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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베트남, 필리핀, 인니, 말레이

베트남 하롱베이에서의 5시간, 3천여개의 섬들이 펼치는 해상낙원에서 노닐다.

by 혜강(惠江) 2012. 10. 15.

 

베트남  하롱베이에서의  5시간


3천여개의 섬들이 펼치는 해상낙원에서 맘껏 노닐다


 

글 · 사진 남상학

 

 

 

 

 

 

  하롱베이는 하노이에서 동북쪽으로 170여㎞ 거리에 있다.  하롱베이 국립공원은 베트남 최고의 명승지로, 1994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8대 비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영화 '인도차이나'와 로빈 윌리엄스의 '굿모닝 베트남'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어서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하롱은 ‘용이 내려온 자리’라는 뜻인데 한자로 ‘하룡(下徿)’으로 쓴다. 과거 외적 침입 시, 하늘에서 용 부자가 내려와 적에게 여의주를 쏴서 침략을 막았다는 전설이 있다. 이때 사용한 여의주가 바다 가운데 현재 기암괴석으로 변한 것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하지만 3,000여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하롱베이는 석회암의 구릉 대지가 오랜 세월에 걸쳐 침식되어 생겨났다.

 

 이곳의 독특한 지형은 중국 계림부터 난빈까지 이어지는 석회암 대지가 오랜 침식작용을 거쳐 생긴 것이다. 작은 섬들은 깎아지는 듯한 바위와 환상적인 석회 동굴, 숲을 이룬 섬, 원숭이들이 사는 섬 등 다양한 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 섬들은 에메랄드빛의 바다와 잘 어우러져 있어 비경을 자아낸다. 해산물이 풍부한 하롱베이는 각종 해산물을 맛볼수 있어, 관광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준다.

 

  미국이 베트남전에 참전하기 위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한 이 해역은 사시사철 바람과 파도가 거의 없는 잔잔한 바다다. 이는 병풍처럼 펼쳐진 수천 개의 섬들이 전후좌우에서 서로 방패막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수간만의 차이가 4m나 된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때 왜적을 대파한 것처럼 옛날 베트남인들도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몽골 해군을 수장시켰다.

  우리는 닌빈에서 버스를 타고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도로를 4시간가량 달려 하롱베이의 메인 거리에 있는 하롱베이드림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바이짜이 방면 해안선을 따라 뻗어 있는 하롱 거리에는 리조트, 호텔, 레스토랑, 여행사 등이 밀집해 있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자고 선착장으로 나갔다. 하롱베이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크루즈 투어를 이용하게 되어 있다. 

  무수한 유람선과 요트들이 하롱베이 베이차이에 두둥실 떠있다. 안개 너머로는 수천 개의 섬들이 통킹만에 흩뿌리듯 펼쳐져 있다. 우리 여행팀 14명은 유람선(Phuong Dong 25호)에 승선했다. 유람선은 나무로 만든 판옥선으로 배의 모양이 모두 똑같았다. 하롱베이 관광의 백미는 관광용 판옥선을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미끄러지듯 들어가면서 기기묘묘한 섬들을 조망하는 것이다.

  하롱베이는 보통 한나절 관광이다. 오전에 출발해 선상에서 식사를 하고 오후에 항구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한나절을 바다 위에서 섬들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중국의 시후(西湖)는 안개가 낀 날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안개가 끼면 배가 뜨지 않는다. 백두산의 날씨처럼 일기변화가 심해 안개로 인한 관광선 충돌사고가 가끔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처럼 옅게 낀 안개는 수묵화처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 하롱베이에 떠있는 수많은 섬들이 옅은 안개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하롱베이 베이차이에 손님을 태우기 위해 두둥실 떠있는 유람선들

 

* 드디어 승선을 마치고 좌석에 앉아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 위에 뜬 수많은 섬 주변 유람

 

 

   선착장에서 이층짜리 유람선을 탄 후 얼마나 지났을까 배 주위로 뾰족한 바위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더 진입하니 수많은 바위섬들이 망망대해 위에 흩뿌려져 있었고, 우리 일행은 하롱베이의 불가사의한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둥실둥실 떠 있는 듯한 기암괴석의 바위 위로 푸른 나무와 녹색의 식물들이 보기 좋게 피어나 있으며, 안개 자욱한 시간에 섬들 사이 하나둘씩 오버랩 되어 아스라이 보이는 자태는 황홀하기만 하다. 

