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스톤 엿보기(2)
간헐천 올드 페이스 풀(Old Faithful) 지역
글·사진 남상학
나는 옐로스톤을 가리켜 ‘자연의 경이(驚異)’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경이를 만나기 위하여 서쪽 입구로 들어간 나는 먼저 서쪽 나들목인 매디슨(Madison) 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대표적인 간헐천(間歇泉, geyser) 지역인 올드 페이스 풀(Old Faithful) 지구로 향했다.
간헐천이란 일정한 주기로 뜨거운 물이나 수증기를 분출하는 온천을 가리킨다. 이때 열수의 온도는 분출공에서 100°C 내외로서 간헐천은 대체로 화산 지방에서 볼 수 있다. 간헐 시간이 짧은 것은 몇 초이지만, 긴 것은 2~3개월 되는 것도 있다. 이것은 지하의 빈 곳에 모인 가스의 압력에 의하여 스스로 분출하고, 분출이 끝난 다음에는 그 압력이 될 때까지 쉬게 된다는 지하 공동설(地下空洞說)에 의하여 설명된다.
이 지역은 옐로스톤에서 간헐천과 온천이 가장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곳이다. 300개가 넘는 옐로스톤의 간헐천은 그 크기와 모양과 내뿜는 형태가 각양각색이다. 곳곳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뜨거운 물이나 수증기를 뿜어내는 간헐천과 용암 형성물, 온천(hot Spring), 화산 분기공(fumarole)과 진흙 구덩이(mudpot)가 깔려 있다.
많은 볼거리를 일일이 다 볼 수는 없는 일. 그중에서 나는 Lower Geyser Basin (Fountain Paint Pot), Midway Geyser Basin(Grand Prismatic Spring), Black Sand Basin, Old Faithful 등 네 군데를 차례로 둘러보았다.
(1) Lower Geyser Basin (Fountain Paint Pot)
가장 먼저 찾은 곳은 Lower Geyser Basin에 있는 The Fountain Paint Pot의 드넓은 로지 풀에는 한바탕 전쟁을 치른 것처럼 줄기와 가지만 남은 죽은 삼나무들이 하늘을 치솟고 있어 참으로 황량했다. 화재로 불탄 것이 아니라 간헐천이나 온천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물과 지열 때문에 죽은 것들이다.
이곳에서는 진흙 기포의 비등, 꼴록꼴록하는 소리, 진흙이 실같이 늘어나며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관광객들을 매료시킨다. 여러 개의 간헐천과 온천들 사이로 난 트레일을 따라가면서 살펴보니 진흙 거품들은 노란색, 갈색, 적색의 진흙(머드 버블) 등 그 색채가 다양하고, 바로 눈앞에서 분출하는 거대한 간헐천을 볼 수 있다.
뜨거운 온천수를 만들어 내는 주인공은 공원 지하에 똬리를 틀고 있는 마그마(magma)다. 이것은 땅속 깊은 곳에서 지열로 녹아 반액체로 된 물질로서, 이곳에 눈이나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면 마그마에 의해 데워지는데, 이렇게 데워진 물은 압력에 의해 지표 위로 솟아오른다. 이때 강한 압력으로 많은 양이 뿜어져 나오면 간헐천이 되고 비교적 적은 양이 흘러나오면 온천이 된다. 반면 화산은 마그마가 지상으로 분출하여 솟아오르는 것이다.
물이 끓어오르는 것을 바라보던 초등학교 2학년 손자 기찬이가 어디서 배웠는지 화산활동과 용암에 대하여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해 주어 깜짝 놀랐다.
