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리토(Sausalito)
예술과 휴양이 어우러진 예쁜 해변 마을
글·사진 남상학
▲해안 언덕에 자리잡은 예쁜 집들, 이것이 소살리토의 매력이다.
바닷가 언덕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 마치 달동네 분위기지만 미국의 부자들이라면 한번쯤 살아보고 싶어하는 조그만 마을. 맑고 화창한 햇빛 아래 형형색색의 요트가 떠다니는 항구와 향기로운 숲 등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예쁜 마을 소살리토다. 에스파냐어로 ‘작은 버드나무(little willow)’라는 뜻을 가진 소살리토는 샌프란시스코가 자랑하는 리조트 지역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건너 북단. 샌프란시스코 만(灣) 너머 샌프란시스코를 바라보고 있는 소살리토는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이곳은 한때 아편굴인 동시에 갱들의 소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젊은 예술가와 음악가들이 살고 있는 예술 마을로 변모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갤러리, 주택들이 늘어서 있어 외지인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펴보기 좋은 곳이다. 하지만 이곳이 가볼만한 장소로 손꼽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금문교 아래에서 바다와 그 위를 미끄러지듯 떠다니는 형형색색의 요트를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살리토는 예술과 휴양이 잘 어우어진 해안 마을이다.
마을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예술가들과 샌프란시스코 부유층이 주로 모여 사는 호화주택들이 모여 있다. 낮은 언덕 위 나무 사이사이로 예쁜 집들이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전망 좋은 집에 사는 사람들은 바다 위로 떠가는 배와 멀리 샌프란시스코의 경치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들이다.
메인 스트리트인 브리지웨이(Bridgeway) 주변은 해변을 따라 나있는 1㎞ 정도 남짓한 거리 양쪽으로 고급스런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즐비해 여행객들뿐만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시민들도 즐겨 찾는다. 자그마한 예쁜 상점과 갤러리들이 모여 있다.
이곳 거리에는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고급스런 레스토랑에서 이곳의 유명한 해산물 요리를 즐기는 사람들, 햄버거, 피자를 내놓는 음식점과 커피 점, 귀여운 선물을 진열한 상점들이 지나가는 사람의 눈길을 잡는다. 걸어서 돌아보는 데는 2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특히 바다 위에 떠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스코마 소살리토(Scoma's Sausalito)'는 소살리토의 명소가 되고 있다. 음식 값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신선한 바다의 맛을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 다행히도 아이들은 햄버거, 피자를 사 달라고 해서 제법 사람들이 붐비는 조그마한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오픈 좌석이 가득 차 할 수 없이 실내로 들어갔다. 주문해서 음식이 나오기까지 20여분, 시장기 때문인지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다.
경치를 즐기는 이들은 바다 쪽 도로변에서 산책을 하거나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분주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샌프란시스코는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거대한 항공모함을 연상시킨다. 특히 석양 무렵에는 고층 빌딩과 베이 브리지가 황금색으로 빛나 인상 깊은 광경을 연출한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도로 아래 바위 틈새로 기어 나온 게들이 신기한 듯 발길을 떼지 못한다. 어업이의 중심지이기도 한 소살리토는 어업 외에 거대한 요트장이 있어서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이처럼 경관이 아름다운 소살리토는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같은 이름의 영화 ‘소살리토’(감독 유위강)는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장만옥과 여명이 주연한 영화 ‘소살리토’의 감동을 잊지 못해 소살리토로 찾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면,
결혼에 실패한 엘렌(장만옥 분)은 아들 스콧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때 촉망받던 화가였지만 지금은 택시 운전을 하며 겨우 생계를 이어간다. 엘렌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 주는 것은 바로 소살리토. 그를 반하게 한 곳이 바로 소살리토였다. 엘렌은 삶의 보금자리를 그곳에 마련하고 싶다는 꿈을 꾸며 거리 벽에 소살리토를 소재로 그림을 그린다. 예술인들만 산다는 고급 주택가인 소살리토에서 사는 것이 꿈인, 그래서 늘 거리의 벽에 그 마을을 그리고, 시간 나면 그 마을을 바라보는 무명화가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엘렌은 재즈 바에서 우연히 마이크(여명 분)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잘 나가는 컴퓨터프로그래머인 그는 다름 아닌 소살리토에 살고 있었다. 잠깐 동안의 눈맞춤으로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우여곡절을 거치며 사랑을 키워간다.
영화의 원제는 '첫눈에 반한 사랑(一見鍾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살리토'라는 제목으로 관객을 만났다. 종종 원제보다 국내 제목이 이 더 각광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비록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사랑의 기적'이 이뤄졌던 그 장소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소살리토에 가기 위해서는 금문교를 건너가는 버스를 이용해도 되고, 페리를 이용해도 된다. 소살리토 행 페리는 골든게이트 페리와 레드&화이트 플리트 2종류가 있다. 마켓 스트리트 의 동쪽 끝에 있는 페리 빌딩에서 골든게이트 페리를 이용하여 약 30분 정도 갈린다.
피셔 맨스 워프 피어 41에서 블루& 골드 플릿 페리로도 갈 수 있다. 페리를 이용하면 바다 물결을 가르며 샌프란시스코의 경치와 골드 브리지의 위용,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앨카트래즈 섬 구경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소살리토에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인근에 있는 뮤어 우즈 '국립공원(Muir Woods National Mounment)'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소살리토에서 CA-1을 경유하여 산쪽 고호를 오르면 된다. 이곳에서는 바닷가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공원 내에는 수련 2000년, 높이 100m를 넘는 레드우드(Red Wood) 숲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숲 가운데 4㎞ 정도의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 숲의 향기를 맡으며 편안하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소살리토에서 뮤어 우즈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있으나 주중에는 렌트해야 된다.
소살리토 방문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작은아들 덕에 이루어졌다. 첫 번째는 10년 전 미국 동남부 대서양을 끼고 있는 노스캐롤나이나에서 공부하던 때, 마음먹고 온 가족이 서부여행을 했던 때였다.
그 때 단체여행을 끝내고 우리 가족만 빠져 샌프란시스코에서 3일간 일정에 없는 지역들을 돌며 소살리토의 풍광에 매료됐던 터였다. 한 달 후 큰아들이 여행차 미국에 들어오면 아무래도 다시 방문해야 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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