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머리해안(올레 10코스)
용(龍)의 형상을 닮은 층층절벽 해안 단구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064-794-2940)
산방산 앞자락 산방산휴게소에서 바닷가로 10여분 걸어내려가면 수려한 해안절경의 용머리 해안과 마주치게 된다. 제주도에서 동쪽에 성산 일출봉이 있다면 서쪽에는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이 있어 균형을 이룬다. 산방산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용 한 마리가 바다로 들어가려고 꿈틀대는 형상의 해안언덕이 보인다.
용머리는 산방산 용암돔(lava dome)의 남사면 밑에 붙어 있으며 바다 쪽으로 돌출하여 작은 곶을 만들고 있는 오름이다. 용머리라는 이름은 언덕의 모양이 용이 머리를 들고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닮았다하여 붙여졌다. 용의 머리와 얼굴형상이 선명할 정도로 신비로운 모습이다. 전설에 의하면 용머리가 왕이 날 휼륭한 형세임을 안 진시황이 호종단을 보내어 용의 꼬리부분과 잔등 부분을 칼로 끊어 버렸는데 이때 피가 흘러내리고 산방산은 괴로운 울음을 며칠째 계속했다고 한다.
산방산 아래 관광용 말이 노니는 유채밭을 지나 용머리 해안으로 내려가다 보면 하멜표류기념비를 볼 수 있다. 이 비는 한·네델란드간의 우호 증진과 하멜의 공덕을 기리는 증표로 1980년 4월 1일 한국국제문화협회와 주한 네델란드 대사관에 의하여 세워진 것이다. 용머리해안은 1653년(효종 4)에 네덜란드 상선 스페르웨르호가 난파하여 하멜 일행이 표착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제주목사 이익태(李益泰)가 1696년(숙종 22)에 작성한 『지영록(知瀛錄)』에는 하멜 일행이 표착한 곳은 용머리해안이 아니라 대정읍 대야수포(大也水浦)로 지금의 신도리해안으로 기록하고 있어 하멜 표착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하멜표류기념비를 지나면 용머리해안이다. 해안은 멀리서 보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층층절벽에 또 한번 찬탄의 소리를 내게 되는데,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용머리해안은 높이 25∼40m, 길이 700여 m에 이르는 기묘한 모양의 해안단구가 신비로울 정도다. 2011년 1월 천연기념물 제526호로 지정되었다.
해식애 앞쪽으로는 소규모이지만 평탄한 파식대가 발달하여 용머리해안을 일주할 수 있는 탐방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길을 따라 해안을 일주하다 보면, 파란 파도와 까만 갯바위 그 위로 천애절벽의 위용이 글자 그대로 절경이다. 이곳 절벽은 제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용암층이 아니라 수천만 년 동안 쌓이고 쌓여 이루어진 사암층 중 하나여서 제주에서는 이색적인 곳 중 하나다. 용머리는 CF와 영화의 촬영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절벽 곳곳에는 모진 파도로 인해 만들어진 오묘한 모양의 무늬와 굴처럼 패인 자국들이 감탄사를 연발케 하고 작은 방처럼 움푹 들어간 굴방이나 드넓은 암벽의 침식 지대가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가끔 사랑하는 연인들이 굴방에 들어가 은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용머리 해안에서는 장비를 갖춰 바다로 뛰어들어 스쿠버나 수상레저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이고 청정해역에서 잡아올린 해삼, 멍게, 소라 등을 즉석에서 판매하는 아주머니들도 볼 수 있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바닷가 바로 옆으로 길이 나있다. 용머리를 한바퀴 돌아보는데 30~40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 밀물 때는 물이 차올라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용머리해안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대정쪽으로 옮기면 송악산이다. 높이는 겨우 104m이지만 바다와 직벽을 이루고 있는 명소이다. 초원에는 조랑말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고, 바다에는 형제섬이 그림같이 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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