 

 하롱만에 떠있는 섬은 모두 3,000여 개, 그 중 둘이 나란히 바라보고 있는 키스바위를 비롯해 용섬, 거북이섬, 원숭이섬 등의 별명을 가진 섬들로 인해 ‘바다의 계림’이라고도 불린다. 해면위로 점차 윤곽을 드러내는 기암괴석의 자태를 눈앞에 마주하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우리 모두는 호수와도 같은 잔잔한 바다 위에서 미로와 같은 섬들에 포위되어 신비와 경외 그리고 적막 속으로 서서히 잦아들어갔다.  

 

  잠시 후 소형 배가 우리 배에 접근했다. 우리가 먹을 생선을 사러 가기 위한 배라고 했다. 안내인이 동행할 사람은 자기와 같이 가자고 해서 나는 재빨리 작은 배에 승선했다. 5분도 안 되어 당도한 수상가옥은 생선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대형 수족관 안에는 다금바리, 상어를 비롯한 어류와 게, 가재, 조개, 소라 등 갑각류 등 많은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먹을 생선을 골라 다시 우리 배로 돌아왔다. 

 

  우리는 중간 지점에서 기암괴석들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고 노 젓는 소형배로 갈아타고 가까이 다가갔다. 비경코스 1탄. 작은 배를 갈아타고 비경을 관광하려면 추가로 경비를 지불하는 것이다. 작은 배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바위구멍이라 앉는 사람들도 이곳을 통과하려면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뚫린 구멍을 통해 들어가면 마치 호수를 연상하게 하는 또 하나의 색다른 바다가 펼쳐진다. 기암괴석과 수많은 석굴을 찾아가면서 ‘경이’와 ‘신비’로 자연과 마주한다. 

  그러나 유람선에 비치는 하롱베이의 모습은  ‘경이’와 ‘신비’로만 보이진 않는다. 이른바 ‘보트피플’로 불리는 사람들의 고단한 수상생활은 하롱베이의 또 하나의 단면으로 비춰주고 있다. 섬이 밀집한 곳에는 수상가옥이 늘어선 마을이 있다. 20~30가구가 모여 사는 마을이 5곳이나 된다. 마을에는 학교와 관공서, 은행, 카페도 있다. 학생들이 선상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어린이를 태운 보트족들이 보트를 판옥선으로 바짝 붙인 뒤 바나나나 아이스크림을 팔기도 한다. 대부분의 섬에는 사람이 살지 않지만 수상가옥에 살며 고기잡이나 양식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어부들이 많다. 주로 잡히는 물고기는 다금바리, 갑오징어, 게, 새우 등이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 열대과일과 자기들이 직접 잡은 생선을 팔아서 먹고살아야 하는 일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닐 것이다.  

 

 

 

* 옅은 안개 속에 제각기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섬들의 모습이 황홀하기 만하다.

 

* 송곳처럼 하늘을 찌를 듯한 모습과 입맞춤하려는 듯 마주보고 있는 바위섬도 있다.

 

* 관람객들이 즐길 해산물을 공급해주는 수산시장에 가려면 소형배를 갈아타야 한다

 

* 활어가 노니는 수족관에서 건져낸 다금바리

 

* 신비와 경이를 체험하려면 작은 배를 타고 바위구멍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야 한다.

 

 * 섬이 밀집한 곳에 들어선 수상가옥, 맨 아래 빨간 지붕의 집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다.  

 

 * 수상가옥을 짓고 열대과일이나 과자, 음료수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삶은 고단하다.

 


선상에서 즐기는 싱싱한 해산물

  

 비경탐사를 마치고 배에 오르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11시밖에 안 된 시간인데 선상 식탁위에 떡 벌어지게 차려놓은 음식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스프링 롤, 게, 조개, 오징어, 새우, 가재 등과 밑반찬들도 푸짐했고, 거기에 다금바리를 비롯한 해산물이 더해져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다. 앞서 구입해온 것들로 만든 음식들이었다.

 

  싱싱한 생선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상추와 각종야채에 싸서 먹으니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파도가 거의 없는 잔잔한 바다를 유람하면서 만끽했던 선상에서의 만찬은 만족스러웠고, 두고두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먹고 나서 생각하니 뒷맛이 좀 씁쓸했다. 선상에서 점심 한 끼는 기본여행비 속에 들어 있는데, 추가로 다금바리 활어회 30불과 해산물(씨푸드) 30불, 합하여 60불을 추가 지불했으니 얼마나 큰 낭비인가? 여행의 기분에 취해, ‘하롱베이를 언제 다시 올 거냐?’며 즉흥적으로 선택한 우리의 불찰이었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일. 하롱베이를 유람하면서 선상에서 갓 잡아온 현지 해산물을 만끽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베트남 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가져본다.

