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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미국. 캐나다

퍼시피카(Pacifica), 샌프란시스코 남쪽의 한적한 해변 마을

by 혜강(惠江) 2015. 5. 14.

 

퍼시피카(Pacifica) 

 

샌프란시스코 남쪽의 한적한 해변 마을

 

 

·사진 남상학

 

 

 

 

   퍼시피카(Pacifica)캘리포니아 중서부 태평양 연안에 있는 도시로, 샌프란시스코와 하프문베이의 사이에 있다. 캘리포니아 1번 주도로 이어지는 샌프란시스코 남쪽의 조용한 휴양지이자 소박한 해변마을이다.

 

 

 

 

 

 

   겨울은 온난하며 여름은 시원한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이다. 관광객들에게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적한 해변에서 캠핑을 즐기려는 젊은이들과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산호세에서 하프문베이(Half Moon Bay)를 구경하고자 나선 김에, 이왕이면 드라이브를 즐기자며 아들이 하프문베이에서 북쪽으로 차를 몰았다. 이 도로는 태평양을 옆에 두고 펼쳐지는 최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기 때문이었다.

 

   산호세에서 하프문베이로 가는 길은 높이 솟은 침엽수 숲으로 덮여 있었다. 몬타라 산(Mt. Montara) 줄기를 넘기 전에는 그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였으나 산의 정상을 넘어서자 구름이 가득 덮여있었다. 태평양에서 생긴 수증기가 높은 산맥을 넘지 못하고 마을과 바다를 뒤덮고 있었다.

 

 산등성이를 내려서니 크리스마스트리로 이용되는 전나무 묘목과 갖가지 꽃들을 재배하는 원예단지가 펼쳐졌다. 철제조각 전시장과 과일가게도 있고, 채소와 허브 등을 키우는 하우스도 눈에 띄었다. 드넓은 밭은 방금 파종을 끝낸 듯한 데 아마도 이곳의 특산물인 호박밭임이 분명했다. 이곳에선 매년 할로윈 시즌에 아트앤펌킨축제(Art & Pumpkin Festival)이 열리는데 하프문베이의 특산물인 온갖 호박이 전시된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하프문베이에서 북쪽으로 달려 몬타라, 그레이화일 그로브를 거쳐 퍼시피카(Pacifica)까지 올라갔다. 퍼시피카는 그리 크지 않은 해안마을로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우리는 차를 마을 끝 해변에 주차해 놓고 바다 한가운데로 길게 뻗은 부두로 향했다.
바닷바람이 심하게 불어 파도가 제법 일었지만, 부두에선 한 떼의 바다 갈매기들이 우리를 환영하듯 날아오르고,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좀 잡았느냐고 물으니 '별로'라고 했다. 간혹 게를 낚아 올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날씨 탓인지 조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낚아 올린 어종은 꽁치와 게였다. 그나마 잡아 올린 게 중에 크지 않은 것은 모두 바다에 번져버렸다. 잡는 어종의 크기를 제한하는 규정 때문인 것 같았다.  

 

  고기잡이 구경하고 나서, 우리는 올라온 길로 다시 차를 몰았다. 북쪽으로 약 25km 정도만 가면 바로 샌프란시스코에 닿는다. 하지만 우리의 오늘 일정은 하프문베이였기 때문이다. 올라올 때와는 다르게 태평양을 오른쪽으로 끼고 달렸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마저 부는데 해안에선 파도타기 서핑을 즐기는 이들이 보였다. 이곳이 어디냐고 아들에게 물었더니, 세계적인 서핑 포인트로 꼽히는 매버릭스(Mavericks)라고 했다. 이 지역에는 매버릭스 외에 필라 포인트(Pillar Point)가 또 하나의 서핑 포인트라고 했다 

 


 

 

 

    메버릭스는 커티스 핸슨 감독,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동명(同名) 영화에서 보여주듯 파도가 높을 때는 8m에서 15m에까지 이르며, 수많은 서퍼들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을 정도로 거칠기로 유명하단다. 파도가 유독 심한 것은 바닥이 불균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날씨가 많이 춥지 않기 때문에 파도가 심한 겨울에도 서퍼들이 즐겨 찾고 있으며, 유명한 서핑 경기도 이곳에서 많이 열린다고 했다.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니 눈앞에 펼쳐진 해안 풍경이 장관이다. 올라갈 때는 운전자 옆 좌석에 앉아서 바다 쪽의 경관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바다 위로 깎아지른 절벽이 아슬아슬하다. 그래서 이곳 지형을 두고 데빌스 슬라이드(Devil's slide)’라고 부른다고 했다. 몬타라 산(Mt. montara)에서 뻗어 나온 능선이 절벽을 이루며 바다와 만나면서 생긴 것이다.

 

  자연 침식에 의해 형성된 절벽 지형의 경사각이 30도에서 70도에 이르며, 바위가 많고 구불구불한 지형 특색으로 인해 악마의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종종 액션 영화나 드라마 등의 배경으로 이용된다.  

 

 

 

 

 

   차는 절벽을 뚫어 만든 터널을 통하여 운행된다. 그러나 위험하여 악명이 높은 도로로 알려져 있다. 기상이 악화될 때에는 사고 예방을 위해 통행이 자주 제한된다고 한다. 안개로 시야 확보가 어렵고, 낙석이 잦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명한 날에는 드라이브 코스로 최고의 절경을 자아낸다 

 

 

 

 

 

   이 데빌스 슬라이드의 해안 터널을 통과하고 나니, 정상 높은 곳에 기이한 형상의 구조물이 서 있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가까이 다가가 보니 우리나라 해변에서 적의 침입을 감시초소와 흡사하다.  예상한 대로 이 구조물은 2차 세계대전 때 축조된 해안 벙커(bunker)의 일종인 ‘base end station’이었다. 일본이 태평양을 건너 이곳까지 침략의 야욕을 드러냈음을 알 수 있다. 까마득한 절벽 아래 보이는 좌우 해안의 모습 역시 장관이다 

 


 

 

 

  해안 벙커에서 드넓은 해안 절경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남쪽으로 차를 몰았다. 몬타라(Montara)를 지나면 바로 하프문베이(Half Moon Bay).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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