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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에세이/아름다운 동행

남상학의 자전에세이집 <아름다운 동행> 출간

by 혜강(惠江) 2011. 3. 6.

 

남상학의 자전에세이집  

 

「아름다운 동행」 

 

 

 

<머리말>

아름다운 동행(同行)에 감사하며




  어느 덧 희수(稀壽)를 넘어섰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호사가들이 하는 말이다. 70을 넘어서면 겸손한 마음으로 인생을 돌아보며 정리하는 시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성서는 인간을 가리켜 ‘거류민과 나그네’(벧전 2:11)라고 표현했다.  ‘거류민과 나그네’는 자기 고장을 떠나서 객지에서 임시로 살고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이 땅 위에서 사는 인생길은 길든 짧든 나그네 길임에 틀림없고, 언젠가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처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하늘나라로 돌아가야 할’ 존재인 것이다. 인생을 여행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인간은 우연히 이 땅에 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어느 한 생명도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벗어나 우연히 태어난 것은 없다. 하나님의 뜻 가운데 태어났고,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서 이 땅에서 주어진 인생의 길을 살아간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가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고 믿음의 삶을 살아가느냐의 여부인 것이다.

  만약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이 땅에 살면서도 천국 시민권자인 것이다. 천국 시민권자는 마지막 날 하늘나라에 입국하는 비자를 부여받은 사람이다. 이 진리를 알지 못하여 천국 입장을 거절당하는 사람에 비하면 보장 받은 인생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러나 천국 시민권자라 하더라도 이 땅에 머무는 동안은 가정의 일원이며, 교회 안에서 한 형제자매요, 직장과 조직에 소속되어 일하는 사회인이며, 국가의 국민이다. 그래서 인간은 주어진 자리에서 마땅한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또 같은 믿음을 가지고 서로 격려하며 사랑하는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거류민과 나그네’라고 하여 이 땅에서의 삶을 등한히 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닐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 볼 때 한 마디로 하나님이 나의 삶에 동행하셨음을 고백할 수 있다. 내 삶의 모든 과정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셨고, 인도하셨으며, 섭리하셨다.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라는 고백이 솔직한 나의 고백이다. 가는 곳마다 하는 일마다 때를 맞춰주셨고, 사람들을 붙여주셨으며, 일을 할 수 있도록 건강과 지혜와 용기를 허락하셨다. 때로 안개에 시야가 막혀 미래를 가늠하기 어려운 때도 있었고, 어둠이 내린 방구석에 앉아 혼자라는 외로움과 싸워야 하는 시절도 있었지만, 하나님은 항상 나의 친구가 되셨고 결국에는 나를 선한 길로 인도해 주셨다.

  어려운 시절 태어난 나는 12살 한국전쟁 중에 섬에서 아버지를 잃었다. 그후 낙도의 어부가 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육지로 불러내어 교육을 받게 하셨다. 힘든 과정의 고비마다 신기할 정도로 일을 풀어주셨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삼형제만 덩그렇게 남았지만 힘들다는 군대 생활도 순조로웠다. 분수에 넘치는 좋은 배필을 맞이하게 하신 이도 하나님이시다. 두 아들은 하나님의 크나큰 선물이다. 두 자녀로 하여 다섯 명의 손자손녀를 얻게 되었다.

  또 직장 생활은 더더욱 그랬다. 나의 원대로 기독교적인 이념에 따라 교육하는 미션스쿨에서 평생 학생들을 가르치게 하셨다. 16년간 교장으로 일하게 하신 것도 하나님이셨다. 기적 같은 일이다. 가르치는 동료선생님들과는 뜻을 같이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왕십리교회에서 31년간 장로로 교회를 섬길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의 은혜였다.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가 없었다면, 부족한 사람이 어찌 이 직분을 감당할 수 있었겠는가. 삶의 모든 과정에서 나와 함께 한 이들은 모두 나의 잊을 수 없는 동행자였다. 그러나 나의 인생길은 하나님이 직접 계획하시고, 섭리하시고, 이끌어 오셨음을 나는 믿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주인을 밀어내고 내가 주인행세를 한 것 같다. 뒤늦은 나의 진정한 회개를 인격적인 하나님이 용서하실 것으로 믿고 싶다.    