 

 

 

* 선상에서 만끽하는 푸짐한 씨푸드 만찬에 모두 흥분(?)

 


동굴탐험, 갖가지 모양의 동굴내의 종류석들

 

   하롱베이 관광은 유람선을 타고 유유자적 유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롱베이는 카르스트지형이기 때문에 섬들 중에는 석회암동굴이 수없이 많다.  그 중 규모가 가장 웅장한 곳은 항한(Hang Hanh)으로 길이가 2km나 되며, 항티엔꿍(Hang Thien Cung)은 해발 50미터의 동굴로 커다란 종유석을 자랑한다.  ‘승솟(Hang Sung Sot)’은 옛날 베트남 전사들이 주둔해 게릴라전을 펼치던 동굴이다. 왕자와 소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우리 일행이 들렸던 승솟동굴)은 '천궁(天宮)동굴'이라고도 불린다. 종류석이 아름다운 동굴 입구는 숲속으로 난 계단을 거쳐 해발 약 50m 지점으로 올라간다. 동굴에 들어서면 천정이 마치 ‘하늘의 궁전’을 연상할 만큼 높고 웅대한 것에 놀란다.

 

  길이 약 130m 길이의 동굴 안에는 수억 년에 걸쳐 석회를 머금은 물방울이 맺히면서 고드름 같은 종류석을 만들기도 하고 떨어진 자리에 석순들을 쌓아올려 기이한 형상들을 만들었다. 가지각색의 형상이 조명에 비추어 환타지 무대에 들어 온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했다. 

 

 

 

* ‘승솟(Hang Sung Sot)동굴'을 보기 위해서는 하선하여 주의사항을 듣고 50m계단을 올라야 한다.

 

* 동굴 내의 종류석이 조명을 받아 갖가지 형상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동굴의 출구

 

* 동굴의 계단을 나와 언덕에서 바라본 경관은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 배를 타기 위해 데크길을 따라 걸어가서 다시 승선했다.

 

하롱베이 모터보트 타고 비경(秘境) 관광



   동굴탐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이름을 알 수 없는 한 섬에 하선했다. 조그만 해변을 가진 이 섬은 고운 모래가 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아마도 젊은이들이라면 더운 날씨에 물속으로 첨병 뛰어들겠지만 젊쟎은 노인들이라 해변 카페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고 사진 촬영을 하는 것으로 잠시 한가로움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다시 우리는 스피드보트를 타고 비경을 둘러보는 코스였다. 앞에서 작은 삼판배에 옮겨 타고 비경을 관광하는 것을 포함하여 60불을 지불하는 코스였다. 바다 위에 뜬 계류장에 올라 구명조끼를 입고 노 젓는 배가 아닌 스피드보트에 옮겨 탔다.

 

  스피드보트는 스크류에서 일어나는 하얀 물보라를 이르키며 조용한 바다를 쏜살같이 달렸다. 달리는 속도가 하도 빨라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하롱베이에서 유일하게 모터보트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하롱베이의 천지라 불리는 항루원섬을 관광했다. 007영화의 촬영장소로  전세계에 하롱베이를 알린 보석같은 섬이다.  바위절벽으로 사면이 둘러싸인 바다는 거대한 호수와 같다.   

 

  스피드보트는  바위에 뚫린 구멍 사이로 들어간다.  잠시 보트가 멈춰섰다. 바위절벽에서 살고 있는 원숭이를 보기 위한 것이었다. 몸집이 작은 원숭이들은 우리들이 던져주는 비스킷을 용케도 잘 잡아채어 먹었다. 물 위에 떨어진 비스킷은 잠시 응시하고 있다가 헤엄을 쳐서 주워 먹었다. 하롱베이 섬에는 원숭이가 살고 있는 섬이 몇 군데 더 있다고 했다.

 

* 해변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포즈를 취한 일행

 

* 스피드보트를 타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고 한 컷

 

* 스피드보트는 뚫린 바위구멍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다.

 

 * 스피드보트를 운전하던 베트남청년이 '소양강처녀'를 불러 우리는 박수로 화답했다.

 

* 원숭이는 우리가 던져주는 비스킷을 용케도 잘 받아먹었다. 재주 좋은 원숭이라더니^

 

 

티톱섬 전망대, 하롱베이의 섬들이 한 눈에

 


   다음 코스로 우리는 하롱베이에서 유일하게 주위 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TI TOP섬에 도착했다. 러시아 우주 비행사 티톱의 이름을 따 섬의 이름을 지었다. 베트남에는 민족의 주체성이 강하여 외국인의 이름을 딴 지명이 거의 없으나 하롱베이에 있는 섬 하나는 유일하게 러시아 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이곳이 바로 티톱섬이다.

