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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북한산둘레길(15~17코스) : 안골길-보루길-다락원길

by 혜강(惠江) 2012. 1. 21.

북한산둘레길(15~17)

안골길-보루길-다락원길

사패산 둘레를 휘돌아 서울로 들어서다

 

·사진 남상학

 

 

 

 

  둘레길 걷기 여섯째 날이다. 오늘은 사패산 서쪽 둘레로부터 북쪽인 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입성하는 15구간으로부터 17구간을 걷게 된다. 안골계곡에서 시작하여 회룡탐방지원센터, 원도봉 입구를 거쳐 다락원까지 10.79㎞, 5시간이 넘게 걸린다.  걷기에 은 날씨여서 다행이었지만, 걷는 동안 등산화 바닥에 이상이 생겨 꽤 신경이 쓰였다.

 

▲15구간(안골길) : 맑은 계곡과 근린 시설을 함께 즐기는 산책길 (4.79㎞, 2시간 20분 소요)

 

 

  15구간은 안골교에서 출발하여 안골 공원지킴터-안골길(안골 입구) 갈림길-불로약수터, 능선4거리-직동축구장-직동 근린공원-직동공원 입구,진입광장-(굴다리)-신정약수터 입구-국도3호선 의정부외곽도로 시청I.C-범골 입구-철망펜스 철문-회룡탐방지원센터까지 걷는 길이다.

  안골계곡은 14구간인 산너미길의 날머리인 동시에 15구간인 안골길의 들머리가 된다. 이 계곡은 사패산 서쪽 계곡의 사패산 등산로로서 전반적으로 힘이 들지 않으면서도 사패산 일대의 암봉을 조망하는 맛도 괜찮다. 안골길은 안골길을 알리는 아치를 지나 안골계곡을 옆으로 끼고 내리막길로 시작된다. 제법 넓은 길을 따라 내려오는 길목에는 참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들이 울창하고 안골교를 지나면서 길가에 북한산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전시물을 걸어놓았다. 이어 내리막길 왼편으로 천광사, 수덕암, 보리안 등 크고 작은 절집들이 즐비하다. 

 

  길은 안골길 입구 직전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 산길로 오른다. 등성이에는 체육시설과 불로약수터가 있다. 주변 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약수터 위 능선 4거리에서 마을길로 내려오는 길에는 군사 방어시설들이 구축되어 있다. 지형적으로 볼 때 북쪽 방향에서 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것들이다.    

 

  산길에서 내려서면 의정부시가 조성한 직동공원과 연결된다. 직동공원은 의정부 시청 뒤편에 조성된 공원(2005년 10월 개장)인데 새파란 직동축구장이 눈에 들어온다. 겨울철 푸른 잔디구장은 보는 사람에게 꽤나 신선함을 준다.  직동공원은 자연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보금자리 숲 마루정원과 야생화 정원, 산책로가 있는 ‘휴양의 숲’ 등으로 꾸며져 가족이나 연인들의 나들이 공원으로 적합하다. 


  이 구간에는 등산복을 입은 사람보다는 평범한 나들이 복장으로 길을 걷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길 중간마다 설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이곳을 지나는 발걸음을 더 가볍게 만들어 주는 듯했다.


  직동공원을 거쳐 의정부외곽도로 굴다리를 빠져나오면 신정약수터 입구가 된다. 이어 국도3호선 의정부외곽도로 시청I.C 옆으로 나오니 시야가 확 트인다. 의정부 시가지가 눈에 들어오고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오는 차량들의 소음이 시끄럽다.  범골  호암사 입구를 지나 철망펜스를 끼고 내리막, 오르막을 계속하다 능선에 오르면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회룡사가 보인다. 회룡지원센터에 이르면 안골길 날머리가 되고 보루길 들머리가 된다.

 

 



▲16구간(보루길) : 옛날 축조된 보루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이 (2.9㎞, 1시간 30분소요)



  16구간은 회룡탐방지원센터에서 보루길 아치-사패산 3보루-원심사-숲길-계곡-능선3거리-안말공원 지킴터를 거쳐 원도봉 입구까지 이어진 길이다.  회룡탐방지원센터는 안골길 날머리인 동시에 보루길 들머리가 된다. 회룡탐방지원센터는 북한산국립공원 사패산 동쪽의 입구로서 회룡교 옆에 자리잡고 있다. 이 구간은 고구려 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축과 보루가 있어서 보루길이라 이름했다. 

