐천 웨스트 섬(West Thumb)
글·사진 남상학
옐로스톤 그랜드캐니언을 출발하여 헤이든(Hayden)을 지나치면 옐로스톤 강을 따라 초원이 펼쳐지는데 길가 길게 세워놓은 자동차 행렬이 궁금하여 우리도 차를 세우고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비록 먼 거리였지만, 어미 곰이 새끼 한 마리와 함께 강가에서 움막으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그 흔한 바이슨이 아닌, 또 다른 야생 곰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진흙 화산인 Mud Volcano Area
야생곰을 구경하고 비교적 평탄한 평원을 달리면 곧 진흙 화산인 Mud Volcano Area에 도달한다. 이 지역은 유황냄새가 심하게 풍기며 진흙이 끓어오르는 가이저들이 약 1km 거리를 따라 자리잡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Mud Volcano Area는 트래킹을 하면서 여러 볼거리를 접할 수 있는데 입구부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진흙 구덩이를 볼 수 있다. 산책길을 따라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화산폭발과 용암이 솟는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구경하고, 송어 낚시를 즐기는 Fishing Bridge를 거쳐 Lake Village에 당도했다.
광활한 옐로스톤 호수(Yellowstone Lake)
여기서부터 광활한 옐로스톤 호수(Yellowstone Lake)가 펼쳐진다. 옐로스톤 호수는 북미 대륙에서 가장 큰 산중호수로서 평균 고도 2,357m로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며, 면적은 약 360㎢, 둘레는 160㎞, 평균 깊이는 42m에 달한다.
레이크 빌리지(Lake Village)를 지나면 곧바로 Bridge Bay. 이곳에서는 보트를 타거나 호수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여기서 아래쪽 메인도로를 살짝 벗어나 호숫가로 접어들면 Gull Point Drive 길이다. 그리 길지 않은 드라이브코스지만 왼쪽으로 광활한 호숫가의 정취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차량도 거의 없고, 길가에는 피크닉 테이블도 있어서 잠시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간헐천 웨스트 섬(West Thumb Geyser Basin)
드라이브 길이 끝나면 독특한 느낌을 주는 진흙 화산(Mud Volcano)인 간헐천 웨스트 섬(West Thumb Geyser Basin)이 나온다. 웨스트 섬은 옐로스톤 호수가 서쪽으로 엄지손가락처럼 쑥 불거져 나온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선 가이저의 열천물과 온천물이 끊임없이 호수로 흘러든다.
웨스트 섬은 약 150,000년 전,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된 작은 칼데라이다. 이곳에서도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는 샘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진흙 물이 끓고 있는 웅덩이(paintpot)인 섬 페인트 팟(Thumb Paint Pots)과 차갑고 맑은 호수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곳이다.
웨스트 섬 가이저 지대(West Thumb Geyser Basin)에서 볼 수 있는 가이저는 크게 4종류로 나눌 수 있다. 뜨거운 물이 항상 끓고 있거나 고여 있는 온천(spring), 항상 또는 시간 간격을 두고 열수가 솟아오르는 간헐천(geyser), 고여 있는 진흙이나 진흙물이 끓으면서 튀어 오르고 있는 웅덩이(pot; mudpot, paintpot), 증기를 뿜어내는 증기 구멍(steam vent)이 그것이다. 이들 가이저는 그 종류, 형태, 위치에 따라 각각의 이름이 붙어 있다. 가이저와 주변의 식물이 있는 지역을 통틀어 온천 정원(Thermal Gardens)이라고 부른다.
호수 쪽으로 난 트레일을 따라 걷노라면 다양한 종류의 간헐천을 만날 수 있는데 육지가 아닌 호수에서 간헐천이 솟는 것도 있다. 지하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온천과 간헐천으로 웨스트 섬은 한겨울에도 얼음이 얼지 않는다.
대략 1Km 정도 되는 트레일 코스가 있어 한 시간 정도 돌아볼 수 있다. 호수 주변으로 늘어서 있는 침엽수와 맑은 호수의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호수 주변에는 온천물에 말라죽은 고사목들까지 아름답게 보인다.
옐로스톤 남쪽의 그랜트 빌리지
웨스트 섬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옐로스톤 호숫가에 그랜트 빌리지(Grant Village)가 있다. 옐로스톤 남쪽 출입구로 들어와 처음 만나는 그랜트 빌리지에는 레스토랑과 숙박시설이 모여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이다.
‘그랜트 빌리지'라는 이름은 미국의 18대 대통령 그랜트(Ulysses S. Grant)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는 옐로우스톤 탐사대원들의 보고를 받은 후 1872년 3월 1일, 옐로우스톤강 유역을 포함한 2백만 에이커를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에 이른다.
대통령은 이날 "국립공원은 모든 국민의 복리와 즐거움을 위한 ‘공공(公共)의 공원’이며 위락지”라고 선언했다. 이 결정은 당시 개인소유의 땅이 제한이 없던 시절에 획기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옐로스톤 호숫가에 그랜트 빌리지(Grant Village)가 있다.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으로
갈 길이 바쁜 우리는 오후 5시경 아쉬운 마음을 안고 옐로스톤 남쪽 출입구를 빠져나왔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아래에 있는 또 하나의 국립공원인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으로 가기 위해서다.
1만 년 전 많은 원주민이 살고 있었던 땅, 지금은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라는 명성과 함께 자연의 집합체인 세계 최고의 관광명소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땅을 밟았다는 자부심이 마음 깊숙이에서 솟구쳤다.
▲옐로스톤 남쪽 출입구를 빠져나올 때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었다.
<이 구간 가족 사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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