  내가 사람들 앞에 부끄러운 삶을 드러내어 책으로 엮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내 삶 가운데 우리 가족들과 교우들, 동료들, 이웃들이 나의 아름다운 동행자였고, 이 아름다운 동행을 손수 이끌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자 함이다.

  나는 살아가면서 이 분들에게 많은 기도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살아 있는 동안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고 싶다. 인생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여행이라고 하지만 내게는 어렴풋이 그 끝이 보인다. 남은 여행을 멋지게 하고 싶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바람은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믿음을 지켰다”(딤후 4:7)는 사도바울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되게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동행자들이여, 그대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2011년 3월

혜강(惠江)  남 상 학 드림

 

 

 

<차례>

1. 나를 찾아서
올곧은 선비, 나의 아버지
지혜로운 나의 어머니
내 고향은 어디?
이작도 섬 아이
영흥도, 그 아픔의 세월
누님의 사랑과 형제우애
부모님 묘의 합장과 정리
내 혈통의 뿌리를 찾아서

2. 내 포도원 이야기
아내를 위한 소묘
아내의 빨래
사랑하는 아들 석우, 경우
자녀교육을 어떻게 했냐구요?
기도로 얻은 선물 기찬이
다섯 손자 손녀 이야기
아들의 편지 -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3. 내 젊은 날의 낙수(落穗)  
중․고등학교 시절의 추억
질풍노도의 계절
복사꽃 추억
꽃피우지 못한 승마의 꿈
대학시절, 신진논문 당선
현대적 징후와 전환의식(입선작품)
한국적 허무주의의 고찰(당선작품)
피날레의 지점에서(졸업기념 수필)
행복했던 군 생활

4. 너희들이 있어 행복했다.
아름다운 사은회
스승의 날의 흑장미
호된 죄 값을 치른 여행
경아의 지극한 정성
해당화 꽃
그 봄이 편지, 목련 
  
5.  보람의 길, 그 교육의 현장
'나 하나만이라도' 선생님, 박지견 선생님
강직과 청렴의 사표, 장병환 선생님
‘내 탓이오'를 실천한 교육자, 전상운 선생님
36년, 교사의 길
어렵지만 보석을 캐는 작업
재직 중에 겪은 시련
전교조 유감(有感)
이신덕 장학회와 동창회지 '빛보라'
남주지역 숭의동문회 순방(LA / 시카고)
알몸 불고기 파티

6. 땅 위에 쓰는 글씨
50대, 늦깎기로 등단
나의 서시(序詩) 두 편
절대 가치에 대한 추구와 갈망
비움과 떠남의 미학(美學)
화답시. '진정 아름다운 사람'
'혜강(惠江)'이란 호를 주신 장기천 감독님
조현옥 권사님의 아름다운 삶
서연이 감나무

7. 신앙을 키운 ‘꽃재 언덕’
대이작도에서의 봉사활동
감리교청년회와 차현회 목사님
내 신앙의 보금자리 '꽃재'
사랑의 용광로- '뜨레스 디아스'
왜 성경을 읽어야 하는가?
하나님의 임재와 예배
성령 충만은 어떻게 가능할까

8. 성서의 자취를 따라서
이스라엘의 출애굽 여정(1)-이집트
이스라엘의 출애굽 여정(2)-요르단
거룩한 성도(聖都) 예루살렘
물로 포도주를 만든 기적
생명의 젖줄 갈릴리 호수
성서의 땅, 터키
박해의 현장, 카타콤베와 카파도키아
로마 안의 또 하나의 국가 바티칸

9. 삶의 여유, 여행의 길목에서

여행 길벗, 좋은벗님네
10,000원의 행복
양재천 걷기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 루트
진한 감동의 호주 여행
유태인 강제수용소 아우슈비츠
고대 이집트, 인간숭배의 극치
유적을 보려거든 앙코르로 가라

10. 명상노트                                
찬란하게 비상할 수 있는 날을 주십시오.

 

 

▲축하 모임 후 제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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