 

  러시아 우주 비행사 티톱이 이곳을 관광하고 호치민에게 아름다운 섬 하나를 달라고 하여 선물로 받았는데 섬을 가져 갈 수 없어 가장 아름다운 이 섬을 티톱섬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섬은 전망대 외에도 섬 둘레 해변을 인공 모래로 만들어 놓아 하롱베이에서 유일하게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티톱섬 정상까지는 90여m, 정상의 전망대까지 424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데는 약 30분 정도 걸린다. 70대 전후로 구성된 우리 팀에선 나를 포함하여 4명만이 올랐다. 배를 정박할 수 있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안내인의 말에 숨을 헐떡거리며 계단을 올라 정상 전망대에 올랐다. 경사가 급해 노인들은 좀 힘든 편이지만 계단이 잘 되어 있어 오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런데도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하면 여행에서 얻는 것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상에는 전망대가 우뚝 서있다. 바람 한 점 없어 시원함은 없었으나  전망대에서 바다 위에 점점이 떠있는 섬과 유람선들로 수놓은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하는 멋은 최고였다. 바다와 섬들이 어찌나 평온하게 느껴지는지 하롱베이는 평화와 안식을 주는 위로의 바다라는 사실이 정실하게 느껴졌다. 아름다운 경치를 두고 내려오기 아쉬웠지만, 서둘러 내려오니 왕복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탄 배는 티톱섬으로 들어간다.

 

* 전망대가 있는 TI TOP섬의 표지석과 해변카페

 

* 티톱섬 표지석 앞에서 기념촬영

 

* 섬 둘레를 모래를 실어다가 수영 및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424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정상에 전망대에 다다른다.

 

 * 티톱섬 정상전망대에서의 조망,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풍광은 안식과 위로, 평안을 안겨준다.

 

 * 정상까지 올라온 다섯 사람은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또 한 번의 식사, 매운탕에 밥을!
 

 

 티톱섬에서 유람선에 올라탄 우리는 2시 정도에 또 한 번의 식사를 했다. 앞서 먹은 해산물 식사와는 달리 다금바리 회를 뜨고 남은 자료로 끓인 매운탕과 안락미로 지은 하얀 쌀밥이 나왔다. 굳이 따지자면 기본식사에 매운탕을 추가한 것이다. 11시경 생선회와 그 밖의 해산물 요리를 배불리 먹은 터라 꼭 식사를 더할 필요는 없었으나 몇 숟가락 뜨는 정도로 식사를 그치고 아친에 출발한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 매운탕과 밥이 나온 또 한 번의 식사

 

  베트남 하롱베이에서의 5시간, 우리는 거의 하루를 무수히 떠 있는 섬을 가르며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비경들을 감상하기도 하고, 종류석을 자랑하는 환상적인 동굴을 탐험하기도 하고, 바다 전망을 보기 위하여 전망대에 올라보기도 했다. 참 행복한 하루로 남을 것이다.

  신비한 섬, 휴식 같은 바다 위 섬들의 위로를 받으며, 다시 베이차이로 돌아간다. 섬들은 아침과는 다른 모습이다. 태양 빛의 변화에 따라 모습과 빛깔을 미묘하게 바꾸며 모습을 달리하기 때문이리라. 잔잔한 바다, 점점이 박힌 뭉게구름을 하늘에 이고, 홍포를 매단 돛단배가 유유히 통킹만을 가르는 곳. 때로는 엷은 안개 속에 몽환적인 분위를 자아내기도 하는 신비의 멋을 나타내는 곳. 신(神)은 이곳 베트남 땅에 요묘한  솜씨를 만들어 놓았다. 

 

 

 

 


  그렇다면 신(神)이 선물로 주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한 마디로 하롱베이를 통하여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포근한 휴식을 취하라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하롱베이는 볼거리로 넘쳐나는 관광지라기보다 인간을 위로하는 평화의 바다인 것이다.

 

  바다가 전해주는 거대한 안식, 3,000여 개 섬들의 푸르른 숨소리, 하롱베이 그 이름은 인간을 향한 위로와 치유의 선물인 것이다. 그래서 하롱베이는 하노이 사람들의 삶의 무대이며 베트남 사람들의 삶의 휴식처인 동시에 전세계인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명징한 선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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