(2) Midway Geyser Basin(Grand Prismatic Spring)
두 번째로 간 곳은 Midway Geyser Basin(Grand Prismatic Spring). 주차하고 개천의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보니 뜨거운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언덕은 유황 성분 탓인지 주변 흙이 벌겋게 물들어 있다. 이곳 그랜드 프리즈매틱 온천(Grand Prismatic Spring)은 옐로스톤에서 가장 큰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런 숫자로는 그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운데, 호수처럼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오색찬란한 화려한 색상으로 유명한 이 온천의 지름은 약 116m, 깊이는 49m 정도로 가장 뜨거운 중심부는 짙은 푸른색이며 바깥으로 갈수록 색이 엷어지며 녹색으로 바뀐다. 이는 낮은 수온에서 자라는 조류 때문이다. 우리 눈으로 보이는 모습은 그 이름만큼이나 매우 아름답다. 국내에서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중 하나로 소개된 바 있다.
잔잔하게 흘러넘치면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주변의 갈색, 노란색, 회색이다. 이 색깔의 주인공은 온천수에 녹아 있는 광물이거나 온도에 따라 박테리아가 만들어 내는 생물체들의 생태 색이란다. 너무너무 신기롭고, 경이롭고, 아름답다. 다만 넓은 면적에서 김이 계속 올라와서 시야를 가리지만 각양각색의 온천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그 빛이 달라져 신비스럽다.
간헐천 Excelsior는 1880년대에 그 높이가 300피트에 이르는 대폭발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분화구(crater) 모양을 형성하였는데 간헐천의 지하 시스템이 망가지면서 1890년 후반에야 그 폭발을 멈췄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그 후 1985년 8월 다시 한 번 큰 폭발을 일으켜서 47시간 동안 계속되었다고 하니 언제 다시 이런 거대한 폭발을 할지 모르는 무서운 간헐천이다.
(3) 블랙 샌드 베이슨(Black Sand Basin)
블랙 모래 베이슨(Black Sand Basin) 지역에는 아주 작은 규모의 간헐천에서부터 하루에 1-2번 분출하는 거대한 간헐천까지 그 종류도 다양해서 운이 좋다면 거대한 간헐천의 분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크리프 가이저, 에메랄드 풀, 레인보우 풀 등이 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크리프 가이저나 아름다운 에메랄드 풀, 레인보우 풀 같은 경우에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에메랄드 풀은 그 온도가 약 67도 정도인데 온도가 내려가는 중이라 그 에메랄드 빛을 잃고 점점 갈색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그 중심부는 여전히 에메랄드 빛이다.
(4)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다음으로 간헐천 중에서 가장 유명한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을 찾았다. 주차장을 몇 바퀴 돌아서 겨우 주차하고 달려가니 명성 그대로 타원형 전망 포인트 계단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은 약 1시간 정도의 주기적인 간격으로 50m 정도로 뿜어 올린다. 규모가 크고 규칙적이어서 누구나 먼저 찾는 곳이 바로 올드 페이스풀이다. 매년 300만 명 이상의 전 세계 관광객이 옐로스톤을 찾는다고 한다.
약 5분 정도 지나자 관람객의 함성과 함께 뜨거운 온천물과 중기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40∼60m 높이로 솟구치는 세찬 물줄기는 약 5분 정도 계속되었는데, 한번 내뿜는 수량은 평균 8,400갤런(약 31,800ℓ)이나 된단다. 살아 활동하는 지구의 생생한 모습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올드 페이스풀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하루에 22~23회, 약 70분마다 규칙적으로 분출하는데, 분출 시각은 비지터센터에서 계시한다.
올드페이스풀 비지터센터
우리는 올드 페이스풀의 장관을 바로 눈앞에서 관람하고, 비지터센터에 들러 갖가지 자료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내려온 길을 다시 거슬러 북쪽으로 올라가 서쪽 입구의 나들목인 매디슨(Madison)을 거쳐 노리스(Norris)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다양한 간헐천을 차례로 보기로 했다.
<기타 가족사진 모음>
▲ 지나가는 관광객이 가족사진을 찍어주었다.(우측으로부터 작은아들 남경우, 아내, 큰아들 남석우, 남기찬, 남가연, 남현지. 그리고 나
▲두 아들, 남경우(좌)와 남석우(우)
▲사진은 필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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