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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서촌 탐방(16) - 통의동 백송과 추사의 자취, 그리고 대림미술관

by 혜강(惠江) 2014. 7. 1.

 

서촌 탐방(16)

 

의동 백송과 추사의 자취, 그리고 대림미술관

 

 

·사진 남상학

 

 

 

 

  서촌 탐방의 마지막 순서로 통의동에서 천연기념물이었던 백송의  밑동과 추사 김정희의 집터, 그리고 '일상이 예술이 되는' 것을 지향하는 대림미술관을 돌아보는 것으로 이틀 동안 이어진 서촌 탐방의 대미를 장식하고, 이번 16회로서 탐방 소감 정리를 마치고자 한다. 만약 경복궁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부터 서촌 탐방을 시작했더라면 이곳이 처음 방문지였을 것이다.

 

 

천연기념물이었던 통의동 백송(서울 종로구 통의동 35-5)

 

  

    경복궁역 4번 출구로 나와 고궁박물관 입구 맞은 편 대림미술관 골목 안쪽에 있다. 통의동 백송은 높이 16m, 흉고둘레 5m에 달할 정도로 크고 또 수형이 아름다워 1962년 천연기념물 43호로 지정됐었다.

  본래 백송은 북경을 비롯한 중국 중서 북부에만 자라는 특별한 나무인데, 예부터 궁궐이나 사원 및 묘지의 둘레에 흔히 심었다고 한다. 이 백송은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중국에서 묘목을 가져와 심었다는 설도 있을 만큼 오래된 나무다. 성장할수록 줄기가 하얗게 되는 백송은 10년에 겨우 50cm밖에 자라지 않을 정도로 생장도 느리고 번식도 어려운 희귀한 나무지만, 초록 껍질을 하나씩 벗어가며 결국엔 흰 얼룩무늬로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나무다.

  그런데 천연기념물인 통의동 백송이 1990년 7월, 거세게 몰아친 태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문화재관리국은 대책 회의를 열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하려 했지만, 청화대 가까이 있는 나무가 죽는 것은 불길한 조짐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나무를 살리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백송을 살리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추진되었으나 결국 1993년 사망판정을 받고서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었고 밑동만 남기고 나무가 잘려나갔다. 이 주변으로 효자동 80년 역사를 대변하는 보안여관, 골목이 아름다운 통의동 서촌 한옥이 있다.

 

 

 

 

 

추사 김정희 집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35-15)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로변에 설치된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1786~1856) 집터 표석. 실제 집터는 600m가량 떨어진 정부중앙청사 사거리 근처라고 한다. 종로구 통의동에 세워진 추사 김정희 선생 집터 표석의 경우 후손들의 증언을 실은 언론보도를 근거로 설치되었단다. 

  추사 김정희(1786, 정조 10∼1856, 철종 7)는 조선 말기의 문신·실학자·서화가였다. 추사 김정희는 19세기 전반 실사구시(實事求是) 설을 제시하고 청나라 고증학의 정수를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였던 학자로서, 가학과 모든 서가의 장점을 취하여 독창적인 추사체를 창안한 서예가로서, 금석학을 학문의 반열에 올려놓은 학자로서 평가되고 있다. 또 그는 세한도(歲寒圖)로 대표되는 그림과 시와 산문에 이르기까지 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예술가로서도 최고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다.

  그가 그린 세한도는 작가가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할 당시(1844년, 헌종 10), 북경에서 귀한 책을 구해다 준 제자 이상적(李尙迪)의 인품을 송백(松柏)의 지조에 비유하며 그 답례로 그려준 그림이다. 그림은 종이 바탕에 수묵과 마른 붓질 및 필획의 감각만으로 그려졌으며, 옆으로 긴 화면에는 집 한 채와 주위에 송백 두 그루씩이 대칭을 이루어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을 뿐 나머지는 여백으로 되었다. 오른편 상단에는 '세한도(歲寒圖)'라는 화제와 "우선시상완당(藕船是賞阮堂)"이라는 글과 관지(款識)를 적었다. 1974년 12월 31일 국보 제180호로 지정되었다.  날카로운 감식안과 평으로 수많은 후학을 길러낸 예술인, 수많은 사람의 찬탄을 이끌어 낸 문인화가. 이런 다양한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 바로 김정희이다. 

 그는 이곳에 살면서 옥인동 47번지, ‘송석원 시사’(시 동인) 문인들이 주로 모이던 곳에  ‘송석원’이란 바위 글씨를 남겼고, 수성동 계곡을 바라보며 '수성동 우중에 폭포를 구경하다'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일상이 예술이 되는' 대림미술관 (서울 종로구 통의동 35-1)

 

  경복궁역에서 시작하는 서촌 여행은 바로 이곳, 대림미술관부터 출발한다. 나는 서촌 구경을 서촌의 동남쪽 사직공원에서 시작했지만, 그 반대로 우측에서 북쪽으로 시작했다면 대림미술관이 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

  경복궁의 왼쪽, 유서 깊은 통의동에 자리한 대림미술관, 요즘 서울의 핫한 장소로 빠지지 않는 '서촌'의 대림미술관은 서울에서도 가장 젊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힌다.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좋은 전시와 아담한 미술관의 전경이 모두 매력적인 미술관이다.

  패션 셀러브리티의 컬렉션을 보여줬던 ‘폴스미스’전과 북유럽 리빙 전시 ‘핀 율’전, 그리고 최근 ‘라이언 맥긴리’의 사진전까지. 일상의 모습을 새롭게 조망하는 라이프스타일 전시가 이곳의 특징이다. 게다가 최근엔 지역 연계 프로그램인 ‘데이트 프로젝트: 통의동 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과 교육을 통해 경복궁 서촌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나눔 사회공헌 활동이다.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등 지역 주민들이 포착한 서촌의 일상을 보여주는 전시로 구성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총 1,200여 명의 지역주민이 경복궁 서촌 곳곳을 누비며 글, 그림, 사진 등을 모아, 이 중 청소년들의 작품과 인근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서촌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은 작품을 전시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 <트로이카 :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전은 은 런던의 천재 아티스트 트리오 – 트로이카가 기계장치나 전기기기 등 인공적인 기술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구름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빛의 수면 위를 걷는 등 감각적인 경험과 상상을 통하여 기술이 감성을 깨우는 순간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대림미술관에서는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전시와 함께 6월 한달간 D  라운지에서매주 목요일, 여 밤을 시원하게 즐기는 펍나잇(After-work Pub Night) 행사를 펼친다. '펍 나잇' 은 트로이카 전시를 방문하는 관람객 모두에게 프리미엄 고급 맥주를 제공한다.  

  주변 골목에는 정원 같은 레스토랑 ‘올리바 가든’을 비롯하여 서촌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품고 있는 ‘카페 스프링’, 진한 정통 유럽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통의동 우체국 골목의 ‘유로구르메’, 통인동으로 조금 더 올라가서 만나는 깜찍한 간판의 ‘돈가쓰 살롱’ 등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서촌 산책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 <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이란 이름으로 전시된 작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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