  보루길 아치를 지나 다락원 방향으로 가파르게 오르는 보루길은 보루가 있는 곳이어선지 난이도가 상(上)에 속한다. 숨 가쁘게 산등성이를 오르는 이들을 위한 팻말이 애교스럽다. 다람쥐가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조금만 더 오르세요, 툭! 터진 시야가 반겨줄 것입니다”라고 손짓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사패산 3보루 터를 만난다. 보루(堡壘)란 적이 쳐들어오는 것을 막거나 적의 포화에서 아군을 보호하기 위하여 돌, 흙, 콘크리트 따위로 튼튼하게 쌓은 진지를 말한다. 보루는 현재 많이 훼손돼 완벽한 형태를 볼 수 없으나 눅눅하게 이끼가 껴 있는 돌의 표면에서 오랜 시간 산과 함께 보낸 세월이 느껴진다. 

  사패산 3보루의 성벽은 주변에서 쉽게 구별할 수 있는 화강암 돌로 쌓아 올렸으며, 면삭의 경우 크기는 30~50㎝정도 . 이곳은 사패산 보루군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보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국시대~통일신라 시대의 토기편이 수습되었기 때문에 아차산 보루와 마찬가지로 삼국시대 중 고구려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길은 조금 가파르게 오르는 구간이 있지만 걷고 나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고, 전망도 좋다. 중랑천을 따라 남북을 잇는 고대 교통로를 통제하던 보루터에서는 의정부시 호원동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다른 한쪽으로는 나뭇가지 사이로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에 얽힌 전설이 전해지는 회룡사가 아득하게 보인다, 회룡사는 의정부시 대표 사찰로 문화적 가치가 높은 희룡사 오청석탑과 희룡사 석조, 신중도가 있다.

  왼쪽으로 거대한 암반을 끼고 내려오는 길에는 활엽잡목들이고, 그 길의 중턱에 원심사라는 사찰이 있다. 도회지에 교회가 많듯이 산중에는 사찰도 많다.  이 길에는 산 중턱에 깊이 팬 암석덩어리가 곳곳에 있다. 이어 영산법화사 적멸보궁 입구를 지나면 세계최장인 사패산터널 입구 옆을 지나고 드디어 널은 포장도로 앞 원각사에 이르면 보루길은 끝난다. 

 

 

 

▲17구간(다락원길)  : 정겨운 시골 내음 물씬 풍기는 길 (3.1㎞, 1시간 40분소요)

 


  17구간은  원도봉 입구(원각사 앞 포장도로)에서 덕천사-망월천교/북한산 국립공원 도봉사무소 입구-자도로 삼거리-호원고등학교 정문-미군기지 캠프잭슨-새예루살렘장로교회 기도원 입구-YMCA 다락원캠프장-시멘트다리-임도-다락원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이 구간은 원도봉 입구에서 다락원까지의 대부분이 공원이 아닌 마을로 이어져 있고,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를 지나는 구간이다.  서울 동쪽에서 시계바늘 방향으로 북한산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서울로 들어오는 길의 구간이다.  


  원도봉 입구는 16구간 보루길 날머리인 동시에 17구간인 다락원 들머리가 된다.  원각사 앞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오면 덕천사 입구에 이르고, 망월천교와 북한산 국립공원 도봉사무소 입구, 신흥대학언약의 교회를 지나 마을로 내려선다.  이어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면 호원고등학교 정문을 지나 외곽순환도로 교각 밑을 지나 미군기지 캠프잭슨 뒷길로 이어진다.

 

  뒷길은 둘레길을 내기 전까지 출입이 통제되어 키 큰 나무들이 무성하다. 미군부대 사격장이 있어 위험지역을 알리는 접근금지 표지판이 걸려있다.  아기자기한 텃밭과 마을 뒷길 같은 걷기 편한 길을 걷다보면 어느 새 YMCA 다락원캠프장이 나오고 도봉산 제일기도원 팻말도 보인다. 조용한 시골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이곳 다락원캠프장은 청소년들의 수련활동과 동호인 및 직장인들의 단합을 위한 연수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체험 위주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재직시절 학생들과 함께 수련회를 왔던 기억이 새롭다.  개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돌계단을 거쳐 임도를 걸어 오르면 곧 다락원이다. 다락원은 조선 시대에 공무로 출장하던 사람들이 묵던 원(院)인데, 그 집에 다락 즉 누각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때는 상인들이 물건을 사고 팔았던 시장이 성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명칭으로만 전해지고 그 자리에는 돌무더기만 남아있다.    

 

 

 

 오늘은 구간의 거리도 길었고, 등산화 밑창이 떨어지기 직전이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으나, 끝까지 버텨준 것이 천만다행이다. 걷기를 끝낸 우리는 미아삼거리  숭인시장에 들러 음식을 나누며  산행에 대한 평가회와 아울러 다음 일정을 정했다. 다음이면 둘레길 20구간 걷기는 끝이다. 21구간 우이령길은 지난해 걸었으므로 사실상 모든 구간을 완주하는 셈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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